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는데 정말이다. 어제오늘 눈이 온다고 했는데 오늘 아침 정말로 눈떠보니 눈이 왔다. 아니 눈이 오고 있다. 어제부터 눈이 온다 만다... 그것 참 불확실한 일기예보였다.
하... 눈이라니! 전혀 반갑지 않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고 뭐고 전혀 무감각한 어른이다. 일단 눈이 오면 오늘 하루 차가 움직일 수가 없다. 제주 시골에서 차가 없으면 진짜 불편하다.
금요일인데 월요일인 기분이 드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이다. 일단 평소보다 더 일찍 아이를 깨우고, 밥을 먹이고 학교 갈 준비시켰다. 오늘은 평소보다 춥기 때문에 그리고 학교에 걸어서 등교해야 하기 때문에 털모자와 목도리까지 두르고 길을 나선다. 아이는 눈이 와서 신났다.
아침에 잠깐 학교를 오가는 것은 괜찮다. 왕복 30분 정도는 아주 괜찮다. 지금보다 출근길이 문제이다. 버스 정류장은 25분은 넘게 걸어가야 하고 문제는 그 버스는 언제나 질주한다. 지난번 버스 타고 오가던 길을 생각하면 저절로 멀미가 난다(임신한 줄) 특히 집에 오는 길은 더 멀미 나고 더 멀다. 체감상 한 시간은 걷는 기분이다. 그 전체가 오르막길이라 그런가? 게다가 작년 봄에 차 없이 걸어 다니다 다친 발목이 여태껏 정상이 아니다. 생각만 해도 너무 괴롭다.
휴... 겨우 아침에 눈이 내렸을 뿐인데 생각이 여기까지 미쳤다. 피곤하다.
이사 전에 차를 팔아야 하는 미션이 있다. 그래서 오늘은 차량전문 평가사 분이 집을 방문하시기로 했다.
하필 아이 등교 시간과 겹쳤다. 다행히 아이를 보내자마자 자동차 차량 전문 평가사 분이 도착하신다고 했다. 오늘 차의 기능을 체크하고 점검한 후에 판매해야 한다고 했다.
문제를 차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차에 눈이 많이 쌓여있다. 차 사진을 찍는대서 어제 세차를 해뒀는데 눈이 왔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아저씨가 도착하기 전에 눈을 털었다.
전문평가사분이 차를 20여 분간 살펴보았고 사진도 다 찍었다고 했다. 수월했다.
그래도 다행이다. 누군가 내 차를 평가해 주고 대신 인터넷에 올려주고... 진짜 좋은 세상이다.
문제는 집주인이다.
집주인이 이사하는 당일 집에 와볼 수 없다고 한다. 육지에 사는 본인은 이틀 후에나 제주에 도착한다고 한다. 그래서 본인이 도착하는 이틀 후 집 상태를 보고 보증금을 돌려준다고 했다. 처음엔 그러라고 했는데 생각할수록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연락을 했다. 이사 당일날 나는 짐을 다 빼야 하는데 뭘 믿고 보증금을 받지?
아무래도 요즘 전세사기다 뭐다 흉흉하니 임대인, 임차인이 서로를 못 믿는 상태이다. 그러니 돈 문제는 깔끔해야지 황당스럽다. 그리고 우리도 다음 집에 보증금을 내야 하는데 이렇게 전 집에서 보증금을 늦게 주면 나는 새로운 곳으로 어떻게 이사를 가라는 거지?
2주 전에 상황을 다시 설명하고 비행기 일정을 조율해 달라고 했는데 여태연락이 없어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바로 연락을 했다(어제 꿈에서 집주인에게 시달렸기 때문이다)
끝까지 100% 양보를 못한다 하시고 50%씩 돌려준다고 하시길래 사정을 말씀드렸고 최종적으로 90% 보증금 받고 가는 걸로 말씀드렸다. 진짜 어렵네... 여전히 말도 안 되지만 더 말해볼 기운이 없다.
여기까지로 협상을 끝내자.
26일 아침에 눈과 자동차 그리고 보증금으로 답답한 아침을 보냈다.
글을 쓰는 중에도 눈이 온다. 출근을 해야 하니 마음이 급하다. 그 와중에 집을 둘러보니 이사 준비로 난리다. 이 상태로 어디 방송에라도 촬영이 들어간다면 쓰레기 집 이런 식으로 방송에 나올지 몰라서 무섭다. (심지어 어제저녁에 치운 것인데도 이렇다)
연말이 며칠 안남고 이사는 이제 이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부디 차도 잘 팔고, 연말 마무리도 잘하고, 이사까지 마무리 잘하면 좋겠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하루다. 오늘은 좀 더 서둘러 달달한 커피라도 한잔 마시고 출근해야겠다. 그게 오늘의 행복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