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아름다운 축복이다. 남이었던 둘이 이제 부모를 떠나 가정이란 공동체를 만들어가면서 혼자 하던 일을 둘이 하게 되면서 서로 힘이 되어주는 결혼은 진정한 독립이자 어른이 되는 길이다.
최수희 작가님의 <마흔, 체력이 능력> 이란 책에서 결혼이란 자기 경계와 상대방의 경계를 건드리지 않는 교집합 안에서 함께 삶을 이루는 것이라고 했다. 건강한 결혼생활을 위해선 나를 알고 상대방을 알고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10쌍중 4쌍이 이혼하거나 이혼하지 않아도 마지못해 살아서 1~2쌍 정도만 행복한 부부라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성격차이라고 하는데 좋았던 서로가 결혼 후 전혀 모르던 성격이 나오면서 관계가 나빠진다니 무엇이 문제일까.
결혼 전엔 허물이 있어도 서로 덮어준다. 콩깍지 덕분인진 몰라도 허물이 안 보일 수도 있고, 너그럽게 감싸주며 넘어갔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혼해서 함께 살다 보면 작은 습관. 서로 맞지 않는 생각들이 더 잘 보이고 매일 함께 하다 보면 작은 부딪힘들이 갈등으로 이어지고 현실 부부가 되면서 점점 콩깍지는 사라진다. 그때 조금씩 양보하거나 맞춰가지 않으면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된다.
요즘 <굿 파트너> 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시청한다. 이혼 전문 변호사가 직접 쓴 극본이라서 현실 이야기를 실감나게 그려내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가 됐다. 이혼의 사유도 다양하고, 그 끝은 치열하며 서로 생채기로 끝난다.
지난 주 소재였던 황혼 이혼을 제기한 60대 중년 여인의 이야기에 공감했다. 직업 군인인 남편은 매일 떠다줘야 물을 마시고, 성공한 자녀들은 자신들을 위해 사는 엄마를 당연하게 여긴다. 아내는 이제 심신이 지쳐 이혼이란 제도를 통해 자유를 찾으려고 한다. 그제서야 잘못을 안 가족들에게 엄마는 말한다.
"이제 좀 알아서 살라고. 할만큼 했다고. 소설가로 글을 쓰고 싶은 못다한 일을 하며 이젠 자신을 찾고 싶다" 라고 말이다.
결국 재산 분할과 졸혼으로 2년간의 조정 기간을 두고 그때도 이혼하고 싶다면 정리하는 걸로 합의를 마쳤다. 그제서야 부인에게 물을 떠다주며 쩔쩔 매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미소짓는 아내의 모습에 통쾌했다.
결혼은 두 남녀가 만나 함께 사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가족 관계가 확장되고 자녀까지 낳으면 그야말로 한 공동체가 되어 모든 걸 함께 해야 한다. 시댁. 친정. 부모로서의 역할이 늘어나는 일은 가장 힘든 일 중 하나이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하냐에 따라 달라진다.
30년을 살아보니 나도 결혼생활이 힘들 때가 있었다.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사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일과 육아의 병행 & 집안일, 챙겨야 할 가족이 늘면서 생기는 이런저런 걱정과 우환, 명절 & 경조사 등 해야 할 일과 책임이 늘 수밖에 없다. 혼자가 아닌 둘이 되고, 둘의 집안까지 얽히다 보면 그야말로 결혼은 정과 의리가 합쳐져 서로에 대한 책임을 다하며 흘러가는 것이다.
가족들이 늘다 보면 할 일이 많아진다. 그런 이유로 워킹맘이 대부분인 요즘 세대는 결혼은 하되 자녀 계획은 없다는 딩크족이나 한 자녀로 충분하다는 젊은 부부, 아예 결혼하지 않겠다는 비혼주의가 만연하고, 결혼 적령기도 없고 40대 초산도 늘고 있다.
남자는 경제적 이유, 여자는 혼자가 편하고 구속 받기 싫은 이유가 각각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 조사되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부부로 함께 아름답게 살아가는 두 남녀를 축복이 아닌 "고생 시작. 행복 끝." 으로 바라보니 점점 결혼을 기피하는 것이다.
난 결혼해서 얻은 것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먼저는 내가 아닌 우리가 되어 서로 힘든 일에 힘을 보탤 수 있으니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 자녀를 키우면서 처음 겪는 육아가 힘들어도 장성한 아이들로 부모 옆에서 든든히 서 있는 날이 생각보다 금방 다가온다.혼자였다면 이룰 수 없던 일들이다.
자녀들을 독립시키면 남는 것은 부부 뿐이다. 그런 부부가 등을 돌리거나 남처럼 살아서는 안 된다. 맞지 않더라도 조금씩 양보하며 접점을 찾아가면서 갈등을 줄여야 한다.
모든 걸 공유하고 모든 걸 주어도 아깝지 않은 공동체는 가족밖에 없다. 그런 가정을 포기하거나 짐짝처럼 생각하지 말고 힘들더라도 서로 존중하며 사랑으로 보듬어준다면 보다 나은 건강한 가정생활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