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온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생각보다 짧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이상하게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리즈라는 도시에 와서 벌써 두 번의 이사를 했다.
임시 숙소에서 진짜 숙소로 옮겨가는 동안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게 힘든 건 아니었다.
오히려 더 힘들었던 건 ‘이 집이 내 집이다’라는 확신이 아직 들지 않는 것,
그 낯선 감정이었다.
결과적으로 지금 사는 집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역시 영국의 월세는 비싸다.
런던도 아닌데 한 달에 90만 원에서 95만 원 정도.
게다가 이게 싼 편이라니 놀랍다.
내 주변 한국인 친구들은 대부분 150만 원에서 200만 원 정도를 낸다고 한다.
가끔은 정말 궁금하다.
다들 그 돈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나는 지금 이 월세도 꽤 비싸다고 느끼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비교에 흔들리진 않는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던 이유도, 사실은 이별의 후유증 때문이었다.
돌이켜보면 참 감사하다.
그 사람과 헤어진 건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었다.
힘들었지만 결국 그 시간 덕분에 나는 더 단단해졌으니까.
영국 생활은, 당연히 쉽지 않다.
겉으로 보기엔 여행 온 것 같고, 여유롭게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하루하루가 고군분투다.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여기서 살아보니 ‘잘한다’의 기준이 완전히 다르다는 걸 느꼈다.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으니
오늘도 어떻게든 버티고, 적응하고, 조금씩 나아간다.
힘듦은 결국 지나가게 되어 있다.
이 모든 과정이 언젠가 내 이야기가 될 테니까.
잘살자, 나답게.
그리고 사실… 새로운 이슈가 하나 생겼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하려 한다.
브런치의 좋은 점은,
이렇게 그때의 감정과 생각을 글로 남겨
나중에 다시 곱씹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 다음 글도 꽤 흥미로울 것 같다.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