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려동물 6백만 시대가 도래하면서 점점 반려견이 늘어나고 반려견 유모차가 아이들 유모차보다 더 많이 팔린다는 웃지 못할 소식까지 들려졌다.
주변에서 언니들이나 동생. 친구. 지인들까지 반려견과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보면 사랑스러운 가족이다. 버려진 길냥이까지 데려온 조카는 얼마나 정성껏 돌보는지 그 사랑에 감탄한다. 하지만 한편에선 반려견을 많이 키우는 만큼 버려지는 유기견. 유기묘 문제도 심각하고 학대나 방치된 채 고통받는 애완견도 늘고 있다.
최근에도 원룸에 살던 젊은이가 집세가 밀린 채 도주해서 가 보았더니 몇십 마리나 되는 강아지가 굶주리고 있고 집안은 쓰레기장으로 덮여있었다는 씁쓸한 기사를 접했다.
책임지지도 못 할 거면서 왜 키우고 방치했는지 화가 난다. 고속도로에 버리기도 하고 빠져나오지 못할 곳을 찾아 유기하기도 하는 등 그 행태가 인면수심이다. 병들고 늙으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주인들이 책임 의식을 좀 더 가져야 한다. 동물은 주인의 사랑만을 갈구하며 심지어 '오수의 개' 처럼 충성을 다하는데 사람들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불필요하다 싶으면 언제든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행동도 서슴지 않고 저지른다.
얼마 전 유럽에서 강추위가 몰려왔을 때 얼음이 깨지면서 호수에 빠졌다는 신고를 듣고 구조하러 가자 그 옆을 반려견이 지키고 있었다고 했다. 얼음 두께가 얇아서 쉽게 접근하지 못하자 반려견에게 신호를 보내 구조장비를 전하고 무사히 구한 일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실종된 할머니를 찾느라 수색하는데 농수로에서 쓰러진 할머니 곁을 반려견이 지키고 있어 열감지기로 위치를 찾은 일이 있어 같은 감동을 주었다.
배신하고 서로 속이고 폭력을 일삼고 사기를 치는 등 후한무치한 인간들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까삐' 도 주인공과 깊은 우정을 나누는 새퍼드이다. 우연히 집에 들어와 암퇘지 젖을 먹던 두 귀가 길쭉하고 검은 잿빛 털을 가진 작은 강아지였다. 주인을 찾으려고 수소문했지만 찾지 못해 키우게 되면서 함께 놀고 모래밭에서 훈련을 시키고 매일 학교앞에서 기다리는 까삐와 정이 든다. 엄마가 아플 때 위급 상황을 재빨리 알리고 물에 빠진 주인공을 구해주어 목숨을 건지는 등 영리하고 용감한 개였다.
하지만 주민위원회에서 사냥총이 있는 집의 개를 제외하곤 모두 치우라는 통보를 받고 우리에 갇힌 신세가 되었다가 농촌의 삼촌네로 보내진다. 그 곳에서 삼촌이 개를 잡아먹겠다는 말을 듣고 사흘 째 되던 날 도망가서 상처투성이가 된 채 주인공을 찾아왔다가 다시 사라진다. 그 후 보름에 한 번씩 꿩과 산토끼를 잡아다주곤 하더니 영영 소식이 끊긴 까삐를 몹시 그리워한다.
아마도 독립적인 개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은혜도 잊지 않고 충성도 바치고 인정도 많은 까삐지만 야생개로 살면서 그들과 무리지어 어딘가에서 강하게 살고 있을 것이다. 비정한 사람들에 의해 독이 든 먹이를 먹고 죽거나 살생을 당하는 일만은 겪지 않았기를 바라며 주인공 만큼이나 까삐의 우정과 용맹스러움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