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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an shim Dec 12. 2023

글록, 권총의 대명사가 되다

(굴러온 돌이 터주대감 밀어내)


글록(Glock) 권총 –


권총의 아버지라 불리는 COLT는 리볼버(Revolver)의 회전원리를 증기선의 바퀴가 회전하는 데서 힌트를 얻어 제작을 했다. 증기선 배를 타면서 했던 경험이 아이디어의 기초가 되었다.

미국 경찰이 처음부터 총을 소지한 것은 아니다. 영국은 지금도 일반 경찰이 총기를 휴대하지 않는다. 1857년 경제공황이 발단되어 폭동이 발생했다. 당연히 무장 폭도들을 진압하기 위해서 총기를 지급했다. 흔히 폴리스 리볼버라고 불렸다. 초기 6 연발 장전 콜트 리볼버 권총이 그래서 만들어졌다. 최강자였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서부시대부터 이어온 리볼버가 대중의 인기를 받아왔다. 지금도 개인용 호신총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총기이다. 단 글록(Glock)이 미국 시장에 진입하기 전의 상황이었다. 그랬던 총기 트렌드가 이제 리볼버 대신 자동권총으로 바뀌었다. 변화의 주요 요인이 된 것 가운데 큰 부분이 다루기 쉽고 장탄 매거진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리볼버의 실린더에 장착하는 총탄의 수는 6개인데 이건 다 발사한 이후에는 탄을 새로 교체해야 한다. 말이 쉬어 교체가 쉽지 교전 중에 실탄을 새로 교체하고 발사를 하는 작업은 전투의 국면이 바뀌는 것이다.


이는 죽기 아니면 살기 식인 교전 중에는 아주 큰 의미를 갖는다. 총을 발사하는 미국 대부분의 경찰이나 범죄자들이 진압당하거나 죽는 상황은 바로 총탄을 다 소비한 이후에 발생한다. 공백기이다. 한국계 미국인 조승희가 대학교에서 벌린 32명 살인극도 글록 권총의 실탄을 갈아 끼우는 사이에 상황이 바뀌었다. 그만큼 사용자들은 대규모 탄창을 선호하는데 이것이 그들을 生命을 지켜준다고 믿고 있었다. 필요는 성공의 어머니다. 글록은 권총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사용자의 편의를 최대로 자극하는 대용량 장탄이 과거 리볼버에서는 불가했다. 글록은 초기 버전인 글록 17은 이 문제를 해결했다. 17이라는 숫자는 17번째 발명이라는 의미인데, 실탄이 장전된 숫자를 의미하기도 했다. 더 확장되어 대용량 추기 장탄도 가능했다. 장탄수가 19,23, 33 등으로 계속 매거진을 바꾸면 마치 소총처럼 바뀐다.





source.unsplash. 방아쇠 2중 안전장치


보통 한국사람들은 총기에 대해 특수한 직종에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잘 모른다. 미국인들은 그렇지 않다. 공공장소에서의 총기허가가 많은 주에서는 합법화되고 있다. 극단적으로 가정을 한다면 파티에 갈 때도 안주머니에 작은 권총을 차고 다리 정강이에도 더 작은 보충용 소형 권총을 넣고 술을 마시고 즐겁게 흥청댄다. 완전히 영화에서 본듯한 모습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총기가 발사되면 엎드려서 대응 사격을 한다. 이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해당된다. 십 대의 자녀들에게 생일 선물로 권총을 주는 부모들이 제법 된다. 이는 십대들의 총기오발 사고로 증명이 된다.


미국의 인구수를 능가하는 약 3 억정의 총기가 구석구석에 놓여있다. 차의 시트 하단, 사무실 서랍, 주방, 서재, 차고 등 온갖 데에 비치되어 있다. 또한 항상 즉각 사용상태로 약실에 장전되어 있다. 마치 서부극처럼 발사가 빠른 자가 승리하는 게임이다. 이게 그들의 실제 처한 주소이다. 어떤 주부는 동네 불량아이들이 용돈을 달라고 하자 권총을 빼 들고 유유히 걸었다고 한다. 물론 아이들은 줄행랑을 놓았고. 자동차 사고 사망자수보다 훨씬 더 많은 죽음은 이런 총탄에서 발생한다. 아무리 총기규제 이야기를 외쳐봐도 수정헌법 2조를 무력화시키지 못한다. 어떤 대통령도 못한다.


