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괴테는 "세상은 아이들의 것" 이라고 했지만 아이들의 세상은 녹록지 않다. 마음껏 뛰어놀아야 할 나이에 학업에, 학원에, 숙제에 치여산다. 머리를 식힐 때라곤 스마트폰밖에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너도 나도 손에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 이유이다. 거기에 아이들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태권도장에서 5살 아이를 훈육한다는 이유로 매트에 거꾸로 20여 분간 세워두어 질식 사망한 일은 부모들을 경악케 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도 모자란 작은 아이들을 훈육이란 이름으로 학대. 폭행하는 어른들에게 화가 치민다. 양심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아동학대로 스러져간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온다. 더군다나 부모에 의한 학대는 더 지울 수 없는 상처이다. 양부모에 의한 아동 학대가 다수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친부모의 아동학대도 끊이지 않아 모성도 부성도 없는 금수보다 못한 어른에겐 부모란 이름이 아깝다.
원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부모를 선택할 수도 없는데, 누군 사랑받고 귀하게 자라는데 누군가는 두렵고 서럽고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힘없는 아이들에게 감당하기 힘들고 너무 가혹하다.
누구의 잘못일까. 부모를 잘못 만난 아이들 잘못일까. 주변의 관심 부족일까. 허술한 사회 제도의 문제일까. 아동학대 기사를 접할 때면 분노가 치밀고 마음이 아려온다.
입양되어 양모에게 학대받고 온몸이 멍든 채 어린이집에서 멍하니 앉아있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하늘로 가버린 가여운 아이 소식은 한동안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온 장기가 다 파열될 정도로 학대받았다는 뉴스에 국민들은 치를 떨었고 아이를 키워본 엄마들은 울분을 토했다. 양부는 사실을 알고도 방치해서 둘 다 구속 수감 되어 높은 형량을 받은 끔찍한 사건이었다. 아이의 마지막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모든 걸 체념한 듯 힘없이 축 쳐져 멍하니 앉아있던 그 모습이 한동안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더 놀라운 사실은 양부모가 엘리트여서 입양기관에서도 입양을 잘 간 케이스였다는 것이다. 충분한 심사를 거쳐 입양 부모를 매칭 했을 텐데도 이런 참혹한 일이 벌어졌다니 어이가 없다.
부모를 선택해 태어날 수도 없는데 친부모에게는 버림받고 양부모에게는 학대받고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으로서 너무 미안하다. 천사 품에 따뜻하게 안겨 고통 없는 천국에서 살기를 바란다. 다음에는 꼭 좋은 부모에게서 태어나 많은 사랑 받으라는 말밖에는 어떤 것도 대신 할 수 없다.
빈번히 들리는 아동 학대 뉴스에 참담하다. 아무 것도 모르는 힘 없고 약한 소중하고 어린 생명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무책임한 어른들의 희생양이 되어 무참히 짓밟혀지는 소식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2개월 된 아기가 단지 운다는 이유로 친부에게 던져져 목숨을 잃는 사건도 있었다. 우는 것 밖에는 감정표현을 할 수 없는 어린 아기가 울었다는 이유로 생명을 잃었다는 사실이 기막혔다. 자신 때문에 태어난 자식을 도대체 무엇이 모성애와 부성애를 잃게 하는지. 동물도 제 새끼들을 돌보는데 인면수심의 인간들을 만드는지.
양형이 10년형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더 화가 난다. 살해가 아닌 아동 학대치사 혐의가 적용되어 4년형을 받았다. 목도 못 가누는 2개월 아기를 던지는 행동이 살해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인지. 아동학대치사도 많아야 7년이란다.
한 살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친모와 지인의 폭행으로 숨졌는데 그들은 15년형을 선고 받았다.
생후 6개월 된 아기를 15층에서 떨어뜨려 살해한 친모가 7년형을 받았다. 정신과 치료 전력이 있고 남편과 갈등 문제도 인정 되고 남편도 선처해 달라고 해서 내려진 양형이라고 한다. 그 양형이 과연 합당한가. 자격도 책임감도 없는 부모라면 아이를 낳아서는 안 되고, 아이를 보호하지 못하는 사회 구조도 바뀌어야 한다.
태어나서 자라보지도 못한 그 생명들을 지켜주지도 못하면서 제대로 처벌도 하지 않는 이 나라 법은 누구를 위한 법인지. 태완이법. 원영이법이 만들어졌어도 아동 학대 저벌이 강한 선진국을 따라가려면 아직도 멀었다. 그러면서 저출산을 걱정하고 아이들이 나라의 미래라고 말하니 개탄스러울 뿐이다.
아이들은 물 주고 햇빛 받으면 잘 자라지만 그렇지 못하면 시들어버리는 화초와 같다. 잘 가꾸고 사랑 주어 빛이 나고 성장하게 만드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자 아이들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건 어른들과 우리 사회의 몫이다.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데 부끄러운 어른들의 자화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