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장려 정책의 그늘

Screenshot 2026-03-04 at 11.51.56 AM.png 출처: 뉴스원

개강을 맞아 어제 첫 수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평소보다 학생들이 수업 중에 휴대폰을 자주 들여다보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수업이 끝난 뒤 안면이 있는 학생 한 명에게 장난스럽게 “오늘 왜 이렇게 휴대폰을 많이 보냐”고 물어보니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미국의 이란 침공 여파로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자신이 들고 있던 종목들이 급락해 계속 확인하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업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지난 9개월 동안 주식시장이 기록적으로 상승할 때도 그렇고 어제와 오늘처럼 급락할 때도 그렇고,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역시 휴대폰으로 주식 앱을 확인하느라 본업에 얼마나 집중하기 어려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일반 국민들의 부동산 투자를 억제하고 주식 투자를 장려하는 정책 기조가 분명히 보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부분에서 조금 불안을 느껴왔습니다. 부동산은 흔히 안전자산으로 취급되고 거래 빈도도 주식보다 낮기 때문에 가격 변동이 상대적으로 완만한 편입니다. 반면 주식은 본질적으로 변동성이 큰 초고위험 자산입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주식 투자를 장려하는 정책들이 이어졌고, 실제로 기록적인 주식시장 상승이 나타나면서 정책은 어느정도 성공하였습니다. 그러나 어제와 오늘처럼 시장이 급락하는 상황을 겪어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주식이라는 자산이 가진 위험성을 다시 체감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앞으로 시장이 다시 회복하고 더 상승하더라도, 주식의 변동성이 크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외부 변수에 매우 취약합니다. 이번 미국의 이란 침공 사태로 시장이 크게 흔들린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국내 정책당국이나 정치권이 아무리 노력해도 국제 정세나 글로벌 금융 환경처럼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 시장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들에게 주식 투자를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정책을 펼친다면, 그만큼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부담도 결국 개인 투자자들이 떠안게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변동성이 큰 자산에 월급의 상당 부분이나 개인 자산의 큰 몫을 넣어 둔 사람이라면 주식 앱을 수시로 들여다보게 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릅니다. 가격이 조금만 움직여도 내 자산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라면, 시장을 계속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사람의 본능적인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일상이 된다면 다른 문제도 생깁니다.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에도 시세를 확인하고, 작은 변동에도 마음이 흔들린다면 결국 본업에 집중하기 어려워지고 생산성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개인의 일상과 업무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투자 활동을 넘어 사회 전체의 효율성과도 연결되는 문제일 수 있습니다.


부동산 같은 비효율적인 자산에 과도하게 쏠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분산시키는 정책 방향 자체는 분명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기업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가 투자와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고, 자본시장이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식 투자를 지나치게 장려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주식은 본질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가진 위험 자산이고, 특히 우리나라처럼 외부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는 시장에서는 그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주식이 초고위험 자산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신중하게 투자하도록 하는 것이며, 정부 역시 투자 기회를 넓히는 것과 동시에 그 위험에 대한 인식을 균형 있게 전달하는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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