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2월 30일

by Blair

이사를 앞두고 잠을 잘 자지 못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잠은 잘 드는데 새벽에 꼭 깨버린다. 그래도 그냥 빨리 잠들어 버리면 좋을 텐데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라던가, 아직 하지 못한 일들이 생각나서 잠이 달아나는 것이다.



아직 피곤한데, 그래서 더 자야 하는데 잠이 쉽사리 들이 못하는 그런 상황이다.



다음 주 육지로 이사를 앞두고 그리고 또다시 남아있는 그다음의 이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일 테다.






세상에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과 내가 결정조차 할 수 없는 일로 나눠져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제주에 온 것, 그리고 이번에 제주를 떠나 이사를 하는 것 이런 것은 내가 결정한 것이다. 다행이다 주거지를 옮기는 것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그래서 좋을 때도 나쁠 때도 내가 결정한 것에 따른 결과이니 순응하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내가 선택한 결정에 대해서 마땅히 책임을 지어야 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세상의 일들 중에는 내가 결정할 수 없는 일들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문제는 내가 결정할 수 없는 일을 바라보며 사는 삶은 정말 불안하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그런 생각을 하고 또 하다 아이를 나 혼자 데리고 멀리 이민 가서 사는 상상을 했을까... 차라리 그건 내가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봤던 것 같다. 적어도 내가 결정하고 책임지면 되는 일이니까...



그러나 그것 말고 그밖에 다른 것들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서... 기다리는 일이 대부분일 뿐이다. 주연이 아니라 조연의 삶은 참 피곤할 뿐이다.








이사를 앞두고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생각은 더 많다. 남은 두 번의 이사를 앞두고... 일 년 후 다시 있을 이사를 벌써 걱정하는 중이랄까? 아... 생각 중이 아니라 걱정 중이었구나.



몸은 움직이지 않고 누운 채 머리로만 이런저런 걱정을 한다. 이토록 추운 계절이 아니었다면 좀 더 바지런하게 일을 끝냈을까? 그건 또 모르는 일이다.







오늘은 12월 30일


올해가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올해가 가는 것도 돌아봐야 하고 새해에 해야 할 일도 잘 계획해야 하는데 역시 머리만 바빠온다.



이제 일어나야지...

이틀이라도 바지런하게 움직여야지!



올해가 이렇게 가버리는 건 정말 아쉽다.

그래도 겨울이라 이곳저곳에 동백이 가득 피었다 그나마 다행이다.







동백이 핀 동네어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