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서 가장 유명한 해상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주말이면 길게 줄을 설만큼 명소인데 평일이라 바로 탈 수 있었다.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곳이라고 한다. 북항에서 출발해 고하도에서 잠시 내리면 전망대로 향하는 산책로와 해안 둘레길이 있고 유달산을 거쳐 다시 돌아온다.
고하도에서 내려 전망대로 가는 길이 숲으로 둘러쌓여 산책하기 딱 좋았다. 20분 정도 걷다보니 전망대가 보였다. 5층 정도 높이의 주황색 건물이 마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처럼 보이는 독특한 건축물이었다. 그 옆으로 가파른 계단이 있어 내려가면 해안길이 데크로 연결되어 있었다. 내려가진 않았지만 멀리서만 봐도 끝없이 펼쳐진 파란 바다가 가슴을 시원스럽게 만들었다.
고하도에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유달산에서 내렸다. 유달산 전망대를 보고 목포 야경을 봐야 한다는 언니 말을 듣고 앉아 쉬면서 1시간을 기다렸다. 서서히 떨어지는 일몰이 장관이었다. 어둑해지자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니 기다린 보람이 있을 만큼 도심의 야경이 화려했다. 바다와 도심의 야경이 한폭의 그림같이 어우러졌다. 겁이 많은 언니는 케이블카가 조금만 흔들거려도 얼굴이 일그러졌다.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북항으로 오니 그새 어두워졌다.
저녁은 숙소 근처에서 소갈비를 먹고 마지막 날 여행에 아쉬움을 달랬다. 숙소에 와서 잠들 때까지 재잘거린 네 자매 목포 여행에 너무 만족했다. 그 날 걸은 시간이 꽤 많아서인지 전 날보다 다들 피곤해서 금방 골아떨어졌다.
아침에 짐을 챙기고 비가 와서 일정을 다 취소해야 했지만 아침으로 먹은 백반이 너무 맛있어 아쉽지 않았다. 우리가 가려고 했던 목포역 근처의 백반집이 내부 수리 중이여서 택시 기사님이 소개해준 식당이었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전어 초무침과 동태탕. 고등어 구이와 조림으로 한 상이 차려져 푸짐한 아침을 먹었다. 전어초무침의 상큼함이 입안에서 오래 남았다. 가는 곳마다 인심이 넉넉하면서도 집밥처럼 맛있어 이번 여행의 식사는 모두 대만족이었다.
마지막 일정으로 목포에서 유명하다는 코롬빵 제과에 와서 커피와 달달한 빵을 먹으며 식구들에게 줄 빵을 한보따리씩 샀다. 비가 주룩주룩 내려 마지막 날이라 다행이다 싶었다. 얘기꽃을 피우다가 다시 KTX에 몸을 실으며 여정을 마쳤다.
목포 여행에서 느낀 것은 일단 음식이 너무 맛있었고 사람들이 매우 친절했다. 택시를 탈 때마다 기사 분들이 가이드처럼 친절히 목포 관광지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다. 목포는 부산에 비해 매우 작고 복잡하거나 번화하지 않은 소도시였다. 작은 도시라 택시를 이용해도 만 원 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었다. 택시 타고 다니기에 충분한 거리여서 편했고 정감 있고 아담한 곳이었다.
무엇보다 끈끈한 네 자매와 함께 한 여행이라 더 좋았던 목포였다. 부모님께서 남겨주신 무엇보다 소중한 유산인 자매들의 우애는 여행으로 한층 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