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힘

by oj



자기 전에 나는 눈에 올려놓는 눈 베개부터 찾는다. 예전에 요가 다닐 때 한 시간 요가가 끝나기 5분 전쯤 편하게 누워 쉬게 한다. 요가 자체가 격렬한 운동은 아니어도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이다가 누워서 힘을 빼고 편안하게 근육을 이완시키며 쉬는 그 시간이 꽤나 달콤했다. 그 때 요가강사님은 회원들 눈 위에 일일이 눈 베개를 올려주었다. 지그시 눈을 눌러주면 얼마나 시원하고 편안하던지 강사님께 부탁해 눈 베개를 샀다.

그 이후에 집에서 잘 때마다 올려놓고 자는 눈 베개는 지금은 없으면 안 될 정도로 소중한 물건이 되어버렸다. 한 곳에 놓다가도 잘 때만 되면 어디 있나 찾는 나를 보며 이제 자기보다 더 좋아한다면서 남편이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이다. 아닌 게 아니라 잘 시간만 되면

"내 눈 베개 어딨지?"

찾는 게 내 일상이 되어버렸다.

습관이란 이렇게 무섭다. 잠 습관. 버릇 등 작은 습관부터 내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좋은 습관도 있고 나쁜 습관도 있기 마련인데 요즘 나에게 생긴 좋은 습관은 조그만 일에도 감사하는 것과 조그만 경험에도 의미를 부여하면서 더 특별한 일은 글속에 꼭 담아놓는 것이다.

나쁜 습관은 두 가지가 있다. 음식을 많이 하는 것과 뭐든 쟁여두어야 마음 편한 것이다. 음식을 넉넉하게 하는 편인 그 습관을 남편은 아주 싫어한다.

그럼 난 신혼 때 시부모님에 시동생에 대식구 속에서 살다보니 처음부터 음식을 많이 하던 습관 탓에 당신 때문이라며 남편 핑계를 댄다.

"어이가 없군"

하며 우리 대화는 늘상 되풀이 된다.

뭐든 쟁여두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때그때 필요할 때 사라고 누누히 말해도 장을 보다 보면 다 떨어져가는 물품들이 생각나서 꼭 미리 사게 된다. 천천히 사도 되는데 사두어야 마음이 편하니 고치고 싶은 습관이긴 하다. 부지런히 모아두는 습관이 마치 개미 같다며 놀리는 언니들을 보면 분명하다.

여동생은 그때그때 필요한 걸 사고 바로 해먹어 대식구임에도 냉장고가 널널하다. 특히 냉동고 안이 깨끗하게 비어있는 것을 보면 놀란다. 우리 냉동고 안에는 만두에 떡국에 생선에 어묵에 닭갈비. 알탕 등 밀키트까지 잔뜩 꽉 차 있다. 한 번씩 정리할 때마다 오래된 것들을 버리면서도 잘 고치지 못 하는 습관이 되어버렸다.

아들들이 독립한 뒤로 쟁여두는 습관을 많이 줄이긴 했다. 먹을 사람이 없으니 장을 보는 횟수가 줄어들어 예전보다 냉장고가 가벼워졌지만 아직도 더 비워야 한다.

곧 장가갈 아들에게도 옷을 벗고는 걸어 두지 않는 것을 보면서 장가 가면 이런 사소한 일로 싸우게 된다며 잔소리를 한다.

"나중엔 하겠죠."

하면 습관이 그렇게 쉽게 고쳐지는 것이 아니라면서 지금부터라도 습관을 들이라며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습관은 무섭다. 고치려고 해도 잘 안 되니 말이다. 좋은 습관은 평생 가도 좋지만 나쁜 습관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더라도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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