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다고 하는 것
물질계는 정신계의 모사라고 했듯이 인간이라는 개체는 여러 기관계로 되어 있고 그중 소화기관계에는 위, 장, 간 등이 속해 있는데 인간의 영적인 몸도 그러합니다. 물론 신체적인 기관은 태어날 때 지니고 있는 상태이지만 영적인 기관은 잠재적으로만 있다가 교육을 받으면서 생기죠. 교육받지 않으면 생기지 않습니다. 인간의 영적 몸에는 믿음기관계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영적인 기관이란 인간이 의식하지 못해도 물론 분명히 존재하고 작동하는데 신장이나 간장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해도 존재하고 작동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믿음 기관계에는 적어도 세 가지 기관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숭배성 혹은 숭배욕이라고 합니다. 언어기관계에는 언어중추라는 것이 있어서 여자는 하루에 6천 단어, 남자는 하루에 2천 단어를 구사하여야 편하게 잘 수 있다고 하죠. 마찬가지로 인간은 이 숭배욕이 만족되어야 마음이 편한데 이러한 성향은 통치자들이 권좌를 유지하는데 잘 이용하죠. 비행을 많이 저지르는 통치자라도 있는 게 낫다고 하는 것이죠. 특히 북한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전장에서 황제폐하 만세 하면서 죽는 군인들이 있죠. 이스라엘도 눈에 보이는 숭배의 대상이 필요했기에 보이지 않는 신 대신에 인간왕을 요구했죠. 감각할 수 있는 매개가 필요하기에 각종 동상, 신상, 우상 등등 숭배물이나 숭배보조물들이 있습니다. 마리아 상의 발가락에 입을 맞추며 숭배욕을 만족시키는 것이죠. 약간 차이는 있지만 종교성이라는 것도 있는데 대동소이하며 언어중추처럼 여자들이 더 강하다고 합니다.
인간은 뭔가 숭배해야 하는데 무신론, 유물론, 진화론자들도 해당됩니다. 이념이나 국가를 숭배한다든지 나는 내 주먹을 믿어 하면서 무력을 숭배하죠. 성서에서는 공산주의자들이 무력의 신을 숭배한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핵무기 만드는데 지극정성을 들이죠. 또 한 아주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돈이죠. 배금주의라는 말이 알려 주듯이 오늘날 돈은 거의 숭배의 대상입니다. 과학이 뭐든지 해결해 줄 것이라는 그런 믿음인 과학만능주의라는 것이 있죠. 사람은 알든 모르던 유무형의 숭배의 대상이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종교적 신앙이라는 것입니다. 이 개념은 성서에는 없습니다. 성서에 사용되는 믿음이란 행동의 원리로써 주저 없이 즉각적으로 행동으로 옮겨지는 무의식적 차원에 이르기까지 깊이 배어 있는 확신입니다. 운전을 하면 말보다 편하고 빠르게 어떤 목적지에 데려다 줄 것이라는 무의식적인 확신하에 운전이라는 행동을 하는 것과 같죠. 먹어야 힘을 낼 수 있겠기에 먹는 행동을 하는 것처럼요. 성서에 언급된 사람들은 이런 믿음이 있어 생활에서 전파를 중심으로 한 믿음 생활을 한 것이죠.
언행으로 봐서는 뭘 믿는지 몰라서 "넌 종교가 뭐니?" 혹은 "뭘 믿니?" 하고 물었을 때 "응, 나 예수 믿어"라고 한다면 그것은 실상은 거짓말이며 적어도 성서에서 말하는 믿음은 아닌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유신론자들은 실제로 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의 모든 기독교인들도 그러합니다. 그저 관념적인 신앙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요.
모든 부정적인 믿음도 믿음입니다. 진화론을 믿든지 그것이 틀렸다고 믿든지 아니면 그것이 어떻든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믿든지 어떤 종류의 믿음이든 있는 것이죠. 그리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사람은 그 믿음에 따라 행동합니다. 즉 긍정적 믿음에 따라 혹은 부정적 믿음에 따라 즉 믿는 대로 혹은 믿지 않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죠. 행동의 원천으로서 혹은 종교적 관념으로서 믿음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다른 하나는 대상에 대한 신뢰로서의 믿음입니다. "나는 그 사람이 결코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에 대해 목숨걸 수 있어" 하는 믿음이죠. "회사가 삼성전자인데 돈이 없어서 월급을 주지 못하는 일은 결코 없지"와 같은 것이죠.
의식이 있는 인간은 누구나 믿음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얼마나 충실하냐 부실하냐가 관건인 것이죠. 즉 건강해서 정상적이고 올바르고 원활하게 작용되느냐 하는 것이죠.
대개 사람들에게는 영적인 몸이라는 인식이 없습니다. 영적인 몸이 구체적으로 어떤 기관계로 되어 있는지 아는 사람도 거의 없어서 그 한 단편을 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