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3. 그 겨울의 나프탈렌

나는 후각이 매우 예민한 편이다. 나프틀랜을 극도로 싫어한다.

by 석양지가

나는 후각이 매우 예민한 편이다.

그리고 무엇인 가 안 좋은 냄새가 나는 것을 극도록 싫어한다.

가끔은 집에서 샤워를 하고 나와 목욕탕 앞에 있는 수건 정리함에서 수건을 꺼내 항상 습관적으로

나의 코로 가져가 냄새를 맡곤 한다. 그때마다 집사람은 "유별을 떤다"라고 잔소리를 한방 먹인다.

내가 체육교사로 학교에서 근무할 때도 한여름 수업을 하고 나면 혹시나 내 옷에서 땀냄새가 나는 것은 아닐까 해서 윗도리를 오전과 오후로 갈아입으면서 수업을 했던 기억이 있다.

나는 방향제도 너무 좋아한다.

가끔 대형 마트로 장을 보러 가면 항상 꼭 들렸던 곳이 있다.

차량용품판매 하는 곳의 방향제 코너와 "자연주의"라는 코너에서 방향제 코너를 항상 들러 차량용 방향제를 습관적으로 구입한다.

나는 향수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향수의 스타일은 달콤한 향과 시원한 향을 좋아한다.

가끔 집 사람과 "올리브영" 가게 되면 향수 코너에서 꼭 시향을 해본다. 그리고 조른다 향수 하나 사달라고

화장대 위에 나의 향수가 아마도 십여 가지 정도가 된다.

내가 이렇게 후각이 발달하고 향기를 좋아하게 된 것이 아마도 나의 중학생 때의 일이었던 듯하다.

1986년 경 나는 서울 도봉동에 위치한 도봉중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우리 집은 5명 남짓의 작은 단칸방이었고 그 방 안에서 아버지와 어머님 그리고 나 셋이 생활을 했다.

밥도 먹고 잠도 자고 공부도 하는 전천후 공간이었다.

나는 항상 내 옷에서 나는 냄새에 신경이 쓰였고 그 반참 냄새와 아버지의 술냄새의 꼬리꼬리한 냄새가 나는 것을 매우 신경 쓰고 있었다.

어느 날은 학교 앞에 살던 친구 "대규"네 집에 가게 되었다. 대규네는 단층의 단독주택에서 거실과 주방이 따로 있었으며 대규의 방이 따로 있는 내가 봤을 때 매우 부잣집이었다.

집 앞에는 대규 아버님이 개인택시를 세워도으시고 노란 조끼를 입고 세차를 하시고 계셨다.

대규 방에 들어 섰을 때 맡았던 그 집안의 향기는 우리 집의 향기와는 너무도 달랐다.

따뜻한 공기와 깨끗한 공기의 향이 너무 좋았고 대규방에 한가운데 위치한 책상과 그 옆 책장 위에는 프라모빌로 만들어진 로봇과 비행기 등의 장난감이 있었으며 책장에는 참고서가 빽빽하게 꽂혀 있었다.

부러움에 또 우리 집은 내 머릿속에 비교의 대상이 되었으며, 또다시 나는 나도 모르게 나의 좌측 팔을 끌어다 내 코에 살짝 대면서 대규네 집에서 나는 향기와 비교를 하였고 나도 모르게 내 옷에서 나는 그 냄새에 미간을 찌푸렸다.

대규네 집에서 돌아오는 길에 도봉시장을 지나오게 됐고 도봉시장 길옆에 수많은 물건을 좌판에 놓고 파는 아저씨가 있었다. 그 좌판을 구경하다 문득 나의 눈이 멈추는 물건이 있었고 꽃송이가 잔뜩 수놓아져 있고 그 비닐봉지 안에는 하얀 동그란 알맹이가 가득 들어 있었다.

가격도 오백 원으로 그리 비싼 편이 아니었고 내 주머니 속에 오백 원의 동전을 과감히 투자하면 마치 내 옷에서도 너무도 향기로운 꽃향기가 날 것만 같았다.

나는 그 봉지를 들어 올렸고 아저씨에게 거금 오백 원을 넘기고 집으로 신나게 돌아왔다.

그리고 그해 겨울에 입을 두꺼운 청잠바의 모든 주머니에 그 하얀 알알 이를 다 넣고 장롱 속에 넣어 두었다.

드디어 12월의 추위가 시작되었고 야심 차게 그 청잠바를 꺼내 입었다.

그 순간 나는 너무 역한 나프탈렌 의 냄새에 찬도 없이 먹어 치운 아침밥이 다 넘어 올지경이었으며

그제야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골에서 올라온 나는 그때까지 나프탈렌이 무엇인지 잘 알지도 못했었고 그저 겉봉지에 그려진 꽃송이를 보고 꽃향기가 날줄로만 알았던 것이다.

그해 겨우내 단벌 신사였던 나는 파란색 청잠바를 입고 이동식 화장실처럼 화장실에서 나는 나프탈렌 향을 풀풀 뿌려 대며 학교를 다녔고 내주변의 친구들은 나를 슬금슬금 피해 다녔다.

나는 비로서야 알게 되었다 그 집안의 향기는 하루아침에 나는 것이 아니라고

우리 집안의 향기는 술을 잔뜩 드시고 들어오신 아버지의 술냄새 그리고 기분 맞춰드리려 양말을 벗기고 술에 취해 흥얼거리던 아버지의 발을 닦아드릴 때 맡던 아버지의 발꼬락네 그리고 공장일을 힘들 게 마치고 오셔서 허겁지겁 저녁을 지으시던 어머님의 저녁밥 냄새, 그리고 그 작았던 연탄보일러 아궁이에서 피어오르던 연탄 냄새가 우리 집의 향기였던 듯하다.

가끔 나의 코의 후각이 그 가난했던 어릴 적의 향기가 그리울 때가 있다. 아마도 그때 당시 내가 맡았던 그 향기는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내가 살던 그 치열하고 너무도 가난했던 가난한 삶의 향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제 나도 50 중반이 넘었고 내게서는 인생의 어떤 향기가 나고 있을지?

인위적인 향기는 순간인 듯하다. 내 삶에서 어우러져 나는 중후한 삶의 향기가 났으면 좋겠다.

오늘도 그 향기가 베어 날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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