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아이

ㅡ일요일에 만난 엄마ㅡ

by oj

일요일에 태어나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말이 있지만 강하게 부정하는 한 소녀가 있다. 바로 보육원에서 지내는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자신에겐 행운이 아닌 불행만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 자기를 돌봐주시는 프란체스카 보모와 백화점에 갔다가 한 아주머니를 보고는 "엄마" 라고 부르며 쫒아갔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보육원 아이들에게 모두 있는 주말 엄마가 자기와 장애가 있는 카를레만 없다. 주말 엄마란 주말에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해 엄마가 되어주는 제도이다. 아이들은 보육원에서 벗어나 평범한 가족들의 일상을 경험하며 주말 엄마와 먹은 음식. 주말 엄마에게 받은 선물을 자랑하느라 바쁘지만 주말에도 보육원에만 있는 소녀는 우울하기만 하다.


주말 엄마 제도는 마치 우리나라에 있는 위탁모 제도와 비슷하다. 이 제도 역시 보육원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입양 되기 전까지 가정에서 돌보며 부모 역할을 해주면서 아이들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그러다가 입양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어 좋은 제도가 되고 있다.


아이들은 원해서 보육원에서 자라지 않는다. 누구나 그렇듯 평범하지만 사랑을 듬뿍 주는 부모와 형제가 있는 가족을 원한다. 보육원에서 지내는 아이들은 버려져서 어릴 때 입양 되지 못한 아이들이다. 부모가 누군지 조자 모른 채 살아가는 아이들은 버려졌다는 아픔을 갖고 상처와 외로움이 가득한 채 살아간다.


특히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들. 미혼모인 경우 가장 많이 버려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입양이 쉽지 않은 것은 여전히 핏줄을 중시하는 정서 때문이다. 핏줄로만이 아닌 사랑과 정으로도 가족이 이루어질 수 있지만 많은 이들이 여전히 혈연에 집착한다. 다만 최근 연예인들의 입양이 늘면서 입양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서 선한 영향력을 주며 본보기가 되어주었다.


그 중 한 연기자 부부는 자신들이 봉사하던 보육원 아이가 20살이 되어 보육원에서 나와야 할 때쯤 진짜 부모가 필요한 건 그 때부터라고 여겨 20살 딸을 입양해 큰 화제가 되었다. 쉽지 않은 결정을 한 그 용기와 풍성한 사랑에 감격했다. 온전한 한 가족으로 동화되기까지 어려움도 있겠지만 사랑으로 잘 헤쳐나갈 거라고 믿는다.


실제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적은 정착금을 가지고 독립해 나와 혼자 삶을 개척해야 하는 청년들은 참 막막하다. 보호받을 가족도 힘들 때 기댈 가족도 함께 공유하며 웃을 수 있는 가족의 정도 나누지 못한 채 사회에 홀로 던저져 팍팍한 삶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이들이 참 안타까워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인공도 드디어 주말 엄마가 생겼다. 상상 속 주말 엄마는 음식 솜씨 좋고 고급진 집에서 교양과 품위를 가진 분이 자신을 맞아줄 거라며 상상했다. 하지만 실제 주말 엄마는 작가인 울리 아줌마로 짧은 빨간 머리에 집은 너저분하고 담배까지 피는 전혀 예상치 못한 엄마였다. 첫 만남 때 실망감과 긴장감에 먹은 음식을 토하고 몰래 입고 나온 안드레아스의 브라우스를 망쳐버렸다. 돌아와서 이제 자신을 찾지 않으면 어쩌나 후회와 걱정을 한데다가 주말 엄마가 사준 자기의 블라우스를 망쳤다며 안드레아스와 크게 싸워 주인공의 기분은 엉망이 된다.


다음 주말에 다시 만난 주말 엄마와 공윈을 산책하고 집에 와서 함께 목욕한 일은 두고 두고 잊지 못했다. 함께 식사를 하고 하나둘씩 추억이 생긴 주인공은 주말을 고대한다. 울리 아줌마의 남자 친구가 좀 신경 쓰이긴 했지만 주인공은 주말 엄마가 점점 좋아졌다.


케익까지 직접 만들어 주말 엄마를 기다리던 날 오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실망해 자신이 다시 버려졌다는 생각으로 펑펑 울고 있을 때 프란체스카 보모는 울리 아줌마가 주인공을 입양하기 위한 절차를 밟느라 시간이 걸린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셨다.


얼마나 기뻤을까. 유년 시절 외로움을 넘치는 사랑으로 모두 보상 받기를 바랐다. 아이들이라면 당연히 받고 누려야 할 부모의 사랑을 주지 않고 책임을 다하지 않은 비정한 부모들에게 화가 난다.

해마다 베이비박스에 버려지는 아이들. 친권을 포기해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 퇴소를 해야 하는 청소년들을 생각하면 참 마음이 아프고 어른으로서 부끄럽다. 짐승도 자기 새끼를 끔찍이 돌보는데 하물며 열 달을 뱃속에 품고 제몸에서 자란 소중한 생명들을 짐처럼 혹처럼 생각해 떼어내 버리는 건 이미 부모가 될 자격을 상실한 자들이다.


주말 엄마가 아닌 진짜 엄마가 생긴 주인공의 부탁으로 주말 엄마가 없는 카를레의 주말 엄마까지 되어준 울리 아줌마는 겉으론 털털하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진실하고 따뜻한 분이시다. 개성있고 독립적인 주인공과 잘 어울리고 닮아있는 엄마였다. 이제 아줌마의 남자 친구와 카를레까지 네 가족이 사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마음이 참 훈훈하다.


부모 사랑을 먹고 자라야 밝고 건강해지는 아이들에게 당연히 누려야할 부모의 사랑을 빼앗지 말아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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