INSEAD Video Essay 후기

다들

by 방랑자대니

아마 INSEAD가 한국인 지원자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학교가 아닐까?


내 생각은 그렇다. 주로 한국인 MBA 지원자들은 명백하게 두 갈래로 나뉜다.


미국을 가고 싶은 사람과 유럽권을 선호하는 사람.


필자도 그렇지만 이 둘은 기본적인 감성부터 다르다. 특히 MBA를 준비하는 입장에선 대체적으로 해외경험이 있는 편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이 정도 되면 내가 어느 쪽에 더 맞는지 명확하게 알게 된다. 내가 유럽에 맞는 사람인지, 미국에 맞는 사람인지.


유튜브에서도 자주보이는 주제


그런데 내가 왜 인시아드가 한국인을 가장 고민하게 만드는 학교라고 지칭했냐면, 대체적으로 국내 지원자들은 아무리 랭킹을 따지더라도 본인의 취향 안에서 따지는 경향을 띤다. 예를 들면, 내가 미국 MBA를 지원하는 사람이면 M7인지 T15인지를 따지는 것이고, 내가 유럽 MBA를 지원한다면 국가도 중요한 요소이고 그 이후에 랭킹을 따지는 경향을 띤다. 하지만 그 경계를 딱 허무는 중간에 있는 학교가 딱 인시아드라고 생각한다. 미국 MBA를 가려는 사람도 한 번쯤은 기웃거리고 관심이 가게 하는 그 학교. 글로벌 인지도나 프로그램 형식, 특히 Consulting에서 강력함은 미국 MBA를 지원하는 사람들에게도 한 번쯤은 지원을 고려하게 만든다.


나 또한 유럽권 혹은 아시아권 MBA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아시아권은 잘 몰랐고, 유럽은 진절머리가 났다. 유럽권에서의 교환학생 1년 동안 경험한 유럽은 정말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교환학생 전에도 약 한 달간 여행도 갔었고, 학기 방학 중에 한 달 정도 유럽을 돌아다녔지만 정말 아니였다. 명백히 유럽은 나의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1라운드에는 지원할까 말까 고민도 했지만 꾹 참았다. 비디오 에세이도 있을뿐더러, 유럽/아시아는 나의 옵션에 없었으며 인시아드의 장점인 1년 과정은 오히려 나에게 더 부정적으로 다가왔다.


그렇지만 내 브런치를 꾸준히 읽어주신 독자들은 알겄이다. 1라운드에서 처참한 결과를 들고 뭔 아쉬운 게 있을까? 오히려 그 과정을 거치며 내 목표도 더 명확해졌기 때문에 인시아드를 지원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내가 인시아드를 포함한 유럽 학교들을 몇 군데 지원하면서 느꼈던 점은 유럽 학교들이 오히려 미국 학교들보다 더 요구하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영어 성적부터, 에세이, 관련 활동들까지 별의별 걸 다 물어본다. 심지어 영어 성적도 미국 학교들을 훨씬 상회하는 점수들을 요구한다. 예를 들면 보통 미국학교들이 아이엘츠 기준으로 7.0~7.5 정도의 수준을 요구한다면, 유럽 학교들은 7.5~8.0 정도의 수준을 요구한다. 이 차이가 0.5점으로 표시되니 적어 보이지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이 차이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솔직히 그래서 인시아드에 별다른 기대가 없었다. LBS 지원했을 때도 성적도 넉넉하고, 정말 별의별 답변에도 성심성의껏 답변하고 다른 미국 학교 한 개 지원하는 것보다 두 배는 더 많은 시간을 썼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바로 Rejection을 누구보다도 빨리 날렸다(생각해 보면 감사한 일이었네). 그 이유 때문인지 더 하기도 싫었고, 최대한 미루다 미루고 데드라인이 다 다가오고서야 지원하게 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인시아드를 가장 피했던 이유는 비디오 에세이였다. 게다가 인시아드는 비디오 에세이가 꽤나 까다롭기로 유명했다. 물론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인시아드 비디오 에세이는 생각보다 까다롭지 않다. Writing test가 껴있어서 아마 까다롭다고 소문이 난 것 같은데 질문 자체들은 평이했다.


이제는 친숙해진 KIRA Talent


위에서 알 수 있듯이 총문항은 5문항이었고 그중 하나는 Writing이었다. 우선 Writing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자면 5분의 시간이 주어지고 주어진 질문에 작성하면 된다. 이 단계까지 왔으면 토플이든 아이엘츠든 Writing Test는 한번 이상 봤을 것이 분명하기에 작성하는 것의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라고 생각한 것이 내 오산이었다. 5분이란 시간은 내 생각보다 촉박했다. 왜 이걸 길다고 느꼈냐면 보통 비디오 에세이의 답변은 정말 길어야 2분, 보통 1분에서 1분 30초 사이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5분이라고 생각하니까 내가 마치 시간이 넉넉하다고 생각했다. 질문은 "유니크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던 경험을 말하라"였다. 보통 문제 해결/실패 경험 같은 경우는 단골 질문이라 스크립트를 잘 준비한다. 게다가 짧은 시간을 주기 때문에 엄청나게 어려운 학술적인 글쓰기가 필요한 것도 아니라 평소 구어체로 준비한 스크립트를 사용해도 일절 문제가 없다. 문제가 됐던 건 앞서 말했듯이 내가 시간이 많다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니 준비한 대로 안 쓰고 앞쪽에다 힘을 잔뜩 줬다. 그리고 차근차근 써 내려가다 그제야 보았다.



