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에 '언제 2차 계엄을 다시 할지 모른다'라는 생각이 가득하다.
아침, 점심, 저녁 매 순간 혹여나 나쁜 소식이 들릴까 봐
시험 공부할 때도, 거리를 다닐 때도 뉴스를 듣는다.
내가 아무 걱정 없이 학교 다니고 있는 와중에 이런 일들을 계획했다는 소식들을 들을 때마다
'나는 언제든지 소수에 의해 난도질당할 수 있는 한낱 목숨에 불과하다'라는 사실이 날 무력하게 만든다.
...
가만 보면 인간이라는 동물은 '수직'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인간이 형성한 모든 게 순서가 매겨진다.
추상적인 것을 포함해서 말이다.
일례로 우리는 여러 가지 생각 중에서도 가장 으뜸으로 매긴 것을
'이념(理念): 이상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생각이나 견해 '라고 한다.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수많은 생명이 죽어나간 경험을 통해 민주주의라는 사상이
다른 여러 사상보다 이상적인 것임을 증명했다.
재증명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