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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an shim Dec 27. 2023

말을 쓰다듬듯 총기도 그러하다

(총기에 대한 이해)


총기의 기본 메커니즘 이해


먼저 총기는 기본 메커니즘을 제대로 알아야 사용이 제대로 되고 또한 안전해진다. 눈으로 단순히 보아서는 이해의 수준이 미흡하다. 총은 일차적으로 손으로 만져 보아야 한다. 첫 대면에서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 오는 놈이 있다면 참 좋은 만남이 된다. 대부분의 총기는 손과 접촉부위인 나무로 만지는 촉감을 좋게 고려해서 제작을 했다. 재질도 가장 모양이 좋은 호두목 아랫부분을 잘라 개머리판을 만드는 것이다. 단지 목재의 강함만 보고 만든 것이 아니고 미적 감각 매우 중요하다. 명기들은 그리 만들어졌다. 


차가운 물성이 느껴지는 금속으로 손과의 접촉을 하는 경우는 없다. 일부 총기는 플라스틱 포리머(polymer)로 만든 권총과 군용 개머리판도 있지만 이는 특수 용도의 군사용 총기들이다.


다음번은 기능 작동을 보아야 할 것이다. 총탄을 넣지 않고 하는 가상 연동 메커니즘 작동이다. 그것이 작동 메커니즘을 알 수 있는 가장 기초가 된다. 고급 총기와 저급 총기는 금속부가 상호 연동되어 움직이는 소리부터 차이가 난다. 모래를 부을 때처럼 큰 잡음 없이 사각사각 움직이는 소리가 난다면 명기로 간주된다. 


노리쇠 몸통이 움직이는데 마치 철문 여닫는 소리가 난다면 이는 싸구려 대량생산 총기라는 반증이다. 만지는 촉감도 좋고 몸체 왕복 기능 시 듣기 좋은 작동음이 난다면 일단 사람의 호감을 받는다. 총기 구매를 하는 첫 단계에서 해보는 기능 시험이 된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조금 부족하다


이제 내부의 구성 설계를 조금 자세히 볼 과정이 남았다. 연결부위를 단순화한 기초분해를 해보면 훨씬 더 이해가 쉽다. 통상 2-3개의 분해 모듈로 된 연합체로 나뉜다. 권총은 더 간단하게 해체가 된다. 엽총은 총신의 길이를 줄이는 효과는 해체하여 보관에서 찾는다. 대부분 총신과 개머리판으로 기본 분해가 가능하다. 수평쌍대(side by side) 엽총의 경우는 전면부 하단 손잡이 부분도 쉽게 따로 나뉜다. 대부분의 총기는 이런 단순 해체가 기본적이다. 


대량생산을 통해 만들어진 군사용 총기 부품은 상호교환이 가능해진다. 한 기능이 안 되면 다른 총기에서 해당 부품을 모듈체로 바꾸면 제짝처럼 현장교체가 되고 정상작동이 된다. 민간 총기의 문제가 생겨도 메이커 AS 센터에 가서 해당 부품을 새로 교체하면 마치 새것처럼 잘 작동이 된다.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면 수리를 위해 전문가들이 분해하는 단계이다. 총기는 이제 그 부품의 수가 100여 개 이하로 된 것이 주종이 되고 있다. 고장이 나는 부위는 대체로 정해져 있다. 수평쌍대 엽총의 발사장치 공이를 때리는 역할을 하는 V자 모양의 스프링이 가장 많이 부서진다. 탄창을 밀어 올리는 회전 스프링도 그중 하나이다. 이처럼 공이 스프링의 탄성이 약해지면 자주 불발이 되는 경우도 생긴다. 


발사된 탄피를 외부로 이젝션(ejection)하는 칼귀가 잘 부러진다. 이런 것을 고치려면 완벽히 분해를 해보아야 한다. 실상 이 단계도 그리 어렵지 않다. 요즘은 총기 도해도가 자세히 나와있어 세부 분해 결합도 조금 눈썰미만 있으면 된다. 자세히 기본적 메커니즘을 이해한 전문가들은 특수한 해체 장비 없이 여러 총기를 분해하고 결합한다. 


