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8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요즘 나의 취향

시나몬 라테

by Blair Mar 16. 2025
아래로

어느 날 카페에 갔는데 새로운 메뉴가 먹고 싶었다. 매일 마시던 바닐라 라테에서 벗어나 새로운 맛의 커피가 마시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곳의 메뉴엔 시나몬 라테가 있었다. 응? 시나몬 라테? 무슨 맛일까 한번 마셔봐야지!



잠시 후에 나온 커피에서는 시나몬 향기가 솔솔 났다. 당연히도 라테 위에 가득 시나몬 가루가 뿌려져 있었다. 카페에서 먹는 시나몬 카페에는 특별한 것이 있겠지 하면서 한 모금 마셨다.



엥? 그냥 보통 카페 라테 위에 시나몬 가루를 뿌린 맛이었다. 엄청나게 실망을 하고 다시 한번 마셨지만 변함이 없었다. 오랜만에 새로운 메뉴를 주문했는데 후회가 되었다. 그냥 마시던 바닐라 라테나 주문할걸...



그 후 몇 모금 마시니 컵에 담긴 커피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심지어 컵도 작았다) 왠지 모를 호기심에 수저로 커피를 휘휘 저었다. 그 순간 아래에 담긴 설탕이 느껴졌다. 설탕을 저어서  녹였다. 그 후에 커피를 마셨다. 우와! 이게 시나몬 라테구나!



시나몬 향 가득한(정확히 말하면 시나몬 설탕) 시나몬 라테의 맛을 그제야 느낄 수 있었다.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정말 아쉬웠다. 달달하고 진한 시나몬 라테를 마신 그날 이후로

시나몬 라테가 자꾸 아른거렸다.




카페의 시나몬 라떼카페의 시나몬 라떼







주말 오후, 시나몬 라테가 자꾸 생각났지만 그것을 마시러 시내까지 나갈 힘은 없었다. 그때 문득 집에 보관하고 있던 시나몬 설탕이 생각났다. 이 시나몬 설탕은 정확히 말하자면 추로스를 구워 먹고 남은 것이다. 원래는 추로스를 구운 후 그 위에 듬뿍 뿌려먹어야 하는데 주로 아이 간식으로 주다 보니 살짝 맛보기 정도로만 시나몬 설탕을 뿌릴 때가 있기 때문에 설탕이 많이 남게 되었다.



한번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일 먼저 우유를 데웠다 그리고 그 위에 샷을 내렸다. 이럴 때는 집에 커피 머신 하나쯤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한 우유 위에 샷을 내리면 딱 맛있는 라테가 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컵에 라테를 따르고 그 위에 시나몬 설탕을 뿌렸다. 조금씩 조금씩 뿌리며 너무 과하게 달지 않은 시나몬 라테를 만들었다.



내가 직접 만든 시나몬 라테. 과연 그 맛이 날까 기대되었다.  ... 그날 카페에서 먹은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위에 시나몬 가루를 더 듬뿍 뿌리면 좋겠지만 이렇게 집에 시나몬 설탕이라도 있는 것이 어디냐며 위로한다.



집에서 만든 홈메이드 시나몬라테는 정말 성공적이었다.



홈메이드 시나몬 라테홈메이드 시나몬 라테







오늘의 간식은 호떡이다. 호떡을 사기 어려운 이곳에서 어쩌다 우연히 알게 된 냉동으로 파는 것인데, 사서 보관해 두었다가 먹고 싶을 때 꺼내 프라이팬에 구워 먹으면 꿀맛이다.



호떡을 먹으며 가만히 음미해 보니 호떡에도 계핏가루가 들어가 있다. 사실 계피가 영어로 시나몬이 아닌가!



음... 시나몬 라테와 호떡의 조화라니. 

완전 시나몬 파티이다!

시나몬이 좋다! 정말 좋다!!!



시나몬 라테와 호떡을 같이 먹다 보니 마치 가을과 겨울의 어느 날 같지만 오늘처럼 봄비가 내리는 날에도 참 잘 어울린다.







결국 나의 취향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다.



나에 대해 관심을 가질수록 나의 취향을 더 잘 알게 된다. 물론 그 취향은 확고할 때도 있고, 변할 때도 있다. 나의 취향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것은 은근히 즐겁다. 나에 대해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나이고, 그리고 나를 제일 사랑해 줄 사람도 나이니까,  나의 취향을 철저하게 지켜주며 지내는 삶은 정말 행복하다.



요즘 나의 취향은 시나몬이다. 시나몬 라테, 시나몬 과자, 호떡, 시나몬 설탕, 추로스 등등등 시나몬에게 빠져지 내는 중이다. 이 취향을 받아드려 더 많은 시나몬의 세계로 빠져보고 싶다. 풍덩!








작가의 이전글 너무 욕심내지 말기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