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EAD MBA 첫 번째 인터뷰 후기

다들 왜 이렇게 바쁘세요

by 방랑자대니

비디오 에세이 후기를 올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렇게 인터뷰 후기로 돌아왔다.


사실 비디오 에세이는 이미 두어 달도 더 지난 이야기였고, 인터뷰도 한 지 벌써 열흘이 넘어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판단 하에 이렇게 바로 글을 쓰게 되었다.


우선 비디오 에세이를 완료한 뒤 약 한 달 정도 후에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앞선 글에서 말했듯이 이 사이에 INSEAD 팀에서 한국에 직접 방문했다. 그래서 약 4일 정도의 기간 동안 여러 이벤트를 몰아서 진행하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말 인시아드가 나에게 인터뷰 요청을 줄 것이란 기대는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정말 당일까지도 진짜 그냥 가지 말가란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런데 보통 이런 생각이 들면 어지간하면 가는 것이 났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우선은 안 간다고 내가 대단히 생산적인 일을 할 것도 아니며, 보통 내가 싫어하는 걸 해야 내가 새로운 걸 배울 수 있다는 나름의 삶의 교훈 때문이었다.


나는 아직도 이런 호텔 라운지가 불편하다...


내 기억으로 2번이 오프라인 이벤트였고 그중 하나는 소규모, 나머지 하나는 꽤 큰 규모의 행사였다. 정말 지금 생각해 보면 이때 내가 가지 않았었더라면 많은 것들이 지금 변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여러모로..


그중 하나는 인시아드에 대한 생각이었다. 나는 정말 인시아드에 뜻이 없었다. 그런데 졸업생들을 패널로 한 세션에서 한 미국인 졸업생이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싶으면 미국에 있는 프로그램을 가세요. 단, 세계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싶으면 인시아드를 가세요.


이 말이 꽤나 인상 깊었다. 정말 내가 미국이란 곳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인시아드를 선택을 안 할 이유가 과연 있을까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내가 인터뷰를 할 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문장이 되기도 하였다.


우선 첫 번째 인터뷰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첫 인터뷰어는 싱가포르 사람이었다. 인시아드 인터뷰를 본 사람들의 카더라에 의하면 인시아드는 In-person인터뷰를 선호해 주로 한국인들과 직접 인터뷰를 할 기회가 많다고 했다. 게다가 몇 분의 경우 한국말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경우까지 있다는 카더라들이 있었다. 나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어림도 없었다. 다만 한 가지 명백하게 알 수 있는 사실도 있었다.


어? 나 싱가포르 캠퍼스로 배정되겠구나? 였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게 한국인 지원자들은 프랑스 캠퍼스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의 캠퍼스 이원화제에 익숙해져서 그런가라는 추측도 해봤지만 사실 근거는 1도 없는 이야기이다. 여하튼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란 추측을 뒤로하고 나는 정말 상관이 없기에 그냥 Either Campus를 선택했다. 지원을 할 때 France 캠퍼스를 선호하는지, Singapore 캠퍼스를 선호하는지, 아니며 둘 다 상관없는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정말 상관이 없었다.


외려 내가 인시아드를 가게 된다면 싱가포르가 더 낫다는 판단을 했다. 유럽에 대한 로망은 단 한 개도 없으며, 유럽에서 취직할 생각도 없고, 만약 비 미국 국가에서 취직을 한다면 싱가포르보다 더 나은 곳이 많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나름 즐겁게 받아들였다. 아 난 합격하더라도 싱가포르로 가겠구나!


image.png 단점은 캠퍼스가 참 안 이쁜 것 같다


그렇게 나는 배정받은 인터뷰어인 조나단과 인터뷰 약속을 잡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꽤나 답답함을 느꼈다. 이후에 두 번째 인터뷰어는 더 심했어서 나중에는 조나단 씨가 정말 친절하셨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그전까지는 너무 답답했다.


도대체 연락이 제대로 되는 법이 없었다.


