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두쫀쿠 때문에 난리입니다. 두쫀쿠 재고가 있다는 카페 앞에는 이 강추위에도 새벽부터 긴 줄이 늘어서고 두쫀쿠 하나를 먹기 위해 몇 시간을 운전해 멀리까지 다녀왔다는 후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따라하는 마음이 인간의 본성이라고는 하지만 연돈 돈까스를 먹기 위해 추운 겨울날 전날 저녁부터 텐트를 치면서 까지 줄을 서고, 허니버터칩을 사기 위해 이마트 앞에 새벽부터 줄을 섰던 장면들을 떠올리면 한국 소비자들의 열정은 매번 놀라울 정도입니다.
이런 두쫀쿠 열풍은 지금 우리나라의 주식시장과도 묘하게 겹쳐 보입니다. 남들이 좋다고 하면 더 관심이 쏠리고, 주변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 성향이 금융시장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최근 ‘요즘은 주식이 좋다’는 말이 퍼지고, ‘삼성전자가 더 간다’는 기대가 확산되면서 이를 따라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행동재무학에서 말하는 군집행동, 즉 herding behavior가 최근 시장 상승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미국에서 10년 넘게 생활했고, 미국에도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이 많으며 인기 있는 매장 앞에 줄을 서는 문화도 흔합니다. 그럼에도 체감상 한국은 이런 군집행동의 강도가 한 단계 더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느껴집니다.
이 군집효과가 긍정적으로 발현될 때도 있습니다. IMF 시기의 금모으기 운동처럼 사회 전체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며 위기를 극복한 사례도 있었고, 코로나 시기 마스크 착용이나 방역 협조처럼 집단 행동이 빠르게 정착되며 성과를 만든 경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군집행동이 부정적으로 발현되면 비효율과 극단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돈까스 한 접시를 먹기 위해 전날 밤부터 시간을 통째로 소비하며 줄을 서는 일이 반복되고,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행동 양식’처럼 굳어지기도 합니다. 저는 더 나아가, 한국 사회의 압도적으로 낮은 출산율 역시 여러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지만, 분위기와 집단 심리가 결혼 및 출산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전체가 특정 선택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순간, 개인의 판단 역시 그 흐름에서 자유로워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참 많은 유행이 지나갔습니다. 저 역시 대왕카스테라가 나오는 시간을 맞춰 일부러 가게를 찾아간 적이 있고, 굳이 쉴 필요도 없는데 소떡소떡 하나 먹으려고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어간 적도 있습니다. 마라탕을 먹고 다음 날 배가 아픈데도 또 시켰고, 단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탕후루를 주문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런데 유행이라는 것은 늘 비슷한 방식으로 끝납니다. 시간이 지나면 관심이 식고, 소비는 빠르게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집앞 상가에 대왕카스테라집이 들어왔다가 어느새 명랑핫도그 집으로 바뀌고, 다시 탕후루집으로 바뀌었다가, 또 요아정으로 금세 간판이 바뀌는 풍경은 이제 익숙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더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만약 최근 우리 주식시장의 상승이 펀더멘털의 개선보다 군집효과, 즉 분위기에 더 크게 기대고 있었다면, 상승의 속도만큼이나 하락 역시 유행처럼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유행은 뜨거운 만큼 식는 것도 빠릅니다. 그리고 시장에서 기대가 빠져나가는 속도는 기대가 쌓이는 속도보다 더 빠를 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코로나 시기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이름 아래 개인 자금이 시장으로 급격히 유입되며 주가가 단숨에 치솟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기업 실적과 성장성이 기대만큼 따라주지 못하자 열기는 빠르게 식었고, 시장은 몇 년간 박스권에 갇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그때의 경험은 상승을 만든 힘이 펀더멘털이 아니라 심리와 유동성에 가까울수록, 조정 역시 생각보다 차갑고 길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지금의 강한 주식시장 분위기는 단순히 즐기고 끝낼 일이 아니라, 오히려 제대로 활용해야 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유행처럼 만들어진 상승은 유행처럼 꺼질 수 있지만, 그 기간 동안 기업이 실적과 경쟁력으로 펀더멘털을 쌓아 올린다면 상승은 일시적인 열기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가치로 남을 수 있습니다.
기업은 높은 밸류에이션과 시장의 관심이 유지되는 지금,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를 통해 실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정부 역시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정책에 집중하기보다,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 환경을 정비하고 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방향에서 보조 역할을 해야 합니다. 주식시장이 좋을 때 만들어야 하는 것은 더 높은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를 지탱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