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간다면 하지 않을 것들
나의 MBTI는 INFP이다.
어느 하나 다시 검사를 해봐도 변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4 항목 모두 극단적인 INFP이다.
보통 일을 하면 P에서 J로 바뀌는 경우가 왕왕 있다지만 나는 해당사항이 없었다. 물론 일을 하면서 계획도 세우고, 약속도 잘 지켰지만 사람의 성향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왜 앞에서 MBTI이야기를 하냐면 사실 지난번에 쓰기로 한 내용과 완전히 다른 내용을 갑작스럽게 쓰고 있기 때문이다 ㅎㅎ. 직접적으로 말하면 변명이다.
여하튼 갑자기 문득 그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다시 유학 준비를 한다면 뭘 하지 말았어야 할까?
3가지 정도를 작성해보고자 한다.
1. GMAT에 집착
아무래도 내 수험 생활을 몇 배는 늘려준 장본인이 아닐까 싶다. 사실 나는 앞서 말했듯이 계획적인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GMAT을 준비하기 전에는 도대체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굉장히 나 자신에 대해서 고평가를 했었다. 그래서 별 깊은 생각 없이, MBA를 준비하기 위해선 GMAT 점수가 필요하니 제일 유명한 학원에 등록해서 다니기 시작했다.
GMAT이란 시험의 가장 큰 단점이자 장점은 수험기간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법을 공부하거나, 공무원 시험, 하다 못해 학교 시험을 보더라도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한 것이 응당 시험의 정석이다. 하지만 GMAT은 다르다. 만약 내가 영어 능력이 출중하고, 거기에 더해 Quant 능력까지 안 죽었으면 GMAT은 생각보다 빨리 끝날 수도 있는 시험이다. 일종의 고난도 아이큐 테스트 같은 느낌이다. 정말 사람의 수학능력을 판단하기에는 어떻게 보면 최적의 시험이다.
즉, 남들이 6개 월해서 645점이 나왔으니 나는 12개월 하면 645점 나오는 그런 시험이 아니다. 정말 똑똑한 사람은 2,3개월이면 점수가 나오고 안 되는 사람은 몇 년을 쏟아부어도 한계가 있는 시험이다. 실제로 내가 2년 정도 했을 때 강사분과 얘기하다 보니 해당 강사분은 모의고사 몇 번 풀고 본 첫 시험에 내가 2년 동안 뭐 빠지게 공부했었던 것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했다.
GRE는 GMAT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면 오르는 시험이긴 하다. 2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는데, 첫째는 GRE Verbal 중 두 파트 정도는 물리적으로 단어를 외워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외우지 않으면 맞출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보니 여기에 시간을 들이면 GMAT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수학의 난이도가 GRE가 조금 더 낮다고 생각한다. GMAT에서 GRE로 갈아탄 이후로는 수학 공부를 한 적은 첫 달 수업 빼고는 없었던 것 같다. GMAT의 경우 수학이 한국 교육과정에 비해 쉽다지만 두어 문제 정도는 꽤나 까다로운 문제들이 나오는데 GRE는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GMAT을 한지 한 1년 반 정도 됐을 때부터는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 투자한 돈과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나름의 자존심도 있어서 이걸 1년을 더 끌고서야 GRE로 넘어가게 되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GMAT에 집착하지 말고, 처음부터 나에게 적합한 시험을 찾아 시작하거나 혹은 내가 아니다 싶었을 때 미련 없이 넘어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2. 돈 쓰면 다되는 줄 알기
어린 시절에는 그리 형편이 넉넉하지도 않았고(부모님은 나에게 물심양면 지원해 주셨지만) 돈을 정기적으로 버는 것도 처음이었다. 게다가 일을 하면서 준비한다고 생각하니 내가 투자할 것은 돈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돈은 벌고 몸은 힘드니 내가 돈을 쓰면 노력하는 것으로 착각했다.
그러다 보니 불필요한 지출들이 너어어어어어무 많았다. 예를 들면 학원은 과목들 3개씩 수강신청 해놓고서 바쁘다고 진도도 제대로 못 따라간다던가, 공부 안된다고 스터디 카페는 이곳저곳 끊어 놓고 제대로 가지도 않고, 시험은 또 경험이 중요하다고 계속 보고...
