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다

희극

by 진화정


다행이다

(희극)


인생이 희극이라서

정말 다행이다


만약 이게 비극이라면

지금 여기 내가 있을까


날마다 눈물로 책망으로

밤을 지새운다면


마음 놓고 웃으며

연인을 바라볼 수 없다면


재앙을 만나 어쩔 수 없이

벌거벗은 채 굶어야 한다면


그래도 재미없는 세상을

탓하며 세월을 소비할까


가진 것도 별로 없어

넘어지고 일어서는 어릿광대


그래도 믿음 소망 사랑

결코 버릴 수 없네


극도의 짜릿한 스릴

누구도 예상 못한 대반전


모두가 꿈꾸는 시나리오

교묘한 속임수를 벗어나


평범한 일상에서 생겨난

아주 조그만 틈새 사이로


부드럽고 시원한 바람이

끝없이 불어오네


술 없이도 난 놀 수 있

담배 없이도 난 숨을 쉬네


때로 지루해도 괜찮아

잠깐 허락된 낭만적 일탈


그 안에서 누리는 자유

여유롭게 누비는 거리


내 장르가 희극이라

너무 다행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흔한 애들 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