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야. 네가 메이 아줌마가 그리운 것처럼 나도 아줌마가 그립구나. 아줌마는 참 인정 많고 강한 분이셨는데 너와 오브 아저씨 곁을 너무 일찍 떠나셨으니 얼마나 외롭고 허전할까.
부모를 먼저 떠나 보내기엔 너무 어린 나이지만 메이 아줌마는 널 입양해주시고 사랑으로 키워주신 더 특별한 분이셨으니 네 마음은 엄마를 두 번 잃은 슬픔이 더 컸을 것 같아. 아줌마. 아저씨는 트레일러에서 어렵게 사셨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풍족한 분이셨어.
처음엔 나이가 많고 초라한 트레일러가 아닌 젊고 능력있는 부모에게 입양 되었다면 좋았을 텐데 생각한 내 마음이 아줌마의 큰 사랑에 비하면 얼마나 작고 보잘 것 없는지... 사랑은 조건이 아닌데 그걸 잠깐 잊어서 참 부끄러웠어.
핏줄이 아닌 사랑으로 낳고 가슴으로 품은 너이기에 아낌없는 사랑을 주신 메이 아줌마 덕분에 네가 밝고 씩씩하게 자랐는데 말이야.
메이 아줌마는 너의 엄마가 병으로 돌아가시고 친척 집을 전전하는 너를 보고 입양을 하실 만큼 사랑과 정이 넘치는 분이셨어. 아줌마가 어릴 때 마을에 홍수가 나서 집이 무너졌을 때 엄마께서 양철통에 넣어 떠내려가다가 구조되신 기억 때문에 네가 더 안쓰러웠을 거야. 엄마의 사랑으로 생명을 구하고 엄마에게 생명을 빚졌으니 아줌마도 너에게 그 사랑을 갚고 엄마께 받은 사랑을 대신하고 싶었던 거야. 아줌마도 네가 있어 외롭지 않고 오래 함께 하진 못했어도 그 추억을 가슴에 품고 편안히 떠나셨을 거야.
서머야. 아줌마가 갑자기 돌아가시자 오브 아저씨는 그리움과 허전함에 몹시 힘들어 보이셨어. 너보다 더 견디기 힘들어하는 아저씨를 보면서 넌 두려웠을 거야. 아저씨까지 네 곁을 떠날까봐...
아저씨가 상실감과 그리움으로 의욕을 상실하고 몸까지 아프셨을 때 넌 학교에도 가지 않고 아저씨를 간호해 주었더구나. 그 마음이 어땠을까.
그 때 너희 집에 처음 방문한 콘리터스 친구 덕분에 아저씨가 기운을 차리셔서 다행이었어. 콘리터스는 수집광에 독특한 친구라서 아저씨와 아주 얘기가 잘 통했잖아. 친구처럼 서스름 없이 대해주어서 멋진 친구란 생각이 들었어. 아줌마를 잊지 못하는 두 사람을 위해 기발한 계획까지 세울 만큼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친구야. 메이 아줌마를 만나게 해주려고 심령 교회를 찾아갈 생각까지 했는지 놀라워.
마치 영화 '사랑과 영혼' 에 나오는 한 장면이 떠올랐어. 심령사의 몸에 들어간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에게 자신을 알리며 추억을 얘기하는 장면과 심렴사를 연기한 우피 골드버그가 생각났어. 진짜 그런 일이 생길지 너무 궁금했는데 아쉽게도 목사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실망이 컸을 거야.
어쩌면 큰 기대를 하진 않았어도 아줌마와 제대로 작별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 같아.
갑작스런 헤어짐이고 준비되지 못한 이별이었으니깐. 오면서 의사당에 들려서 셋만의 여행을 하고 돌아온 일은 참 잘 했어. 아저씨와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고 기분 전환이 되어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은 것 같았어.
네가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며 아줌마에 대한 그리움과 아픔을 표현할 때 네가 강한 줄만 알았는데 참 여린 아이였구나 싶어서 마음이 아렸어. 억지로 슬픔을 누르지 말고 추억하며 얘기 나누는 것도 슬픔을 견디는 방법이야. 그동안 슬픔을 참아내느라 애쓴 너를 안아주고 싶었어.
메이 아줌마와 너에게 위로를 보낼게. 아저씨도 처음 눈물을 흘리는 너를 보면서 약해진 마음을 다시 강하게 다잡으실 것 같았어. 반드시 아줌마의 빈자리를 대신 채워주실 거야.
서머야. 메이 아줌마는 누구보다도 널 사랑하셨고 네가 사랑받는 아이란 사실을 깨닫게 해주셨어. 돌아가실 때까지 밭을 가꾸며 부지런히 일하시면서 자연과 땅의 소중함을 너에게 보여주신 분이기도 했어.
오브 아저씨와 둘만 남았지만 서로 빈자리를 채워가며 아줌마를 마음속에서 추억하며 건강한 청소년기를 맞게 되길 바랄게. 네 옆에는 힘을 주고 있는 친구가 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고 잘 지내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