그때의 나는 돈이 노력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돈을 쓴다는 것은 나에게는 정말 큰 결심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내 점수를 올려주고 내 능력을 키워주는 것과는 정말 별개의 일이었다. 마음은 조급해지니 공부는 공부대로 못하고 돈은 돈대로 나가니 스트레스고 오히려 투자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내 발목을 잡기 시작했었다.
만약 다시 돌아간다고 하면 조금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계획을 세우고, 내가 시간이 없고 에너지가 없다는 것을 인지한 후에 적재적소에 돈을 사용할 것이다.
3. 점수 먼저 나오고 다른 것들을 시작한 것
유학 지원 과정은 선형으로 되어있지 않다. 시험 점수가 나오고, 에세이 쓰기 시작해서, 지원서 쓰고, 면접 보고 합격하는 이런 이상적인 구조가 나오지 않는다. 물론 시험 점수가 나오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긴 하다. 그래서 시험 점수를 얻는데 개인의 노력이 가장 많이 필요하고 가장 시간을 많이 쏟아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입시처럼 내가 시험 점수를 받아야지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앞선 글에서도 작성했듯이 지원과정에서 다른 분의 도움을 받았다. 근데 내가 찾아가기 전에 내가 시험 점수라도 있어야지 무슨 말을 하고 에세이를 쓰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런가 계속 차일피일 미루고 시험 점수는 안 나오고 그렇게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제야 부랴부랴 찾아가 상담을 나누고 얘기를 나누고 하다 보니 이게 물리적인 시간 자체가 나오지가 않았다. 그렇게 그쪽에서는 1년 더 준비하자는 제안을 하였고 나는 고심 끝에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 생각을 하였다. 하.. 진작 올걸..
생각보다 유학 지원 시기는 빨리 온다. 이게 사람들이 가장 착각하는 부분인데 1년을 미루면 1년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보통 미루기를 결심하는 순간이 진짜 못해도 2라운드가 넘어가는 시점이고, 내가 지원을 해야 하는 시점은 다음 해 1라운드부터이다. 이렇게 되면 설령 몇 개월의 시간이 남는다고 한들, 금세 지나간다. 이게 점수가 나오고 뭘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시간이 쭉쭉 지나가버린다. 정말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빨리 지나간다. 예를 들어, 적중반 2달 수업을 듣고 시험 한번 보고 충격받고 한 달 정도 어버버 하다가 바빠서 한두 달 공부 제대로 못하고 다시 맘 잡고 3개월 힘들게 공부하고 시험 보고 점수 안 나와서 또 공부하고 하다 보면 1년 끝이다.
그러니 오히려 나는 에세이나 전반적인 틀을 초반에 같이 잡아가면서 시험공부를 꾸준히 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본인이 A부터 Z까지 담당한다고 하면 대략적인 에세이 초안 정도를 잡아놓은 뒤에 소재나 성과가 더 생기면 추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다. 도움을 받는 입장이라면 오히려 시험공부 전에 미리 소통을 한 뒤에 시작하는 것도 좋다. 오히려 에세이를 기본적으로 써놓고 시작을 하면 1라운드 지원의 막바지까지도 시험 점수를 올리는 것에 집중할 수 있다. 게다가 Personal Story 같은 경우는 준비하는 과정 중에서 바뀔 일이 거의 없으니 미리 쓰고 가는 것도 아주 현명할 수 있다.
사실 텍스트로 작성한다면 후회할 일은 정말 수두룩 빽빽이다.
한번 러프하게 적어본다면
영어에 집착한 것
아이엘츠랑 GMAT 왔다갔다한 것
주변 사람들에게 MBA 준비한다고 말한 것
인스타 삭제 늦게 한 것
준비하는 동안에 일 벌인 것
계획 명확하게 세우지 않은 것
연애 시작했던 것(눈물)
기타 등등
아마 오늘 안에 다 못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 모든 후회들도 응당 했었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하는 거지 그때는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고 상당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나는 똥이 똥인지 찍어먹어봐야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하하하
그렇지만 나보다 훨씬 똑똑하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선 이 글을 읽으시고 조금이라도 이득을 보실 거라고 믿는다. 나름 내가 직접 몇천만 원을 꼬라박고 경험한 아주 비싼 노하우이니 이 글을 읽으시는 우리 독자님들은 원 없이 사용하시길 간절히 바란다. 수천만 원 쓰고 나 혼자 알면 너무 아깝지 않은가? 응원의 마음을 전달하며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다.
그럼 다음에 만나요!!
아마 소통의 방식에 대한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