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16. 특별한 스승의 날

항상 해마다 스승의 날을 쉬는 날로 하면 좋은 텐데를 생각해 본다.

by 석양지가

어릴 때 내 꿈은 선생님 되는 거였어 눈망울 초롱한 아이들과 만나고 싶었어

아직도 내 꿈은 좋은 선생님 되는 거 헐벗은 아이들 싸안은 못한 자락으로

창 밖에는 햇살이 언제나 교실에 가득한 살아가는 얘기 들려주는 시골학교의 나뭇잎 내 나는 계집아이들의 먹머루빛 사내아이들의 선생님

나는 자라서 내 꿈대로 선생님이 되었다

그러나 하루 종일 아이들에게 침묵과 순종을 강요하는 험한 얼굴로 소리치며 재미없는 시험 문제만 풀어주는 그런 선생이 되려던 것은 아니었다 옳지 않은 줄 알면서도 그럴듯하게 아이들을 속여 넘기는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편에 서지 못하고 억압하고 짓누르는 자의 편에 선 선생이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아직도 내 꿈은 아이들의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물살 흔들리는 아이들의 징검다리 되고파

길을 묻는 아이들 지팡이가 되고 싶어라

푸른 보리처럼 자라나는 아이들 위하여 거름 되는 봄 흙이 되고파

[어릴 때 내 꿈은 중에서. 도종환]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1964년 청소년 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의 학생들이 스승을 찾아뵈면서 그 유래가 되어 시작된 스승의 날 존경받고 존중받던 그날이 이제는 여러 가지 교권침해와 학교 현장의 소란스러움으로 그 색이 퇴색되어 차라리 그냥 휴일로 지정해서 출근을 안 하는 것이 좋다는 말들이 나온다. 교권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여 교원의 사기진작과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하여 지정된 날이 어쩌다가 이런 날이 되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한 달 전부터 스승의 날을 자축하고 기념하기 위해 준비했다. 교장 선생님께 작년 스승의 날에 무엇을 하셨는지 물어봤고 소소하게 1인당 만오천 원 정도의 호두과자를 선물하셨다고 했다. 교장 선생님께 이번 스승의 날에는 커피트럭을 부르는 것을 건의했으며, 교장선생님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해서 1인당 만원 정도로 커피차를 예약했다.

[학교 후문 쪽 화단 옆에 조용히 자리 잡고 준비 중인 커피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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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와 츄르스 쿠키를 받고 행복해하는 3학년 선생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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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함에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는 우리들의 모습에 “우린 참 소박한 교사들이구나?”라는 생각에 입가에 나도 모를 웃음이 돌았다. 어떤 선생님은 “교감선생님 교직 인생 30년 만에 이런 이벤트는 처음입니다. 행복해요”

또 어떤 젊은 선생님은 “교감선생님 연예인이 된 기분입니다”라는 말에

“ 우리 선생님들이 진정 연예인입니다.”라고 화답해 드렸다.

학교 담장에 빨갛게 피어오르는 넝쿨장미처럼 우리 선생님들의 가슴에 피어 있는 아이들을 향한 열정이 더욱 빨갛게 피어오르는 하루였던 것 같아 안 먹어도 배부른 하루였다. 내년 스승의 날에는 어떤 이벤트로 우리 선생님들의 잠시나마 하루의 행복을 드릴 수 있을까? 이렇게 서로 행복해하고 공감하고 이해하는 학교문화가 되었으면 좋겠고 우리 아이들 역시 스승을 공경하고 우리 선생님들은 제자들을 존중하는 학교가 되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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