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윤주모의 1인분 12만원, 왜 논란인가

Screenshot 2026-01-09 at 10.05.16 AM.png 출처: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2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흑백요리사 시즌 2에 출연해 소박한 한식 요리를 선보였던 윤주모는 방송 이후 자신의 식당에서 1인분에 12만 원으로 가격을 인상하며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화면 속 정갈하고 담백한 음식의 인상과 달리 실제 가격이 공개되자, ‘과한 가격 인상’이라는 논란이 빠르게 확산됐다. 비슷한 논란은 다른 영역에서도 반복된다. 380만 원짜리 디올 가방의 원가가 단돈 8만 원에 불과하다는 기사가 나오며 큰 화제가 되었고, 치킨 가격이 2만 원, 3만 원의 벽을 넘을 때마다 가격 논란은 어김없이 따라붙는다. 음식이든 명품이든 가격이 오르면 논쟁은 자연스럽게 시작된다.


하지만 이런 가격 논란의 상당 부분은 애초에 출발점부터 잘못 짚고 있다. 가격은 국민 정서의 문제가 아니며, 그 재화나 서비스의 원가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가격은 결국 수요와 공급의 문제다. 어떤 재화든 그것을 원하는 사람이 많고,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공급이 제한적이라면 가격이 오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지 않으면 될 뿐, 가격이 높다는 사실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 되면 안된다.


윤주모의 가격 결정 역시 경제적으로 보면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는 지난 흑백요리사 시즌 1의 사례를 통해, 방송이 방영되기 시작하면 출연자의 식당이 단기간에 화제의 중심에 서고 예약이 수개월씩 밀린다는 점을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시즌 2 출연 이후 자신의 식당에 대한 수요 역시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해방촌에 위치한 식당의 물리적 규모를 고려하면, 단기간에 좌석 수나 회전율을 크게 늘려 공급을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수요는 급증할 것이 분명한데 공급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면, 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가장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대응이다. 이런 판단은 탐욕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가격으로 조정하는 전형적인 시장 논리에 가깝다. 윤주모가 가격을 12만 원으로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대기가 넘친다면, 이후 20만 원이나 30만 원으로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는 것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될 이유는 없다. 가격을 올렸는데도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면, 시장 신호는 명확하다. 가격이 아직 충분히 조정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만약 30만 원으로 가격을 책정했음에도 예약이 계속해서 꽉 찬다면, 그보다 더 높은 가격을 설정하는 것 또한 경제적으로는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가격은 수요를 억제하고 제한된 공급을 배분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이 과정은 탐욕의 문제가 아니라, 희소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가격이 높아질수록 일부 수요는 자연스럽게 걸러지고, 그 결과 공급자는 제한된 자원을 가장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자에게 제공하게 된다. 이것이 시장이 작동하는 기본 원리다. 가격 인상 그 자체를 도덕이나 국민 정서의 문제로 접근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시장이 아니라 감정으로 가격을 평가하게 된다. 그 결과는 항상 비효율로 이어진다. 초과 수요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추운 겨울에도 식당 앞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선다. 그 시간 동안 누군가는 일을 할 수도 있었고, 다른 소비를 할 수도 있었으며,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줄 서는 시간은 아무런 부가가치를 만들지 못한다. 가격 대신 대기로 자원을 배분하는 순간 경제는 덜 움직이게 된다.


물론 현대 사회는 경제적 효율성만을 기준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시장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것과 별개로, 우리는 점점 더 평등이라는 가치를 함께 고려한다. 윤주모가 가격을 1인분에 30만 원으로 올릴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가격을 부담하지 못해 식사를 포기해야 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접근성의 측면에서 평등에 어긋난다고 느껴질 수 있다. 다만 여기서 구분해야 할 점이 있다. 평등의 문제는 가격이 형성되는 과정의 문제라기보다, 사회가 어떤 재화를 공공적으로 보장할 것인가의 문제에 가깝다. 모든 재화와 서비스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접근 가능해야 할 필요는 없다. 가격을 통해 배분되는 사적 재화와, 사회가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할 공공 영역을 구분하지 않으면 논의는 쉽게 감정으로 흐르게 된다.


이제는 가격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그만 보고 싶다. 가격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분노하고, 원가나 정서를 들이대며 옳고 그름을 재단하는 논의는 생산적이지 않다. 누군가의 가격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사지 않으면 된다. 그것이 시장에서 소비자가 행사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선택이다. 사지 않으면 수요는 줄어들고, 가격을 책정한 사람은 결국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 가격을 내렸는데도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 가격은 더 내려갈 것이다. 그리고 그 가격이 원가보다 낮아지는 순간에야 비로소 원가의 논리가 경제적 선택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그 가게는 시장에서 퇴출된다. 이것이 가격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가격은 도덕의 언어가 아니라 선택의 결과다. 가격 논란을 반복하는 사회는 가격이 잘못된 사회가 아니라, 아직 시장의 작동 원리를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한 사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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