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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Jul 14. 2024

이 더위에도 우린 맛있게 먹어야 하니까

오늘 제주는 찜통이다. 지난주 서울 날씨는 이미 엄청난 더위라고 했어도, 이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우리는 장마라 그렇게 더운지 모르고 살고 있었다. 계속 비도 많이 오고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특히 바람이 얼마나 심하게 부는지 토네이도가 온 걸까 싶기도 했고 집은 날아가지 않을까, 걷는 아이들이 날아가진 않을까 조심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 시기가 지나더니 갑자기 더위가 찾아왔다. 특히나 계속 춥기만 했던 우리 집은 대체 언제까지 추울 참인가 궁금했는데 심지어 지난주까지 조끼를 입고 다니곤 했는데, 이제는 이곳조차 더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덥다... 더워...



외출하고 나갔다 돌아오니 더 덥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찬물샤워를 했다. 올해의 첫 찬물샤워이다. 게다가 드디어 샤워하러 들어가는 화장실이 춥지 않다. 아침 저녁으로 화장실에 갈때마다 추위에 떨었던 것을 기억한다면 지금이 얼마나 축복인지 알 수 있다.









매일 먹고사는 게 뭔지, 이 더위에도 불구하고 계속 요리를 해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요리는 먹는 것도, 하는 것도 취미가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사실은 평상시 잘 먹고, 잘 해먹고 살기는 한다. 



그래여름은 특히 힘들다. 더위에 지친 와중에 매일 가족들이 먹을 상을 차려내야 한다. 여름이면 꼭 sns에 '불 쓰지 않고 하는 요리'가 엄청나게 올라온다. 만들기 간편해 보이기도 하고, 간단해 보이기도 하지만 매번 그렇게 불을 안 쓰고 요리하는 것은 한계가 다.



어제저녁도 창문을 다 열고 요리를 하며 에어컨을 틀었다. 그리고 모든 요리가 다 끝난 직후에 창문을 닫아 시원한 바람을 쐬었다. 휴... 살 것 같았다.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밥을 먹으니 밥맛이 도는 것 같았다. 다행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겨우 7월의 중순이다. 여름은 이제 시작일뿐이다. 









그래도 여름이라 좋은 것은 과일과 야채를 다양하고 풍부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워낙 먹을 수 있는 재료들이 많으니 조금 더 건강해지려나?  더 다양한 음식을 만들 수 있을까?




오늘은 마트에 가니 탐스러운 복숭아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어찌나 보송보송 예쁜지 데려가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아서 데려왔다.



비록 더위로 요리는 힘들지만 여름은 즐거운 계절이다. 오이와 상추로 샐러드를 해 먹고 디저트로 복숭아와 수박을 먹으면 된다. 가끔 여기에 고기를 곁들이면 된다.







얼마 전 다녀온 친정에서 가지를 얻어왔다. 가지는 가족들이 별로 선호하는 야채가 아니라 일부러 사 올 일은 없는데, 이왕 생겼으니 맛있게 먹고 싶었다.



인터넷에 검색해서 나오는 가장 맛있는 가지 요리 중에 하나를 선택했다. 간 돼지고기 사와서 가지와 볶아주었다. 아이는 굴소스만 넣고, 아빠는 고춧가루를 더하고, 나는 청양고추를 더했다. 한 번에 세 가지 맛을 만드는 센스!



생각보다 정말 맛있었다. 그래서 가지요리임에도 불구하여도 다들 칭찬이 자자했다. 내가 먹어봐도 처음 한 요리치고 정말 맛있었다. 가지 요리를 먹으며 생각했다. 다음번엔 어떤 가지 요리를 해 먹을까? 아직 가지가 더 남았으니 더 분발해야겠다.




돼지고기 가지덮밥




역시 여름에 생각나는 요리는 역시 면요리일 테다. 제일 생각나는 것은 막국수, 냉면, 콩국수... 등등이다. 며칠 전 콩국물을 사다가 소면을 사다가 콩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여름마다 먹는 콩국수는 시원한 데다가 건강까지 챙겨주는 것 같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남편이 들기름 막국수를 사다가 만들어줬다. 들기름 막국수가 맛있다는 얘기만 들었었는데 직접 먹어보니 꿀맛이었다!



이렇게 간편하게 만드는데 이렇게 맛있다니! 뒤늦게 알게 되었는데 순식간에 빠지게 되는 맛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콩국수보다 더 맛있어서 자꾸만 생각이 난다.




들기름 막국수 신세계




글을 시작하며 여름이 덥다고 불평을 했지만 사실은 여름에 먹는 음식이 있어서 여름이 즐거워지는 마법이 있다.  



올여름도 더위와 장마와 태풍과 싸우며 잘 먹고 잘 마시며 지내보아야겠다. 남은 여름도 힘내보자!






*메인 사진 : 직접 만든 모히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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