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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이 다리는

뱅만 불짜리 다리

by Hi jingyoo

20대 초반인 그는 자기 양 뺨을 번갈아 때리며 소리친다.


“초원이는 에버랜드에 가고 싶어요. 초원이는 에버랜드에 가고 싶어요. 초원이는 에버랜드에 가고 싶어요. 초원이는 에버랜드에 가고 싶어요. 초원이는 에버랜드에 가고 싶어요.”


“초원이는 수영 더 하고 싶어요. 초원이는 수영 더 하고 싶어요. 초원이는 수영 더 하고 싶어요. 초원이는 수영 더 하고 싶어요. 초원이는 수영 더 하고 싶어요.”



정신 질환은 크게 정신지체와 정신장애로 나뉜다.


정신지체는 지능의 발달이 뒤처진 것을 말하고, 영화 말아톤의 주인공 초원이나 포레스트 검프가 여기 해당한다.


정신장애는 지적 능력에 이상 없이 비정상적인 심리상태를 질병이나 장애로 본다.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만이나 러브액츄얼리 로라 리니가 정신병원에서 봉양하고 있는 오빠가 해당한다.


영화에서 포레스트 검프는 지능지수 5가 부족하여 일반 학교 진학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는데 그의 엄마는 교장과의 뜨거운 면담으로 이를 극복한다. 포레스트는 지능이 떨어질 뿐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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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레인맨이나 러브 액츄얼리의 그들은 격리시설에서 거주한다. 때로 그들은 갑작스런 공격성을 보이고 자해를 하기도 한다. 자폐증의 경우 사회적 상호작용 장애, 의사소통장애, 반복적 행동의 세 가지 증상이 특징이다.



분열형 인격 장애는 가까운 인간관계에 강렬한 불편함을 느끼고 이에 대한 수용력이 제한된 패턴의 만연함, 왜곡된 사고 및 인지 방식, 그리고 괴상한(이상한) 행동을 특징으로 한다고 한다.


풀어 말하면, 패턴의 만연함이나 왜곡된 사고 및 인지 방식 등은 그 사람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니 타인이 알 수 없다. 다만 괴상하거나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경우 옆에서는 강렬한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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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는 세 커플이 있다. 부자 커플 둘과 모녀 커플 하나. 그들은 모두 아이들이 장애를 갖고 있다. 아이들은 모두 20대 초반으로 보이고 포레스트나 초원이와 비슷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다.


그러나 한 부자 커플은 사정이 좀 다른데, 포레스트나 초원이라고 하기에는 아이가 괴상한 행동을 많이 하고 있다. 글머리에서 나오는 에버랜드에 가고 싶던 이 친구는 항상 소리를 지르거나 반복해서 말하거나 자해를 한다. 환복을 하던 락커에서, 샤워를 하던 샤워장에서, 수영을 하는 도중에도 그는 항상 괴상한 행동으로 주위를 놀라게 한다.


그 친구보다 작은 그의 부친은 자식의 발작 증세를 대할 때 언제나 무덤덤한 표정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아주 가끔은 난감하거나 어렵거나 화난 표정을 보이곤 한다. 자식이 물리적인 공격성을 보일 때는 더 힘들어한다.


왜 그러지 않겠는가. 다른 두 아이만 보아도 그들은 둘 다 조용하고 밝고 명랑하다. 공격성을 보이지도 괴상한 행동을 하지도 않는다. 그들에 비해 그 친구는 한시도 조용히 있는 법이 없고 주위를 긴장시키고 있는데 이런 행동은 고쳐질 가능성은 없는데다 이제 아이는 아빠보다 덩치가 커졌고 아빠는 매일매일 늙어갈 것이다. 그 아이가 죽거나 가족들이 모두 죽을 때까지 고단한 그들의 일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장애인을 대할 때 비장애인과 똑같이 대한다. 휠체어를 밀어 도울만한 상황에 놓인 장애인이 있을 때, 말도 없이 그의 휠체어를 밀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지 먼저 물은 후 그에 동의한다면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괴상한 행동을 하는 그 친구를 대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가 어떤 이상행동을 보일지도 모르겠고 그런 상황에서 나는 도망을 할지 그를 제압해야할지 한걸음 빠져 방관해야할지 그 스트레스의 상황에서 내가 어떤 태도로 설지 알지 못한다.


다만, 쏟아지는 온갖 시선을 뚫고 용감히 수영장에 아들을 데리고 등장하는 그 아버지에게는 감사와 위로의 마음을 담아 열렬한 응원을 드린다. 아픈 아들로 인한 고단한 일상을 외면하지도 도망하지도 않고 꿋꿋이 아들을 위해 담담한 표정으로 하루하루 살고 계신 그 분께 감사와 존경을 드린다. 힘내시길 빌고 항상 좋은 일만 있으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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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한심한 짓으로 부모를 난감하게 만드는 부족한 자식을 가진 부모들에게 그래도 자식이 아프지는 않으니 그걸로 됐다는 생각도, 저렇게 아픈 자식이 내게 왔다면 나는 저렇게 잘 해내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도, 그래서 내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시련을 인내하며 아이 옆을 잘 지켜내는 대견한 그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복잡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모두 담아 아픈 가족을 보살피며 살고 계시는 세상 모든 이들께 감사와 위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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