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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Sep 09. 2023

왜 한 달 살기의 로망은 벗어날 수 없을까?

그래서 제주

오랜만에 맘카페를 둘러보는데 이런 글이 올라왔다.



스위스에서 한 달 살기, 집 바꾸실 분

잠깐 한국에 나와있어요.
9월~ 10월 한 달 제주 살기 하려는데
스위스 저희 집과 바꿔 살면 좋을 듯해요.
저희 집은 스위스 'ㅇㅇㅇ'지역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연락 주세요.

기간 : 9월~ 10월 사이 한 달
조건 : 아이 있는 집 선호



갑자기 심장이 쿵쿵거리기 시작했다. 스위스의 9월과 10월이라니! 날씨는 얼마나 환상적일까 싶기도 하고 특히 코로나로 해외여행을 다니지 못해 목말라 있었는데, 특히 그중에 제일가보고 싶었던 곳이 스위스라 더욱 그러했던 것 같다. 그럼 일단 비행기표만 일단 알아볼까? 신나게 비행기 표를 검색했다. 스위스의 날씨도 알아보고 그리고 한 달 살기 할 스위스 지역도 검색했다. 이미 나의 마음은 스위스에 도착해 있었다.




그러나 정신 차려보니 가장 큰 문제는 아이의 학교. 한참 학기 중인 아이를 갑자기 스위스를 여행하자며 데려갈 수는 없었다. 결국 잠깐 김칫국을 시원하게 마신 꼴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그 후로도 한참을 스위스 생각이 나서 아쉬운 마음이 멈춰지질 않았다.





스위스 이런 곳에 방한칸만 내어주세요





그러던 어느 날 친구에게 스위스 한 달 살기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 얘기를 들은 친구는 스위스가 아니라 '나는 제주도로 한 달 살기 가고 싶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아 맞다... 나도 한 달 살기 명소에 살고 있었지!



하긴 나도 예전에 그랬었다. 제주에 살기 전까지는 제주에 한 달만 살아보면 소원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도 일년살 기하러 제주에 왔으니까. 그러다 일 년이 지나 이년이 돼 가니 제주의 한 달 살기 낭만은 잊어버린 지 오래다...









스위스를 상상해 본 후로 오랜만에 한 달 살기 로망을 꿈꿔보았다.



스위스 다음으로 한 달 살기하고 싶은 곳은 태국 북부의 치앙마이이다. 이미 한국사람들에게 한 달 살기로 유명한 곳이다. 개인적으로는 치앙마이의 이름이 마음에 든다. 그리고 그곳은 해발 300m로 동남아의 다른 도시들보다 서늘한 날씨를 자랑한다고 하니 날씨 또한 적당하다. 특히 내가 찾아본 치앙마이 사진 속의 그 공간들이 너무도 비현실적이라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다.

그래서 이런 곳은 짧은 여행이 아니라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지는 것이다.



치앙마이에 가서 다른 치장 없이 얼굴에 선크림이나 잔뜩 바르고 아주 얇은 원피스나 입고 쪼리나 끌고 구경 다니다가,  길 가다 궁금해 보이는 아무 음식이나 사 먹고, 그러다 더우면 숙소에 들어가 낮잠 자고, 그곳에 마련된 자연 수영장에 뛰어들어 수영도 해보고, 나무 아래 만들어진 숙소에서 별을 보며 잠이 고, 아침에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잠에서 깨고... 나에겐 이러한 치앙마이 한 달 살기로 로망이 다.




내가 생각하는 치앙마이 숙소, 실제로는 카페라고 한다(no. 39)




그리고 치앙마이 한 달 살기는 겨울에 가고 싶다. 여름에도 겨울에도 나의 따뜻한 나라에 로망은 여전한 것 같다. 특히나 우리가 겨울은 너무도 추우니까 반드시 따뜻한 곳으로 여행 가는 것이 좋겠다. 특히 요즘 치앙마이의 한 달 살기는 워낙 인기가 많아 갈 곳도, 볼 것도, 먹을 곳도 많으니 더욱 기대가 된다.




한 달이란 시간은 내게 충분히 그곳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 한 달이라는 시간은 그곳을 더 잘 알게 될 수도, 더욱 그리워하게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달 살기 꿈에 빠져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긴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부담 없이 훌쩍 떠나는 한 달 살기로는 제주가 최고인 것 같다.

이것의 확신은 내가 제주에 살아봐서 믿고 추천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살아보기 전까지 알 수 없던 것들, 낭만만을 가지고 살기에 딱 좋았던 제주의 한 달.



애초에 내가 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한다면 매일 가고 싶은 곳 바다, 오름과 둘레길이었으나 현실은 핫플로 올라가 있는 곳곳의 카페와 맛집탐방 이긴하다. 그래도 육지와는 다른 제주의 모습은  한 달 살기의 로망을 채워주기엔 충분히 매력적인 곳임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제주의 한 달 살기 강점은 '가까운 거리'라는 것이다. 서울에서 한 시간, 지방에서도 한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무슨 일이 일어났때에 언어의 문제가 되지 않고, 병원도 지척에 있고 그리고 여권도 비자도 필요 없이  준비 없이 떠나도, 언제든 괜찮은 곳이라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나라 '한국'이라는 안정감과 안전함이, 그리고 언제든 편하게 오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그리고 동서남북에 펼쳐진 바다, 수많은 카페와 맛집 때문이라도 여러모로 매력적인 곳이 분명하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역시 한 달 살기 시작은 제주로 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조차도 일년살 기하러 왔다가 여전히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 제주는 매력이 넘치는 곳이 분명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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