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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Dec 22. 2022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언제쯤 알게 되지?


12월이 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크리스마스는 예수님 생일인데, 아이들은 본인들이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 받는 날로 알고 있다. 부모인 나는 올해는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할까? 이번에는 무슨 선물을 고객님께서 하실까?? 등등... 마음이 조급해진다. 12월 내내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하다.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이 품절되기 전에, 배송이 늦어 발을 동동 구르기 전에 빨리 선물 주문해야 한다.

 



그래서 12월이 되면 아이를 붙잡고 묻기 시작한다. "올해 착한 일 많이 했어?" "그렇다면 산타할아버지가 너에게 선물을 주시겠지?"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산타할아버지에게 어떤 선물 받고 싶다고 말할 거야?"




우리 아이는 평소에 갖고 싶은 선물을 정확하게 말한다. 그런데 올해 유난히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르는데 오래 걸리긴 했다. 하긴 작년에도 선물을 다 준비해놓고 산타할아버지가 오시기만 하면 되는데 갑자기 다른 선물이 갖고 싶다며 마음을 바꿔서 곤란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올해는 조금 걱정되었다.



아이는 산타할아버지께 받을 선물을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리고는 마침내 마음을 정했다고 했다. z플립 폰이 갖고 싶다고 했다. 뭐라고 핸드폰??? 그것도 z플립을?? 실은 요즘 아이는 핸드폰을 정말 갖고 싶어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본인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유치원 친구들 제외) 핸드폰을 매일같이,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지내는 것을 늘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반성합니다) 그런데 또 비싼 접히는 폴더폰을 갖고 싶어 한다. 허허... 그 비싼 것을. "너 폴더폰을 어떻게 알아?" "새로 오신 선생님 핸드폰이야" 아이는 그동안 일반 핸드폰은 많이 봤지만 뭔가 새롭게 본 z플립 폰이 마음에 들긴 했 보다.  



사실 좀 많이 놀랐다. 그래도 그렇지 그 비싼 것을 선물로 사달라고? 그래서 아이에게 말해주었다. "산타할아버지는 너 말고 다른 수백 명, 수천 명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모두 줘야 하는데... 그렇게 비싼 것을 너에게 사줄 수 있을까? 조금 현실가능한 선물을 생각해 봐, 산타할아버지가 너에게 줄 수 있는 정도로 말이야"




결국 그러다 정한 것이 '포켓몬 이브이 인형'이다. 아마 그 핸드폰을 살 돈이면 인형을 한 50개는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아이가 며칠 후에 '근데 선물 언제 사러 갈 거야?' 하는 것이다. 뭐라고?? "아냐~ 그걸 엄마가 왜 사~ 산타할아버지가 주시는 건데" 하며 고개를 돌렸다.  괜스레 찔렸다.  




설마 7살 아이가 이미 산타할아버지가 아빠엄마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아닐까? 그도 그럴 것이 요즘 앞집에 사는 초등 1학년, 3학년 언니들이랑 주말마다 합숙하는 느낌으로 친하게 지낸다. 언니들 중 초등학교 3학년은 산타할아버지가 없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1학년 동생은 아직 산타할아버지를 믿고 있는 것 같았고... 그러면 대체 언제쯤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아는 것일까? 2학년과 3학년 사이?






2022년 크리스마스 선물, 소박하다









문득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내가 9살이었을 때 이제 막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알아차렸을 때였나 보다. 그때 앞집에는 10살 오빠와 7살의 동생이 살았다. 때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었다. 7살 동생이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길래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알려주려고 이렇게 말했던 거 같다. "산타할아버지없어~~~" 그러나 7살 동생은 믿지 않았다. 그 동생이 잠시 자리를 비운틈에 10살 옆집 오빠가 나에게 와서 말했다. 동생에게 산타할아버지가 없다는 것을 비밀로 해달라고, 생에게 말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이라고. 아주 조심스럽게 부탁하던 그 얼굴이 떠오른다. 얼마나 다정한 오빠인가! 나와 친오빠 사이와는 다르게 그 남매는 사이가 참 좋았다. 부러웠다.



그렇다면 9살 정도군... 이제 2년이 남았다. 요즘 아이들은 산타할아버지 존재를 알아도 선물을 받으려고 모르는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어차피 그렇게 20살까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낼 거면서 말이다. 그리고 요즘 중, 고등학생은 제법 비싼 선물을 원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이패드, 애플워치, 애플맥스까지... 우와 대단하다. 부모님들 등골 휘는 거 아냐..?




좋겠다. 너희들은 선물도 받고... 나도 밤에 자고 일어나면 크리스마스트리 아래 선물이 놓여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 마음을 아이에게 말해봤다. "너는 좋겠다~ 산타할아버지가 선물도 주고 엄마도 선물 받고 싶다 " 실망이 역력한 내 얼굴을 본 아이는 나를 꼭 안아준다. "아니야~ 산타할아버지가 엄마 선물도 주실 거야" 하며 위로해 준다.



나를 안아주는 아이를 나도 꼭 안아주며 생각한다. 매년 나의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은 건강한 우리 아이와 다정한 남편이구나. 앞으로 아이가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알기 전까지 열심히 준비해야겠다.



매년 산타할아버지와 선물을 합성하거나, 산타할아버지와 자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합성하느라 수고스러웠는데 올해는 유치원에 산타할아버지가 오신다고 했다. 휴, 정말 다행이다. 부디 금요일에 폭설이 내려 유치원에 못 가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아이도 눈치챌만한 산타할아버지와의 합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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