학교에서는 자꾸 인터뷰 일정 잡았냐고, 언제까지 완료해야 한다고 메일이 오는 거에 비해서 도대체 답장을 안 한다. 아시아권에서 일하는 알럼나이들의 특징인지, 인시아드라는 학교 자체의 특징인지 너어어어어어무 바쁘다. 인터뷰 포맷과 플랫폼, 장소 모든 건 나와 인터뷰어가 협의를 해야 해서 가뜩이나 신경 쓸 것도 더 많은데 대답을 제대로 하는 경우가 없었다. 후에 어드미션 오피서가 메일 말고 왓츠앱이나 개인 연락처를 이용해서라도 일정을 꼭 잡으라는 조언까지 해주었다. 그제야 겨우겨우 조나단 씨와의 첫 인터뷰를 가지게 되었다(심지어 다른 한분은 왓츠앱으로 해도 연락 잘 안 했다).


image.png 이것도 씹혀서 왓츠앱으로 다시 보냄 ^^;;

결국 줌으로 인터뷰를 하게 된 순간 나는 또 한 번 깨달았다.


내가 이런 친절한 사람을 두고 답답해했다고?


조나단 씨는 너어어어어어무 친절했다. MBB 출신에 현재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그의 커리어를 봤을 때, 상당히 날카로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정반대였다. 앞서 말했듯이 일들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가 기본적으로 피곤함이 탑재되어 있긴 했지만 너무나도 친절했다. 질문들은 나름 날카로운 질문들도 하시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내 말을 잘 들어주시고 좋은 반응을 보여주셨다. 오히려 정말 그와 인터뷰를 넘어서 꾸준히 관계를 가지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와의 대화가 즐거웠다. 이는 조나단이란 사람 자체의 특성인 것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Thank you letter를 보냈을 때도 답장까지 보내주셨다.


그래도 나름 날카로웠던 질문들을 회상해 보자면


만약에 지금 상태에서 그때(내가 창업했던 것이 잘 안 됐을 때)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다시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받았다. 굉장히 당황스럽기도 하고 뭐라 할 말이 없어서 Location을 다각화할 것 같다는 한 문장을 어버버거리면서 꽤나 횡설수설했는데도 잘 들어주시고 이해했다고 해주셨다.


아! 그리고 이는 후에 2번째 인터뷰 후기에서도 말하겠지만 인시아드 인터뷰에서 무조건적으로 반드시 나오는 질문은 "왜 미국 MBA가 아니고 굳이 인시아드이냐"이다. 아무래도 MBA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미국이 원조기도 하고, 2년 제인 미국 프로그램을 놔두고 굳이 인시아드냐를 묻고 싶은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앞서 말했던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싶으면 미국에 있는 프로그램을 가세요. 단, 세계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싶으면 인시아드를 가세요"를 이용했다.


"나는 싱가포르에서 커리어를 쌓는 것이 꿈이지만 거기가 내 마지막 종착지라고는 생각 안 한다, 나는 글로벌한 비즈니스를 하고 싶은데 저 말이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인시아드에 꼭 가고 싶다"


이후 이제 차례를 바꿔 내가 그에게 다양한 질문들을 하며 인터뷰가 마무리가 됐다. 질문에도 상당한 시간을 쏟았다. 한 20분 정도 한 것 같으니 꽤나 긴 인터뷰였다. 왜냐하면 나는 잘 보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진짜 궁금했다. 싱가포르에 가본 적도 없고, 싱가포르란 나라의 문화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도 자세히 물어봤다. 또, 그는 MBB컨설턴트에서 이제 필드로 이직해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분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커리어와 거의 일치했다. 이와 관련해 질문도 계속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그렇게 꽤나 만족스러운 인터뷰를 하고 나는 이제 2번째 인터뷰를 위해 또 집중해야 했다.


그는 내가 첫 번째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았다.


다음 글에는 과연 인시아드의 2번째 인터뷰는 어떻게 흘러갔는지 더 구체적으로 작성해 보겠다.



그럼 다음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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