글록을 제작한 오스트리아인 개스톤 글록은 현대판 콜트인 셈이다. 그는 미국시장 진입을 추진한 총기판매상인 발터와 함께 미국 권총 시장을 평정했다. 이제 그들은 콜트를 넘어섰다. 원래 미국 총기시장은 그들만의 독점 시장이었다. 해외에서 온 자동차나 생필품 등이 요즘 미국시장을 점령한 것과 같은 이치였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식으로 이제는 외국업체가 미국 총기시장에 대거 몰려들고 있다. 그중 글록이 최대로 위협적인 강자가 되었다.


글록의 특징 아니 장점은 많다. 처음에 조금 작은 9mm 탄환을 쓴다. 타제품대비 부품도 가장 간단하고 가볍고 저렴하고 그럼에도 충분한 내구성을 갖추고 있다. 부품의 수도 가장 적고 무게 또한 타 권총과 비교가 안될 정도였다. 칼라시니코프가 만든 명품소총인 AK-47도 부품수가 적어 잔 고장이 없다. 주요 부품인 총열, 슬라이딩 장치, 스프링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포리머(polymer)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폴리머로 만들어서 그립감도 좋고 가볍고 반동을 일부 흡수하여 발사 정확도가 높아진다.


글록은 다른 총기에 없는 특별한 안전장치도 글록 기능을 크게 올렸다. 이중으로 된 특수한 2단계 안전장치인데 첫 단계 방아쇠를 살짝 누르면 방아쇠 공이가 풀리고 두 번째는 발사 메커니즘이 된다. 총기 문제 중 가장 큰 오발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  초기에 미국의 주류 총기제작자들은 글록을 보고 플라스틱 총이라고 비웃었다. 누가 싸구려 플라스틱 총기를 사겠느냐, 일순간 유행이라며 무시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들이 정부 산하 기관에 총기입찰에서 글록에게 계속 당하자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제 그들도 글록 총기를 카피하기에 이르렀다. 좀 창피하지만 어쩔 수없이 복제품을 만들게 되었다. 이제는 미국의 많은 총기 제작자들도 폴리머로 만든 자동권총을 생산하게 이른다. 당연히 글록의 특허침해로 소송을 당한 업체들도 생겼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건지 모르겠다.


미국상륙 초기에 글록은 주로 국가 법 집행기관을 위주로 공급을 했다. 경찰, 군, FBI 등이다. 이제는 더 큰 시장인 민수용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글록 5정이 팔리면 4정은 민수용이었다. 개인에게는 할인정책도 없으니 판매할수록 수익은 훨씬 좋아진다. 이제 글록은 미국 최고의 총기 메이커가 되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글록의 사례를 연구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수많은 영화에서도 글록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 크린트 이스트우드, 부루스 웰리스, 키아노 리브스, 덴젤 워싱톤 등이 글록과 함께 출연했다.


글록이 미국 총기시장에 진입해서 불과 30여 년 사이에 최고의 성공을 거두었고 가장 판매실적이 좋았다. 콜트나 S&W을 압도한 상태가 되었다. 주류가 오히려 후발주자의 권총을 모방했다. 글록의 성공에는 여러 위기가 항상 있었다. 여러 차례의 위기의 순간이 닥쳤지만 오히려 더 크게 판매가 늘어나는 기현상이 생겼다. 예를 들어 총기규제 법안을 놓고 여론이 비등하여 위기가 닥친 것으로 대비를 한다. 그런데 시장은 거꾸로 움직인다. 법안이 제정되기 전에 글록을 미리 구매하려는 대기 순번표를 주어야 할 정도로 매물부족 상태가 된다.


대학에서 총기 살상극이 발생했다. 어떤 미치광이가 글록 대용량 귄총을 사용해서 총기시장이 위축을 예상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오히려 글록에게 홍보를 해준 효과로 된다. 저런 총기를 나도 보유해야 내 생명을 지킨다는 아전인수 해석이 따른다. 다들 위기라 했는데 메이커는 최고의 이익을 내고 있었다. 언제나 그러했다. 한 번은 플라스틱 총기라 공항의 보안검색에서 걸리지 않는다 하여 국회 청문회도 열렸다. 그런데 다른 총기도 분해하면 공안 보안 검색을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이 문제는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 외부에 보이는 위기는 절대 그렇게 해석이 되질 않았다. 마케팅을 안 해도 되는 진짜 짱짱한 운으로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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