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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Mar 08. 2022

카페 천국, 제주


나의 취미는 예쁜 카페를 찾아다니는 것이다. 커피를 너무도 좋아하기 때문에 맛있는 커피가 파는 카페라던지, 혹은 예쁘게 인테리어가 되어있는 카페를 찾아가는 것이 나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특히 멋진 카페에 가서 맛있는 커피를 마실 때면 그 순간이 천국인 것이다!



서울에서도 한 집 건너 한 집이 카페였다. 갈 수 있는 유명 카페가 넘치고 흘렀다. 서울에서는 흔히 말하는 sns에서 유명한 핫플 카페에 자주 갔었다. 역시 사진 찍기에 좋은 맛집들이 많았다. 그리고 나는 제주에 왔다. 제주에 카페는 더 많아 보였다. 일단 크고 넓은 카페도 많고, 바다 앞에 있는 뷰가 좋은 카페도 있었고, 제주 감성이 넘치는 카페도 참 많았다. 정말 정말 행복하다. 



제주에 와서는 매일 커피를 마신다. 원래 하루 한잔의 커피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소 일주일에 3번 정도는 새로운 카페에 가고 있다. 아무리 매주 몇 번씩 카페를 다녀도, 새로운 카페가 계속 생기고 있기 때문에 위시리스트는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오늘은 오전 일찍 여는 카페를 찾았다. 요즘 일찍 외출을 하는 우리는 이른 시간 오픈하는 카페를 찾아가게 된다. 그러다 보니 서귀포 대정읍으로 오게 되었다. 감귤밭에 포근히 둘러 쌓여있는 어느 젊은 부부가 하는 카페였다. 작은 카페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 내부가 여유가 있었다.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그런데 여기 오픈 시간은 8시 반이다. 대신 그만큼 이른 시간 문을 닫는다.




 

제주 카페 : 청춘부부




처음으로 주문해보는 메뉴, 밤 라테가 있었다. 달콤한 크림이 커피와 잘 어우러졌다. 함께 나온 에 그 타르트도 바삭바삭하니 참 맛있었다. 밖으로는 귤나무 농장이 있는데, 그곳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센스 있는 포토존이 만들어져 있었다. 우연히 찾아온 카페치고는 커피도 너무 맛있고, 제주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카페여서  기분이 좋았다.









얼마 전에 다녀온 돔 모양의 카페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각자의 공간을 투명한 돔에서 지낼 수 있다. 이번에 갓 오픈한 가게였는데, 지금처럼 개인별로 지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 각자의 공간을 가진 그런 카페가 주목받을 것이다. 역시 나 말고 그런 생각을 하고 실천한 이가 있었다. 겨울 따뜻한 감성 난로를 돔 안에 넣어놓고 우린 안전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커피의 맛도 괜찮았는데 무엇보다 우리의 안전을 생각하는 카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 카페  :  블로비 노형








며칠 전엔 '농협'을 개조한 카페에 다녀왔다. 남편이 제주 관광 책에서 찾은 이색카페이다. 겉모습은 완전 농협이었는데 그 내부를 농협의 틀을 내버려 두고 카페로 바꾼 것이었다. 일단 메뉴를 주문하면 마치 은행에서 받는 것처럼 번호표를 받는다. 그리고 음료를 받을 차례가 되면 전광판에 그 번호가 나타난다. '띵동'하고 은행에서 울리는 소리가 그대로다. 카페에는 지점장실도 있다. 밖에 오픈된 카페 공간이 넓긴 한데, 지점장실에 들어가면 그곳에선 프라이빗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제주 카페 : 사계 생활




그곳엔 여러 가지 소품들이 많이 팔고 있었다. 제주 소품도 그렇지만 여러 작가들과 협업한 것들이 가득 있었다. 어떤 작가가 그린 그릇이 아주 귀여웠다. 다양한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그런데 옥상이 아주 일품이었다. 가까이에 산방산을 두고 있었다. 확 트이는 옥상에 오르면 제주의 바다도 보이고, 그곳에서 햇살을 쬐며 산방산을 바라보며 잠시 비타민D 목욕을 할 수도 있는 곳이었다. 제주에서 발견한 이색카페라고나 할까.  









무엇보다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커피가 맛있는 카페이다. 외관이 으리으리한 곳도,  인테리어가 훌륭한 곳도, 감성이 넘치는 카페도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커피 맛이다. 이전 미국에서 살 때는 제주에 살 때처럼 일주일에 2~3번씩 뉴욕을 갔다. (뉴욕 가까운 지역에 살고 있었다.) 뉴욕을 산책하다가 맘에 드는 카페를 발견하고 들어가서 마시던 라테 한잔이 종종 생각난다.  뉴욕이라서 그랬을까? 아니면 우연히 들린 그 카페마다 내가 운이 좋았던 것일까? 그들이 내어주던 커피는 고소하고 진했다. 뉴욕에서는 외관이 으리으리한 곳보다는 작고 소박하지만 진짜 훌륭한 맛의 커피를 팔고 있는 카페가 많이 있었다. 원래부터 커피를 좋아하던 나는 그때 '커피의 맛'에 눈을 떴고, 결국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따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제주에서 다니는 카페가 더 의미 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이후로 다니게 되는 카페들이 늘어나면서 나만이 가진 커피의 기준이 생겼기 때문이다. 카페가 유명하다고 해서 커피가 맛있는 것도 아니고, 작다고 해서 커피가 맛이 없는 것은 것이 아니다. 커피의 맛도 카페의 개성이다.



커피의 맛 또한 나의 취향이다. 제주에서 나의 취향에 맞는 카페를 찾아가는 일. 제주에 사는 것이 더없이 행복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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