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밤

폐지 줍는 노인

by 진화정


가난한 밤

(폐지 줍는 노인)


밤마실 나왔다

폐지 줍는 노인을 본다

늙고 여윈 그가

점포 앞에 놓인

폐지를 모은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

더러운 돈 안 만지고

밤늦도록 그렇게

왠지 지나는 발걸음이

무겁고 불편하다


남의 일 같지 않아

그렇지만 딱히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서

바닥만 보고 걷는다


신랑에게 넌지시 말하니

그가 한쪽 팔도 없단다

괜히 더 신경 쓰이고

마음 한편이 답답하다

가난은 누구 탓도 아닌데


그저 어쩌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못 할 각자의 사정이

하나씩 있는 거겠지

너무 슬퍼 말아야지


다시 그를 마주치면

편의점에 들러

빵이랑 우유라도

대접해 봐야지

그 정도는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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