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청소
바로 지금이다. 날씨가 바뀌고 특히 겨울에서 봄으로 오는 이 순간! 대청소하기 참 좋은 순간이다!
최근에 아이가 무엇을 찾아달라고 해서 서랍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그 서랍은 무엇 때문인지 조금만 신경 쓰지 않아도 늘 정리정돈 되어 있지 않고 지저분하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는 서랍이 4개가 있는 수납장이 하나 있다. 위칸 왼쪽은 마스크, 오른쪽은 에코백, 장바구니 아래쪽 왼쪽은 비상약, 오른쪽 칫솔, 치약 등의 것들이 보관되어 있다.
그런데 서랍을 닫아버리면 내부가 보이지 않는 통에 늘 정리에서는 외면당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서랍을 열 때마다 늘 마음이 무거웠다. '언제 정리하지?'
그래서 오늘 물건을 찾는 김에 정리도 하게 되었다.
먼저 첫 번째 서랍부터 열었다. 다행히도 마스크 보관함으로 쓰던 서랍은 원래 가득 차있었는데 계속 꾸준히 있어 구매한 것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순식간에 정리를 끝내고 다음 서랍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서랍장 아래칸은 비상약 보관함이다. 제일 자주 사용하는 곳이라 주기적으로 정리하는데 다시 한번 살펴보니 빈 대일밴드 통과 날짜 지난 안약이 있어서 버리게 되었다.
문제는 위칸의 오른쪽 서랍이었다. 그 서랍은 에코백과 장바구니를 모아놓는 곳인데 나는 분명 에코백들 구매한 적이 없는데도 꾸준히 늘고 있어서 신기한 곳이다. 나와 아이가 받아온 에코백으로 이미 가득 차버렸다.
그런데 얼마 전 그곳에서 꺼낸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고 꺼내다 깜짝 놀랐다. 어디에서 흙이 떨어졌는지 장바구니 안 물건에 먼지가 잔뜩 묻어 나왔기 때문이었다. 이상해서 장바구니를 살펴보니 내부가 난리였다. 당장에 그 장바구니를 버려야 했다. 그 장바구니를 버리는 김에 다른 에코백이나 장바구니의 상태도 자세히 살펴보았다. 역시나 에코백이나 장바구니를 몇 년씩 쓰다 보니 아래쪽에 빵구난 것부터 내부에 더러워진 것도 있었다. 이 기회에 장바구니와 에코백을 몇 개를 정리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에코백 서랍이 가득 차있다. 그나마 에코백은 평소에 책을 빌릴 때나 마트에서 물건을 사 올 때 요긴하게 쓰기 때문에 조금 넉넉해도 괜찮긴 하다. 남아있는 것들을 더 열심히 쓰고 정리하고 떠나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 칸은 칫솔, 치약, 화장품, 클렌징 제품들이 보관되어 있는 곳이다. 뭐든 미리 사두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여행 갔을 때 사온 클렌징 폼, 여러 개씩 묶음으로 파는 치약, 칫솔, 선물 받는 화장품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칫솔은 하나씩 팔지 않아서 몇 개씩 포장된 것을 주로 사는데, 주기적으로 교체하기 때문에 어쩔 때는 이 서랍의 공간이 많아졌다가 새로 구매하면 꽉 차있다가 한다.
게다가 오랜만에 정리를 해서 그런지 조금 정신없어 보이는 상태였는데 얼마 전 클렌징 티슈를 새로 샀는데 이미 그곳에 이미 사놓은 것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낭비하지 않으려 주로 집안의 물건을 세세하게 기억해 놓고 지내는 편인데, 세상에나!!!
그렇게 오랜만에 서랍을 정리하니 다른 곳도 더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정리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봄맞이하려고 집안을 돌아보니 지난번 정리정돈 수납을 들으며 싹 정리했던 집이 어느새 다시 원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역시 정리는 오랫동안 걸리지만 어질러지는 것은 한순간인듯하다.
그렇게 정리를 시작하며 올 겨울 입지 않은 옷과 작년 내내 입어야지 하며 갖고 있던 옷을 비워냈다.
아이의 작아진 옷과 신발도 비워냈다. 역시 이렇게 큰맘 먹고 한 번씩 비워내지 않으면 참 어렵다.
분명 봄맞이로 많이 버리고 정리했다고 생각하는데도 집이 그대로다. 아무래도 더 비워내고 더 정리해야 할 타이밍인 것만 같다.
당분간 좀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