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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an shim Dec 22. 2023

활을 대체한 머스킷 소총

(활, 최종병기를 접다)

전혀 다른 세상의 도래  – 

 

시대적으로 보면 머스킷 소총은 그전까지 전 세계 전투에서 가장 대표적인 무기인 활을 대체한 기로 분류된다. 연대로는 약 16세기부터 쓰이기 시작되었다.


활을 제대로 쏘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년 정도의 숙달과정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통상 200 미터에 도달하는 장거리용 복합궁 활은 제대로 다루려면 적어도 수년 혹은 십 년 이상 노력해야 제대로 된 궁수가 된다. 그만큼 활은 어려운 과정이다. 이를 나중에 대체한 쇠뇌가 동양권 국가에서 오래 사용되었다. 몽골인들은 어려서부터 말과 활을 기본으로 다룰 줄 알았다. 즉 그들은 타고난 정예 전투요원이 되었다.


이에 비해 머스킷 소총은 빠르면 수일정도에 총기 사용법을 터득할 수 있다. 전투하는 군사 양성기간이 압도적으로 단축되었다. 머스킷 소총을 처음 접할 때 느끼는 총기의 폭발 소리와 후반동 정도만 극복하면 아주 빨리 사용법은 터득된다. 물론 현대적 총기와 비교하면 다루는 법이 다소 복잡하지만 적어도 활과 창을 능가하는 무기로서 의외로 다루기가 쉬었다.


쉽게 설명하면 총의 전면 총열부에 화약을 넣고 다음에 탄환을 넣는다. 그리고 긴 막대(ramload)로 눌러야 한다. 이것이 기본적 장전 과정이다. 그다음 화약접시에 밑화약을 붓고 부싯돌을 켜는 발화과정이 있다. 발화방식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발전이 된다. 매치락, 프린트락, 휠락, 그리고 퍼커션캡으로 발전되었다.  또한 총열 내부도 강선이 3회전으로 홈을 파서 발사 시 회전력을 갖게 되는 라이플식으로 점차 개선되었다. 파괴력은 활보다 약 10배가 더 강력했다. 150J vs. 1600J 정도이다.


프랑스군이 개발한 탄환 미니에 탄이 있다. 통상 꽉 끼는 탄환은 장전 시 밀어 넣어야 하는데 힘이 든다. 강선용으로 개발된 미니에 탄은 이에 맞게 잘 조절된 탄환이다. 일단 쉽게 밀어 넣지만 속이 파인 탄환 후면이 확장되어 이 부위가 강선에 맞게 늘어난다. 회전하여 탄두의 살상 효과도 커서 그때에는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머스킷 소총은 도입한 그 당시로서는 혁명적 총기로 인정되었지만 나름 많은 약점을 가진 소총이다. 먼저 머스킷에 대한 장단점을 대충 알아보기로 하자.


머스킷의 초기버전 화승총을 든 중국병사, 허리에 화약을 차고 있다. source, Wikimedia Commons


단점

1. 무겁다. 초기무게는 대략 5-7kg

2. 사거리가 그리 길지 않다. 초기 50-60m 이내

3. 명중률도 그다지 좋지 않다

4. 길어서 거추장스럽다. 총열만 122cm, 대검 부착 시 무척 길다

5. 비가 오면 화약을 쓸 수 없다. 전투 중단된다

6. 총기 제작비가 높다

7. 일제사격 시 유연화약 사용으로 앞이 안보임



장점

1. 총기사용 숙달과정이 빠르다

2. 관통력이 세다. 갑옷이나 방패를 뚫는다

3. 일제사격 시 적의 저지선이 쉽게 무너진다

4. 장전속도도 분당 2-3발 정도가 된다

5. 지속적 발사가 가능하다. 탄환 60발을 휴대

6. 계속 기술진보가 이루어졌다.

7. 전투방식(line battle)이 개발되어 근대 전으로 이어졌다.





