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 나쁜 X ?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볼 때마다 아내는 내게 말합니다. 제니가 밉고 답답해서 보기 싫다고. 아내의 말처럼 제니는 어릴 때 겪은 일로 평생을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닙니다. 그렇게 막살다 힘이 들면 불쑥 포레스트를 찾아오고 한동안 그의 곁에 머물다 이내 바람처럼 떠납니다.

나는 그녀가 아파서 그러는 거라고 말합니다. 어릴 적 언니와 함께 아빠에게 성폭행당하며 살았던 그녀, 경찰의 도움으로 할머니와 캠핑카에서 자란 그녀는 마음에 병이 걸린 채 아프게 살다 보니 그런 거라고 말해 줍니다.

오늘 영화 대본을 보고 둘의 관계를 이해하게 됐습니다.

FORREST

She was my most special friend. My only friend.

JENNY

Dear God, make me a bird so I can fly far, far, far away from here.

포레스트의 것은 성인이 된 그의 회상이고, 제니의 것은 어린 그녀의 기도입니다.

그의 유일한 친구, 그러나 새가 되어 멀리 떠나고 싶었던 그녀.

둘은 시작부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을까요?

어쨌건 나는 제니를 미워할 수 없겠어요. 영화에서 그녀를 빼버리면 포레스트 너무 불쌍하잖아요.

로맨스 없는 연애 없는 인생은 너무 슬프잖아요.

연애하려고 사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