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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an shim Dec 09. 2023

모든 길은 이제 AI로 가네

(안 가본 길)


산업혁명기 vs. AI시대 비교 –

 

산업혁명기 영국의 스토리이다. 귀부인들이 고급 싸롱에 모여 여러 이야기를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유한 그룹은 그들끼리 모여 자기 지식과 교양을 과시한다. 한 부인이 “우리 집에 이번에 증기기관 스팀으로 움직이는 승강기를 설치하려 해. 그런데 설치하는 업자가 1/2 마력으로 한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3/4마력으로 해주세요라고 했단다. 어때, 이게 더 맞을 것 같지”.


그러자 또 다른 부인은 “언제 시간 나시면 우리 공장에 한번 와봐 바. 최신 설비로 바꾸었어. 공장 천장에 횃대를 돌려 수백 대의 방적기계를 돌리는데 공장에서 횃대 돌아가는 소리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나서 깜짝 놀랠 정도야. 어휴, 장난이 아니다니까”. 등등 그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


이 이야기는 내가 상상해서 지은 이야기다. 그런데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전부 합당하게 그 시대에 있었던 실제 이야기라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약 7-8 년 전에 알파고가 나와서 세상 변화의 맛보기를 보였는데 드디어 본 메뉴가 나온 느낌이다.




이제 이야기 무대를 21세기로 바꾸어 보자. 오늘 어제 신문을 보니 계속 인공지능 AI 이야기이다. 최근에 끈질기게 나오는 open AI 같은 인공지능 이야기는 이제 듣기에 식상할 정도까지 진화한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듯 모든 AI전문가들이 한 마디씩 훈수를 둔다. 유망 주식도 AI가 귀신처럼 알아맞춘다고 하고, 영어공부도 이젠 AI가 대세이고, 신문기사도 AI가 다해주고 의료수술도 AI가 더 잘해 준단다. 미래전쟁도 AI가 수행한다고 한다. 홍보 마케팅도 AI로 더 효과적으로 해 준다는 메일이 수도 없이 온다. 알다 보니 어쩐지 듣기 좋은 우리 아파트 안내 방송도 AI가 한다고 들었다.


AI에 연관된 재미난 이야기도 있다. 어떤 똘똘한 사람이 AI.com이라는 도메인을 등록했는데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인공지능 업체에서 수백억을 내고 이 도메인을 구매했다고 한다.


좋은 면만 있는 게 아니다. 걱정도 태산처럼 많이 들린다. 일자리는 모두 AI가 대체해 주니 사람들의 일이 점점 줄어드니 미래가 암울하단 다.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이 오니 기존 사회규범도 다 바뀌고 시급히 대책이 필요하다고 아우성이다. 기계를 부수는 러다이트 운동을 해야 하나 우려도 팽배하다. 골드만삭스 예측이 불길에 더욱 부채질을 해댄다. AI가 전 세계적으로 약 3억 개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고 그중 대부분이 화이트 칼라의 일자리라고 예측했다. 과거에는 기계가 힘든 3D를 대체했다면 이번에는 고학력자 들을 실직으로 떨게 하는 것이다.


나는 챗GPT 가 처음 등장할 때부터 흥미와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자주 이놈과 말장난도 하며 “이것은 어떨 것 같아, 저것은 무어야” 하며 기를 살려주며 놀았다. 한마디로 AI 사용자 수준에 서 있을 정도이지, 그가 앞으로 이끌 사회가 어찌 변할지 변화과정을 알지는 못했다.


컴퓨터가 처음 나올 때는 이렇게 세상을 흔들지는 않았다. 적어도 컴퓨터가 발전하는데 십 년 단위로 진화되었다. 그런데 지금 AI는 년이나 월단위로 놀라운 반전이 일어난다

불과 1년도 되기 전에 AI는 갑자기 전 인류를 덮쳤다. 덮쳤다는 표현이 다소 격할지는 몰라도 실상은 그 이상이다. 산업혁명기에 증기기관이 나와 동시대 유럽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던 현상 이상이다. 이차대전 확전은 강 건너 불 보던 미국을 한순간에 전쟁의 중심으로 내몬 충격정도가 아닐까.  





souce, unsplash



그럼 그 잘난 AI는 인류의 생활을 크게 발전시킬까, 혹은 더 나아가 '사람들은 이제 좀 빠지세요 제가 다 알아서 할게요' 하는 정도까지 갈까. 생각이 비약한다.

최근에 나온 항공기가 어느 정도인지 예를 들어 보겠다. 비행 중 초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 오면 항공기는 더 이상 인간의 통제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때는 비행기 컴퓨터가 스스로 조종사에게 '그만 손 떼세요(hands off)'라고 외치고는 스스로 절체절명의 위기상태에서 조종을 맡아서 하기 시작한다. 이판사판의 순간에는 어쩌면 스마트한 컴퓨터가 더 나을 수 있다.


그놈은 인간과 달리 전혀 당황하지도, 놀라지도, 등에 식은땀이 나지도 않는다. 인간은 극한상황이 닥치면 정신을 못 차리고 오히려 유치해질 수도 있다. 갑자기 극혼란이 닥치면 1+2를 잘 모르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이놈은 아무렇지도 않다. 오히려 침착하고 정해진 수순에 맞게 휘파람 불며 위기인 줄도 전혀 모를 정도로 잘 처리를 한다. 그리고 위기를 벗어나면 그때야 '기장님, 이제 조정을 하시지요' 하며 자리를 양보한다. 이야기는 상상이 아니다. 실제 현존하는 실험적(experimental) 항공기 스토리이다.


실제로 미래 군전투기에는 최악의 비상탈출 상황처럼 조종사가 생사의 기로에 있으면 그때부터 전투기 조작을 AI 가 한다. 조종석 캐노피를 부수고 조종사를 기체외부로 탈출시키고 지휘부에 이 상황을 전송하고 구조팀까지 부른다. 심지어 정신이 혼미한 낙하산에 매달린 조종사에게 정신 차리라는 외침까지 들러 준다. 나름대로 이것은 인간을 이롭게 하는 the good의 사례이다.




불과 1년 전인가 인공지능에 대해 농담적 언급을 한 적이 있다. 막 도입기였다. 어떤 작가가 사인회에서 사용하려고 인공지능에게 재미난 익살을 부탁했더니 한심한 익살 꾸러미를 풀어놨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지금은 완전히 다른 놈이 되어 나타났다.


Q 로봇은 남자를 만났을 때 뭐라고 말했을까요?  A 나는 로봇이다!

Q 로봇이 즐겨 듣는 밴드는?  A 메탈리카!

Q 로봇이 자석과 사랑에 빠진 이유는?  A 그는 자기 매력에 저항할 수 없었습니다!



끝으로 한마디 한다. AI 걱정하지 말자. 해봐야 거대한 시대 조류를 어찌할 방법이 없다. 어디로 튈지 알지 못하고 닥칠 불똥도 얼마나 뜨거운지 차가운지 모른다. 시작도 하기 전에 고민할 이유가 어디 있나. 바로 이때 담대하게 let it be 해야 한다. 어떤 어린이는 그가 커서 30년 후의 닥칠 미래로 잠을 이룰 수 없다면 그것이 진짜 문제가 아닐까. 혹시 유토피아가 닥쳐오는데 계속 우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디스토피아가 오는데 계속 웃고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둘 다 시대 예측에 실패한 인생이지만 후자가 조금 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미래를 모르고 현재에 충실하게 사는 것도 좋은 방편이다.


∼ Mother Mary comes to me,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Beet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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