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커가는 것이 기쁠 수 있게

by Blair

아이는 얼마 전에는 엄마가 마시는 커피 맛이 궁금하다고 했다. 이제 한 모금 정도는 괜찮지 않나 싶어서 내가 마시던 바닐라라테를 한 스푼 떠서 먹어보라고 했다.


"음~" 하며 커피의 맛을 음미했다.



"어른들만 이렇게 달콤하고 맛있는 걸 먹는 담말이야?" 그 말이 귀여워 웃음이 나왔다.







어느덧 아이가 십 대가 되어간다. 그동안은 아기라고만 생각하고, 아직도 내 눈에는 어리기만 생각했는데 막상 십 대가 다가온다 생각하니 이제는 다른 느낌이다.



긴 시간이 흘러 이제는 아이는 혼자 걷고, 먹고를 뛰어넘어 혼자도 씻을 줄 알고, 먹을 줄 알고, 하라는 것도 제법 해내고, 스스로 공부도 하고 심지어 혼자서도 있을 줄 아는 어린이로 성장했다. 앞으로 이제는 점점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그 사이 물론 여전히 어른의 도움이 필요하고, 보살핌도 필요하고, 보호도 필요하겠지만 그런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이제야 조금 아이가 크는 것이 아쉬워졌다. 내 품 안에 쏙 들어와 안기던 그 작고 작았던 아기의 모습이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점점 그때로 다시 돌아가 한번 안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실은 절대로 다시 그때로 돌아가 키우고 싶지는 않다.



한 사람을 만들어내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지난 모든 육아의 날들이 그 모든 것이 기쁨이고 행복이고 좋았겠지만 육아와 전혀 맞지 않던 나는 그 모든 것이 어렵고 힘들었다.



그럼에도 아이가 커가니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한편으로 이제야 아이가 커서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져서 참 좋다. 며칠 전에는 아이와 둘이 서귀포를 다녀왔다. 혼자 가기는 멀고 외로워서 누군가 같이 가면 좋을 곳 이제는 내 절친 같은 아이를 데리고 다녀온다.



자식을 친구로 보면 안 된다고 하던데 십 년을 매일 함께 지내니 어떤 친구보다 더 친해졌다. 이제는 제법 함께 어울리는 것이 자연스럽고 그 누구보다 편해졌다.


엄마와 딸







요즘 이곳에서 더 멀리 떠나서 살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내년에는 해외로 아이와 일년살이를 계획 중이다. 아이가 어렸다면 절대 생각해보지 않았을 옵션이다.



아이와 함께 영어공부도 하고 여행도 마음껏 더 해볼 생각이다. 아이는 새로운 곳으로 갈 생각에 신나 있다. 이제야 무엇을 좀 알고, 새로운 것을 기대하고 이제 좀 뭘 할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온 것 같다.



점점 아이의 인생에 너무도 중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그 중요한 시기가 부족하지 않도록 아낌없이 해주고 싶다. 무엇보다 네가 커가는 것이 언제나 기쁠 수 있게 이 소중한 시간들을 잘 보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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