머스킷총 P53 엔필드 소총


1853년 영국에서 개발된 머스킷 라이플 P53 소총이 가장 유명하다. 엔필드 조병창에서 나왔다 하여 붙인 이름이다. 크림전쟁, 세포이전쟁. 미국 남북전쟁등 시기에 가장 성능 좋은 화기로 인정받은 소총이다. 초기버전에서 계속 성능이 개선되었다. 총열에 3조 강선을 넣고 미니에 탄환을 사용했다. 가장 큰 발전은 발화화약 접시에 화약을 붓고 부싯돌로 폭발을 유도하는 불편을 대신하여 뇌관(뇌홍)을 사용했다. 퍼커션 캡(percussion cap) 발화방식인데 복잡한 발화과정을 아주 단순화시켰다. 또한 전장식(muzzle loading) 탄환장전 방식의 마지막 소총으로 이후부터는 후장식(breech loading) 장전으로 대체된다.


현재 모든 총포는 다 후장(또는 약실) 로딩방식이다. 서부영화 the good, the bad, the ugly에서 머스킷 소총으로 서로 말을 달리며 탄을 장전하고 발사하는 결투 씬에 등장한다. 퍼커션 머스킷 소총의 장전 및 발사장면이다. 리 반 클립이 전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머스킷 총탄을 입에 물고 화약을 붓고 막대봉을 사용하치 않고 말등에 개머리판을 내리쳐 탄환을 밀어 넣는 재미나는 장면이 나온다.


 

서부영화중 머스킷 소총으로 하는 결투장면, 복잡한 발사 과정이다 (the good/bad/ugly 중)


P53 엔필드 소총이 등장하여 전투의 패턴이 달라졌다. 전쟁 양상을 바꾼 총이다. 군사전략도 이에 맞추어  과거 전쟁의 근간을 완전히 바꾼 역사적 총기가 되었다. 흔히 근대전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머스킷병들이 보여주는 일열 근접전 전열이다. 열을 맞추고 전투를 한다 하여 소위 라인(line) 전투 대열이라 한다. 악기를 동원한 독전대도 출현했다. 이 전투 대형은 맥심 기관총과 대포가 등장하기 전까지 거의 모든 전투에서 보이는 기본전투 패턴이었다.

미 남북전쟁 때는 남북군 모두 이 소총을 주요 무기로 사용했다. 영국에서 수입한 수백만정 이상이다.



P53 엔필드 머스킷 소총과 관련된 비극적 에피소드가 있다. 바로 영국군이 세포이 군에게 제공한 엔필드 총탄이 연유가 되었다. 머스킷 탄환 장전. 발사의 속도를 높이려 정량의 화약을 종이 카트리지에 담았다. 카트리지는 제법 두꺼운 소형봉투로 안에 1회용 정량을 넣고 봉투는 비에 안전하게 유지를 발랐다.


문제는 이 유지였다. 총기를 지급받은 인도용병 세포이군은 이슬람교도와 힌두교도가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종교적 이유로 소기름과 돼지기름을 입에 접촉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현재도 그들은 비행기를 탈 때 예외 없이 no-beef와 no-pork meal을 먹는다. 스페셜 밀(special meal)중 힌두밀(hindu meal), 모슬렘밀(moslem meal)이라고 부른다.


그런 그들이 화약봉투를 입으로 먼저 찢어 장전을 해야 하는데 바로 그 봉투에 그들이 절대 접촉하면 안 되는 기름성분이 입에 접촉되어서 이다.

그들이 처음에 이런 문제제기를 여러 번 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자, 그들은 총기를 거꾸로 돌려 극렬한 저항을 했다. 흔히 말하는 ‘세포이(용병의 뜻) 항쟁’이다. 결과는 대포를 동원한 영국군대에 의해 잔인한 진압으로 종료되었다. 그 이후 인도는 영국이 맡아서 오랜 식민통치 국가가 된다. 양측의 입장은 달라 각각 반란, 독립전쟁으로 된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은 그 화약봉투 카트리지에 그 기름성분이 발라져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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