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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칙전달자 May 21. 2022

먹고 자는 것이 의미하는 바

먹고 자는 것이 의미하는 바      


인간이 아무리 영웅적이고 신적 특성이 있다 해도 음식을 우물거리고 씹는 과정이 있어야 하죠. 대소변도 보아야 하고 방귀도 뀌어야하죠. 때, 눈꼽, 꼬딱지 등등의 배설물들을 처리하기 위해 매일 씻어야 하죠. 아무리 고명한 사제나 학자, 재판관 할 것 없이 예외가 없습니다. 때 되면 비실비실 하면서 쓰러져 하루에 몇 시간씩이나 시체처럼 누워있어야 하죠. 인권을 존중한다는 말에는 이런 행동들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보장해준다는 의미도 있죠. 경우에 따라 치열한 전투 중에도 적에게 “우리 밥도 먹고 잠도 자고 하면서 싸우자”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부대가 어떤 마을에 2,3일간 훈련 가는 경우 트럭에 여러 개의 이동용 화장을 실어서 간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훈련이 끝났을 때 그 마을은 배설물과 그 냄새로 여러 날 고생을 한다고 합니다. 드라마나 영화장면에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장면을 비춰주는 경우는 거의 없죠. 누구나 예외 없이 하는 행동인데요.      


인간 생활에 있어 인프라란 특히 배설물을 처리하는 시스템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아름다운 장면들은 아니므로 현장이나 영상으로 잘 노출되지 않죠.      


먹고 씻고 입고 화장하는 등등의 신체와 관련된 활동을 다 하고 인간들은 어떤 일을 합니까? 예술 오락과 관련된 문화활동, 직업이나 봉사와 관련된 생산 및 서비스활동, 연구 개발 조사 토론 집필 강의와 같은 학술 혹은 창작적 활동, 묵상 기도와 같은 영적 활동 등등이 있을까요?     


모든 활동에는 공간 및 시간이 필요하고 신체 부위와 도구들이 필요하죠, 인간은 이러한 한계가 있습니다.      


논리적으로 큰 비약을 한다면 통치자가 되어 천하를 호령해 보겠다든지 어떤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 사람들에게 열렬한 영광을 받아보겠다든지 하는 그릇된 야심은 위에 언급된 한계들을 인식하지 못하는 주제넘음에 기인한다는 것입니다.      


인간들이 서로 간에 할 수 있는 것은 사랑뿐입니다. 사랑과 조화를 이루는 행동만을 해야할   뿐인 것이죠. 섬기는 정신만을 가져야하는 것입니다. 먹고 화장실 가는 일을 반드시 해야한다는 것의 의미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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