유계두 수평쌍대 source : Vintage Gun  Journal 






그리고 마지막 단계가 있다. 직접 총탄을 넣고 사격을 해보아야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마지막 단계이다. 총기도 말처럼 기수에게 잘 맞는 말이 있듯이 총기 또한 그러하다.

 

마지막 최종 발사단계까지 수행이 되어야 완벽히 총기를 이해하는 경지에 들어선다. 구매 선택은 그다음이다. 어떤 사람은 한 두 달 총기를 사용 후에 이 총기는 나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다른 총기로 교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총기에 따라 반동도 조금씩 다르다. 반동을 줄이는 메커니즘도 제작사가 조금씩 달리하기 때문이다. 가스식(gas action)인 브라우닝 자동 5 연발은 보기에 좀 투박하지만 총열의 후진작동을 통해 반동이 줄어들게 설계되었다. 또한 총 구경(gauge), 총열의 길이도 반동에 영향을 준다. 특히 여성들은 총기 반동에 민감한 계층이다. 


사용목적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산악 지역에서 사용하는 총기와 해안지역에서 사용하는 총기는 대상 포획물이 다르다. 맹수가 되기도 꿩 사냥 혹은 청둥오리가 될 수도 있다. 사용하는 탄환만 달리 하는 것뿐만 아니라, 5 연발이냐 두발이 가능한 쌍대냐 하는 총기 자체의 선택 고려가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특정 총기의 사용 후에 손가락 통증을 심하게 느낀 경우도 있었다. 민감한 방아쇠울(trigger guard)에 중지 손가락이 밀착되어 계속 후반동 고통이 따른 것이다. 특히 처음 총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발사 시 손가락을 너무 방아쇠울에 밀착한 습관 탓이다. 이런 경우는 발사 시 손가락 위치교정을 습관화하던지 안되면 다른 총기로 교체해야 한다.


어떤 경우는 사격자의 신체에 따라 적합성이 다른 경우가 있다. 사람의 팔길이도 모두 다르니 견착 느낌도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떤 경우는 개머리판이 총열과 일정각도의 꺾어짐을 개인에게 맞추어 조정하는 것인데 심하게 안 맞으면 아예 새로 개머리판을 맞추어야 할 경우도 있다. 유사한 메이커들도 그들 총기가 갖는 특성이 조금씩 다르게 된 것은 그들의 고유 특성이다. 자기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것은 각자의 판단이다.




다른 기기와 마찬가지로 총기도 결국 사용자와 호흡을 같이 해야 가장 훌륭한 사용자가 된다. 말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세와 같다. 말에게 수고했다고 말 등을 쓰다듬어주고 그의 분신인양 깨끗이 목욕시키고 털을 빗겨 주기도 해야 그와 일체가 된다. 총 또한 매 사용 후에 총기 손질을 잘해주어야 한다. 기계는 항상 손질을 해야 상태를 알 수 있고 필요한 부위에 기름을 잘 쳐주어야 수명이 오래 연장된다. 빈 격발하며 듣는 딸깍 소리도 항상 같은 소리를 내는지를 구별해 내는 사람만이 그 기기의 진정한 소유주가 된다. 


유명한 사냥꾼은 아무리 힘든 사냥을 해도 그날 저녁에 그냥 잠을 자지 않는다. 총기를 손질하지 않고 하루 밤을 지나면 총열에 화약과 납 성분이 유착되는 확률이 더 많기 때문임을 그는 잘 알고 있다. 현대의 무연화약도 어쩔 수 없이 잔류성 찌끼는 남는다. 깨끗한 손질은 또한 기능을 점검하는 것을 포함한다. 다음날의 총기 상태는 전날 손질의 결과이다. 맹수 사냥의 경우 만에 하나 총기의 불발이 되고 맹수의 공격을 받을 때는 바로 천추의 한이 될 수도 있다. 사냥꾼의 삶을 유지하는 동반자와 같은 접대를 베풀어야 그의 진정한 친구가 되는 이치이다.



PS. 과거 총포사를 하던 시절 이야기이다. 조심을 하지만 자주 총기 오발이 생겨서 외부 천정 기와를 가끔 교체해야 했다. 천정 내부는 종이로 땜질을 하기도 했다. 약실에 실탄을 넣고 해 보는 작동 테스트 때문에 생기는 오발사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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