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선 작가님의 분신인 네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기뻐. 너를 만나고 가슴이 너무 따뜻해지고 뿌듯해서 많은 친구들에게 소개해주었어. 그만큼 당당하고 밝고 씩씩한 네 모습에 오히려 힘을 얻었어.
넌 두 살 때 열병을 앓고 청각 장애를 가져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네 혀가 굳지 않도록 입주변에 설탕을 발라주셨고 손을 엄마의 목에 갖다대어 울림을 느끼게 해주신 엄마의 사랑이 너무 커보였어. 그래서 다시 태어나면 엄마의 엄마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했을 거야. 사실 엄마가 되어보기 전까진 그 사랑을 알 수 없어. 무엇을 줘도 아깝지 않은 그 사랑을 말야.
너에게 벨소리를 알려주는 고양이 코코도 너무 귀여웠어. 조카가 키우는 몽이와 비슷해 보였어. 반려동물은 교감하며 정서적으로 좋을 것 같아.
네가 세상 밖으로 나와서 그림을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희망을 주는 네가 자랑스러웠어. 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때도 스스로 길을 찾았고 스킨 작가로 활동하며 그림으로 인정받아 수입도 생기고 <내가 되고 싶은 나> 란 선교 프로그램으로 소외된 아이들에게 희망을 준 넌 정말 강한 토끼야.
베니야.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앞까지 못 볼 수 있다는 말에도 좌절하지 않고 보일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은 정말 장하다고 생각했어. 하나씩 버킷리스트가 늘어갈 때마다 성취감이 컸을 거야.
버킷리스트를 실현하겠다고 마음먹고 가장 먼저 한 일이 작업실 갖고 독립하기였잖아.
기적처럼 책을 출판하고 계약금으로 작업실겸 오피스텔을 얻고 엽서를 그린 수익금으로 월세를 선납하고 필요한 물품을 도와주신 좋은 분들이 네 옆에 있어 세상은 정말 따뜻하다고 느꼈어. 기적의 작업실에서 네가 그림을 그릴 때마다 더 멋진 작품이 만들어졌을 거야. 감사의 마음으로 더 힘을 냈을 테니깐.
베니야. 엄마에게 미역국 끓여드렸을 때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요즘은 검색만 해도 레시피가 나와서 어렵지 않겠지만 네 정성이 들어간 미역국에 엄마가 눈물 흘리느라 드시지도 못하신 건 아닐지 몰라.
네가 가보고 싶어한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엔 나도 가보고 싶어. 하늘 위에 누워있을 것 같다는 네 표현대로 천국 같이 정말 신비할 것 같아.
김연아 선수는 나도 좋아해서 꼭 만나고 싶어. 금메달을 땄을 때와 평창 올림픽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점화한 모습을 잊을 수 없어. 소치 올림픽 마지막 무대까지 볼 수 있었다니 기뻐.
돌고래와 헤엄치기. 헤어진 친구 찾기. 소개팅 해보기. 플리마켓 참여하기 등 소소한 일상의 기쁨을 누린 네 모습은 비장애와 전혀 다르지 않았어.
살빼기는 나의 버킷리스트이기도 해. 계속 수영하고 저녁을 일찍 먹으면서 조금 빠지긴 했어.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는 꼭 가보길 바랄게. 루브르 박물관까지도.
가족여행에 간 네 모습은 행복해 보였어. 낙산사 가는 길에 <꿈이 이루어지는 길> 이란 팻말에 코끝이 찡해왔다니 내마음도 같았어. 어떤 생각을 했을지 짐작이 됐거든.
너를 좋아하는 팬과의 미팅은 꼭 이루길 바랄게. 네 그림뿐 아니라 네 건강까지 응원하고 있는 많은 팬이 찾아와 줄거야.
명동에서 허그하기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호주 출신 닉 브이치치가 생각났어. 팔다리가 없는 장애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많은 일들을 이루어서 비장애인들에게 오히려 희망을 주는 허그를 하며 전세계로 강연을 다니고 있어.
영화 100편. 책 100권 읽기는 나도 늘 하고 있는 일이야. 영화. 음악. 책이 없다면 우리 삶이 얼마나 삭막할까.
다른 사람을 돕고 기부하는 일은 세상을 살면서 꼭 필요할 것 같아. 콩고 선교와 필리핀 초등학생. 굿네이버스에 작지만 후원을 하고 있는 나도 참 뿌듯해.
동화상 수상은 꼭 도전하길 바랄게. 몇년 전 구름빵 작가도 국제적인 상을 받아 자랑스러웠는데 너도 꼭 해낼 수 있을 거야.
네가 소망하는 줄기세포 이식 성공으로 시력과 청력을 회복한다면 얼마나 감격스러울까. 지금 과학과 의술의 발전 속도라면 10년 후쯤엔 꼭 꿈이 이루어질 거라고 믿어.
베니야. 네 버킷리스트를 보면서 내 버킷리스트가 생각났어. 이룬 것도 있고 아직 시도 중인 것도 있어.
수영을 배우고 바다 위에서 누워 하늘을 보고 싶다는 버킷리스트는 이루었어. 물이 무섭지 않고 누워도 빠지지 않는 그 느낌이 너무 신기했어. 터키. 이태리. 동유럽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가보고 너무 감동했어. 작가는 계속 도전 중이야. 재작년엔 수필상을 작년엔 수필집을 현재는 브런치 활동을 하며 계속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가고 있어.
그 밖에도 남편의 환갑 여행. 친구들과 호주 여행. 아들 둘의 결혼식 등 큰 버킷리스트를 앞두고 있어 마음 설레이고 있어.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꿈꿀 수 있는 건 인간이 누리는 특권 같아. 월드컵 응원 문구인 "꿈은 이루어진다" 와 "꺾이지 않는 마음" 은 우리가 늘 품고 살아야할 모토라고 생각해. 거기에 동기 부여까지 더해진다면 우린 꼭 꿈을 이룰 수 있을 거야.
더 많은 도전을 해내길 바랄게.
네 책을 살 때마다 천 윈씩 기부되어 재활 병원에 기부 된다니 나도 기부에 동참해서 기쁘고 너의 도전을 계속 응원할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