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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Jan 27. 2022

공모주로 첫 수익

주린이 일기 1

오늘 아침 공모주로 청약된 주식을 팔았습니다. 단숨에 꽤 많은 수익을 얻었습니다. 이번에 처음 해본 것인데 이렇게 많은 수익을 얻게 되니 사람들이 왜 공모주에 눈에 불을 켜고 하는지 알 것만 같았습니다. 



마치 세기의 논란처럼 가끔 이렇게 '공모주'가 난리 날 때가 몇 번 있는데 이번에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공모주'라는 단어를 듣고도 딴 세상 이야기라고 생각하고는 시도해보지 않고 모르는 척 지나갔었는데, 이번엔 왠지 해볼까 라는 마음이 처음으로 들었기에 한번 도전해봤습니다. 운명적으로 저는 주식 1주를 받게 되었고 오늘 아침은 그 회사가 상장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아마도 저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긴장하며 오전 9시를 기다렸을 것입니다. 



사실 그동안 주식을 사기만 해보고 시기를 놓치고 또 놓치는 바람에 한 번도 팔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처음으로 매도를 해봤는데, 처음인 데다 빨리 팔아야 한다는 생각에 어찌어찌 간신히 팔긴 했는데 그 짧은 시간 꽤 긴장했습니다. 무조건 수익이 난다는 것이라 생각하니 손을 떨면서 매도를 했는데 수익을 보니 오늘은 동네 사람들과 잔치를 벌이고 싶은 심정입니다. 





오늘 나의 모습 





그런데 제가 주식을 왜 시작했냐고요?  저는 평생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작년에 주식 붐이 불었을 때 저의 모든 지인들과, 엄마들이 모일 때마다 주식 이야기만 할 때도 아무 관심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주식을 살 돈이 없었기 때문이죠. 투자할 돈이 있어야 주식을 시작하죠.  고작 시중에 있는 몇 푼 안 되는 돈으로 시작했다가 그것마저 잃게 되면 삶의 낙이 없을 것 같아서 말이죠. 그런데 주식을 시작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작년 코로나 시기 몇 년 만에 재취업을 했습니다. 왜 일을 다시 시작했냐고 물으면 단지 급전이 필요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배부르게만 산 것도 아니고, 매일 돈 걱정을 하며 살았는데 어찌 돈을 벌지 않고 지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어리다는 핑계, 이런저런 핑계를 대다가 막상 진짜 돈이 필요해지니 역시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구직 사이트에서 일부터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직업 특성상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었기에 일은 빨리 구할 수 있었죠. 



일을 오랜만에 시작하는 것이어서 파트타임으로 시작했습니다. 아직 유치원생인 아이도 포기 못하겠고, 아이를 돌봐줄 사람도 없을뿐더러,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싶은 것도 절대 포기 못하겠고... 그리고 공부와 육아로 인한 긴 공백 기간을 가진 제가 몇 년 만에 재취업하는 것이라 시작은 가볍게 하고 싶었습니다. (돈이 궁했던 주제에) 그런데 운도 없죠. 3월에 재취업을 했는데 8월에 직장이 폐업했습니다. 고작 6개월의 월급을 받고 일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몇 달의 사이 동안 나는 급전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첫 달 월급을 받았는데 적은 월급 액수에 조금 놀랐습니다. 물론 월급을 알고 지원한 일이었지만,  내가 매일 출근을 하고 성실하게 일해서 받는 돈이 이 정도뿐이 안된다니 충격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게 나의 현주소였죠. 그런데 재밌는 것은 그 적은 돈을 받고도 통장의 잔고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는 사실입니다. 적은 월급을 받았지만 그 돈의 95%는 저금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저금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인즉슨, 교통비와 점심값이 들지 않았습니다. 직장을 구할 때 일부러 운동도 할 겸,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곳으로 골랐습니다. 그래서 일을 시작하고 더불어 운동도 하게되어 몸이 건강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매일 퇴근 전 점심이 제공되어 식사비도 들지 않았습니다. 몇 년 만에 남이 해주는 점심을 먹으니 몸도 마음은 풍요로워졌습니다. 



원래 저의 취미는 원래 카페 탐방이었습니다. 망원동, 청담동, 성수동에 서울 곳곳에 자리한 핫플카페에 가는 것이 삶의 낙이었는데 일을 시작하고 난 후부터는 꼼짝없이 집-회사 그리고 고작 해봤자 가끔 집 앞 카페, 이렇게 움직이니 돈을 쓸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 많은 돈을 저금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생활비는 별개입니다)



이렇게 모은 돈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 고민 끝에 조금씩 주식에 넣었습니다. 그것도 가장 안전하다는 국민 주식을 투자했죠. 그리고 아주 가끔 쳐다보았습니다.  내가 넣은 돈보다 수익이 나는 일은 아주 드물었습니다. 그 드문 일에도 종종 주식을 팔까 말까 고민하다 보면 또다시 내려가기 일쑤였고 이제는 그냥 마음을 비우며 살고 있습니다. 아마도 큰 액수가 아니라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 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남들이 다 하는 주식투자를 시작하고 나서도 저는 여전히 경제나 주식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처음으로 공모주 청약에 응모해 보았습니다. 너무도 뻔한 수익이 예상되어 국민이 모두 덤벼든다는 그것에 저도 동참해보았습니다. 운 좋게 1주가 당첨되었고 오늘 그 주식이 상장되자마자 바로 매도해버렸습니다.  그 결과 갑자기 하루에 벌 수 있는 가장 큰 돈을 수익으로 얻게되었고 종일 기분이 조금 좋았습니다. 다들 이렇게 주식에 맛들리나 봅니다. 



저는 이제 이렇게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되는 걸까요? 주식하는 작가라... 제 낭만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사실 제주의 삶에서 주식이 끼어들 곳은 없습니다. 그런데 또 수익을 얻으니 기분이 좋기도 합니다. 하하하. 이제 저는 앞으로 어찌해야 할까 고민에 빠져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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