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은 주말이다. 겨울의 제주의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사실. 해가 뜨는 날은 며칠 되지 않고, 주로 흐리고, 눈이 오고 비가 오고 날씨가 꽤나 변덕스럽다. 바람이 부는 날도 당연히 많고 말이다. 그런데 이번 주말은 어쩐 일인지 해가 반짝이는 데다가, 온도도 높고, 바람도 없는 것이 딱 여행하기 좋은 날이다.
오랜만에 이번 주말은 여행을 떠나볼까 한다. 하루는 밖에서 하루는 집에서 보내면 참 조화로울 것이다.
자... 어디를 가볼까? 이렇게 화창한 날은 야외도 괜찮겠다. 그동안 마음속에 두고 있던 곳에 가보기로 한다. 동백꽃을 보러 갈 것이다. 물론 제주에는 지천에 동백나무가 있기 때문에 일부러 가야 하나, 언제 가야 하나 고민만 하던 곳이다. 이렇게 날씨가 화창할 때 다녀와야겠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제주에서 동백을 보려면 이곳으로 가야 하는 것 같다. 동백 수목원, 동백 포레스트 등등 유명하다는 동백 정원들은 다 이곳에 모여있다. 제주시에서는 한 시간이 훌쩍 넘게 걸리는 곳이다. 1100 도로를 따라가면 시간이 조금 덜 걸리나, 길이 어지러우니 평화로로 가기로 한다. 한참을 달리고 달리니 도착했다.
정말로 제주의 동백나무가 이곳에 모두 모여있는 것 같다. 활짝 핀 빨간 동백이 가득하다. 세상에나 동백나무가 이렇게나 크다니, 지천에 크고 작은 동백이 모여있다. 동백나무 사이를 걷는 기분이 참 황홀하다. 동백꽃을 보러 오길 참 잘했다.
사람들이 동백꽃 앞에서 사진 찍는 모습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난다. 다들 꽃 앞에서 행복하다. 예쁜 것을 보니 모두가 즐거워진다. 우리는 동백 앞에서 모두 하나 된 마음이었다.
제주에서 동백꽃을 12월~2월에 가장 예쁘게 볼 수 있으니 겨울에 제주를 여행한다면 꼭 동백을 보러 다녀오라고 추천하고 싶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오늘은 어제보다 날씨가 더 따뜻하고 좋다. 동백꽃을 오늘 보러 다녀와도 좋았겠다는 마음이 슬며시 든다. 어제도 참 좋았는데 말이다. 어쨌든 어제는 밖으로 나갔으니 오늘은 집에서 있는 날이다.
오늘은 다음 주에 육지에 가야 하기 때문에 집을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육지에 갈 짐도 챙겨야 한다. 무엇보다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은 이불 세탁하기도 참 좋겠다. 그리고 설날을 맞이하여 집을 한번 더 정리하면 좋을 것 같다.
지난 연말 이불을 한번 세탁했어야 하는데 지독한 감기에 걸려서 여태 미뤄왔다. 따뜻한 물에 이불 담가 불린 후, 열심히 밟고 그 후 세탁기에 넣고 헹군 후 볕에다가 말린다. 그러면 그렇게 상쾌할 수 없다. 이렇게 말은 쉽지만 여러 개의 이불을 한 번에 빨려고 하니 하루가 다 갔다. 게다가 요즘은 난방텐트 안에서 잠을 자는데 난방텐트도 한번 세탁해줘야 한다.
겨울이라 빨래가 바싹 마르진 않지만 그래도 햇빛에서 어느 정도 말리다가 건조기에 넣어주면 되니 걱정 없다. 오늘은 아빠도 아이도 빨래하기에 동참한다. 모두가 힘을 합해 세탁을 하고 정리를 하니 훨씬 수월하다.
이불을 세탁하고, 집을 청소하고, 집을 정리하고... 이렇게 끝날 것 같지만 이제 저녁을 만들어야 한다. 주말 저녁은 뭘 먹어야 할까?
제주의 주말은 이렇게 평범하게 끝이 난다. 제주의 여행지를 한 군데 다녀오고, 미뤄둔 집안일을 하다 보면 순식간에 주말 저녁이 다가온다.
특별한 듯 아닌 듯 평범한 듯 아닌 듯... 다만 이렇게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어 참 좋다. 다시 다음 주를 살아낼 힘을 얻는다.
다시 제주의 주말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