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주식시장의 분위기가 뜨겁습니다. 코스피는 새 정권 출범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며 한때 꿈의 숫자처럼 여겨졌던 오천피를 목전에 두고 있고, 삼성전자 역시 십만전자를 넘어 이제는 십오만전자의 턱밑까지 다가올 정도로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달 동안 한국 증시는 주요 선진국 가운데서도 두드러지는 성과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주식시장은 정말 우리가 체감하는 만큼 크게 오른 것일까요?
위에 그래프를 보시죠. 파란선은 2020년 1월 1일부터 지금까지 코스피 지수를 나타낸 것입니다. 그림만 봐도 특히 2025년에 들어 코스피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상당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를 반드시 점검해야 합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코스피는 원화로 표시된 숫자입니다. 즉 코스피가 올랐다는 사실이 곧바로 한국 자산의 실질 가치가 그만큼 상승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같은 기간 원화의 가치, 즉 원달러 환율도 크게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황선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황선은 환율이 2020년 1월 1일 수준에서 고정되어 있었다면 코스피가 어느 정도였을까를 계산해 본 값입니다. 2020년 1월 1일 원달러 환율은 1,219원이었는데,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80원을 상회합니다. 즉 지금은 1달러를 사기 위해 원화를 260원 이상 더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며, 그만큼 원화의 가치가 하락했다는 뜻입니다. 주황선은 바로 이러한 원화 가치 하락을 반영해 코스피를 다시 환산한 결과입니다.
두 선의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특히 최근들어 그 괴리는 더욱 커집니다. 현재 코스피는 오천피에 근접해 있지만, 환율을 2020년 초 수준으로 고정해 계산하면 코스피는 사천피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같은 방식으로 삼성전자에 적용해 보아도, 환율을 반영한 삼성전자 주가는 10만 원을 겨우 넘는 수준입니다. 물론 수년간 2,000포인트대에 갇혀 있던 코스피가 4,000포인트를 바라본다는 것 자체가 결코 작은 변화는 아닙니다. ‘십만전자’ 역시 우리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꿈에만 그리던 숫자입니다. 그만큼 한국 기업들의 가치가 상승했고, 시장의 기대도 이전과는 달라졌으며, 주식시장을 띄우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한 가지 질문은 남습니다. 이렇게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국면에서도 왜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원화보다 달러를 선호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원화에 대한 신뢰가 쉽게 회복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구조적인 문제가 누적된 것은 아닌지 한 번 더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른 것이 우리 삶과 무슨 상관 있는지 궁금하시면 제 전 글을 참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