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 대하여
유령
(말에 대하여)
말에도 발이 달렸다
하루아침에 천리도 달린다
아니 지구를 몇 바퀴 돌고 돈다
말은 수명도 길다
태어나기 전부터 나를 말한다
아니 모든 것을 이미 외친다
말의 무덤에 고요히 넣어도
말은 쉬이 잠들지 않는다
아니 무덤 밖을 어슬렁 거린다
지금도 말은 움직인다
아니 내 눈앞을 지난다
아니 네 등 뒤에 서있다
소소한 다소 느린 발걸음, 그래도 좋아라. 그저 바람에 나부끼는 방패연처럼, 여기 이렇게 나빌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