뭐야 시간이 왜 이렇게 없어...??


부랴부랴 쓰다 보니 결국 마지막에 결론 부분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기승전결에서 기기기승전ㄱ 이런 구성을 가지게 되었다. 터무니없이 이해가 안 되는 수준으로 멈춘 것은 아니라는데서 위안을 삼았지만 사실 너무 아쉬웠다. 일전에 Notredame에서 물어봤을 때 정말 뭔 개소리를 하는 건지 이해를 못 하겠어서 답변을 할 엄두를 못 낸 것도 아니고 내가 제일 잘하고 잘 아는 답변을 제대로 못했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게다가 앞의 답변들은 비디오 에세이를 내가 못하는 것에 비해서 너무 수월하게 잘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참이 지나 글을 쓰고 있는 지금조차도 아쉬움이 남아있다. 그래도 아쉬움을 뒤로하고 앞의 비디오 에세이 질문을 다시 회상하자면 나름 뿌듯함이 있다. 처음 비디오 에세이 연습을 할 때만 해도 왜 이렇게 못하는 거지란 자책을 많이 했었는데 이젠 어지간한 질문들은 어지간하면 부드럽게 넘길 수 있었다.


내가 받은 질문은 총 4가지였는데


1. 누군가를 설득해 본 경험을 말해보시오

2. 지금까지 인생에서 가장 어려웠던 결정을 말해보시오

3. 왜 너에게 Diversity and Inclusion이 중요한지 말해보시오

4. 취미가 무엇이고 언제부터 했는지 말해보시오


이 정도였다. 비디오 에세이를 처음 보는 분들에겐 조금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이미 준비를 조금이라도 했던 분들이라면 이 질문들이 얼마나 무난한지 잘 아실 거라 생각한다. 앞에 말했던 Notredame에선 팝콘 통에 담긴 평균 팝콘의 개수를 구하시오 같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질문을 받았으니 말이다(정말 거짓 하나 없는 실화). 답변에 주어진 시간도 1분 30초로 기억한다. 이 시간 또한 정말 비디오 에세이에 최적의 조건이다. 내 기준 1분은 너무 짧아서 한 번이라도 버벅거리면 준비했던 게 잘 전달이 안되고, 2분은 너무 길어서 답변이 좀 늘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비디오 에세이는 아무래도 완료한 지가 좀 되어서 이미 결과는 나온 지 오래이다.


결과는 인터뷰 인비테이션!!


1월 22일인가에 비디오 에세이를 완료했고, 2월 20일에 인터뷰 초청이 왔다. 상대적으로 이른 시간에 온 건 아니기 때문에 사실 어떻게 보면 기대를 안 했었다. 게다가 원체 나랑 유럽 학교들은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탓인지 기대가 훨씬 덜 했던 것도 있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 사이에 한국에서 열렸던 INSEAD 이벤트가 집중적으로 열렸었다. 3일 연속으로 행사들이 있었는데 이 이벤트들도 썩 가고 싶지 않았다. 왜냐면 인터뷰 인비테이션은 안 왔지, 미시간에서 합격 소식이 전해진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 인터뷰 일정 있던 학교 몇 개는 이미 철회했지 내가 굳이 주말에 거기까지 가야 하나 싶었다. 정말 그 선택의 기로에서 그래도 뭐 좋은 호텔에서 한다던데 커피라도 한잔 마시고 영어나 좀 하다 와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그 찰나의 순간이 내 인생을 다방면으로 바꿔주었다. 이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추후 브런치를 통해 더 자세하게 작성하도록 하겠다.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


사실 처음에는 인터뷰 후기를 쓰려고 브런치를 열게 되었다. 그런데 도저히 이 비디오 에세이 과정부터 작성하지 않으면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이 좀 있어서 한참이 지난 지금 이렇게 비디오 에세이 질문에 관한 글을 쓰게 되었다. 그래도 아마 내 브런치를 읽으시는 분들 대부분은 MBA에 지원하시거나 지원을 하실 분들이기 때문에 아마 이렇게 늦게라고 작성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렇죠?(맞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ㅋㅋㅋ 제가 이미 지난 내용으로라도 글을 쓰던 뭘 하던 해볼게요).


그럼 정말 읽어주시는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아님 그냥 웃기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편엔 인시아드 인터뷰에 관한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인시아드는 인터뷰를 2명과 봐야 하기 때문에 다음에도 말이 길어질 거 같아서 좀 두렵네요. 여하튼 그럼 다음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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