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각을 끝맺음 할 필요가 없는 이유
우리는 마음이 힘들면 더욱 작은 것에도 의미부여를 하게 된다.
나는 이 현상이 생존 본능이라고 믿고 있다.
점점 정신적으로 고통이 깊어질수록,
“이 마음은 어디에서 온 거지?”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말했을까?”
“왜 이렇게 힘들지?”
이런 생각들이 마음을 휘휘 저어놓고, 결국 나를 아프게 한다.
이럴 때 우리는 생각을 멈추는 법을 알아야 한다.
나의 경우, 흔들리는 마음이 계속 답을 달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래서 생각의 끝맺음을 찾으러 떠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나는 새벽 내내 잠을 자지 못하고,
머리를 싸매고 답의 행방을 좇았다.
그 결과 얻은 건 불면증과 피로감이었다.
몸은 지쳤고, 뇌는 멈추지 않았다.
그 상태로 내린 결론도 좋지 않았다.
“내가 힘든 건, 이 시스템 때문이야.”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가 잘못된 거야.”
“저 사람은 공감 능력이 떨어져.”
그렇게라도 스스로 답을 만들어주면
잠시 마음은 가라앉는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답대로 세상을 보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부처의 이야기 중에 ‘공(空)’이 있다.
공이란 사람과 사물, 감정과 생각을
‘내 것’이라고 움켜쥐지 않고
비워진 마음으로 바라보는 걸 뜻한다.
재밌는 점은,
내 직업인 공간디자이너의 ‘공(空)’도 같은 한자라는 사실이다.
공간을 다루며 살고 있으면서도,
등잔 밑이 어둡게
나는 힘들수록 온갖 것에 의미부여를 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흙탕물 같은 마음이 가라앉고 나서야,
나는 깨달았다.
의미부여는 결국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내 생각은 생각보다 광활하지 않다.
남의 속은 알 수 없다.
그리고 더 안 좋은 사실은,
내가 정한 결론대로 시선이 굳어진다는 것이다.
부처의 말처럼 ‘공’하게 바라보자.
힘들수록 의미부여 대신
있는 그대로를 보자.
그게 더 아름다운 세상을 지낼 수 있는 힘이 아닐까.
나는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