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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an shim Dec 04. 2023

잘하면 성공한다고? 착각이다

(19세기 방식이 지금 통하나)


잘한다고 성공은 오지 않는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남보다 잘해야 성공한다고 다들 그리 알고 있다. 이 말은 잘 봐주면 반은 맞는 말이다. 더 정확한 만점짜리 답변은 이것이다. 남들과 달리 해야 한다는 것. 아마 19세기까지는 남보다 잘난 사람이 더 성공했을 것이다. 근데 세상은 근래에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이제 과거와 똑같은 방식으로 했다가는 쪽박 차기 십상이다.


21세기 글로벌 혁신 아이콘으로 불리는 성공자들을 보라. 그들은 잘난 면도 있지만 그들의 진정한 성공 견인력은 그들이 남들과 달리 해서 현재의 그 성공을 거머쥔 것이다. 결론은, 남과 달리해서 성공하니 그들이 잘나 보인다는 전후 순서의 착시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창조적 생각은 항상 똑같은 챗 바퀴를 돌리는 생활에 묻혀서는 만들어지기 아주 어렵다. 하루하루를 다르게 펼쳐야 새로운 발상도 쉽게 된다. 새해도 오니 한번 진중한 방법론을 생각해 정리해 본다. 참고로 모든 것에 정답은 없다. 개인에 따라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 정설이다. 성공한 자를 100% 카피해도 절대 같은 성공은 없다. 이상하다, 그들과 똑같이 했는데 왜 이리 결과가 다를까 해봐야 쓸모없는 푸념이다. 조물주는 처음부터 우리 인생을 그리 교묘하게 연출해 놓았다. 기가 막힌 이 세팅을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사람이 가는 동일한 길이 아니고 너만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이 오히려 재미있는 항해라 본다.




2024, 무엇을 달리 행할 것인가.


처음으로 해볼 것은 항상 만나는 사람들 그룹을 뛰어넘어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을 시도해 보아야 한다.  사람들이 가지는 기회와 환경조건은 너무나 천차만별하고 변화무쌍함을 쉽게 알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겪은 인생과 나의 인생이 어쩜 저 다지도 다를 수 있나 하는 거리감을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 


예를 들어 타인이 즐기는 취미. 운동. 관심사. 전문분야 등을 이야기하다 보면 아, 그런 세게도 있음을 알게 된다. 상호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은 물론 몰랐던 정보는 덤이다. 그들의 시각으로 상호 사물과 관점을 다르게 보면 이 또한 새로운 견식을 준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는 기회는 절대 시간을 낭비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견문도 넓어진다. 


낯선 세계와 다양한 세계를 섭렵해 보면 더 많은 이질적 환경을 만난다. 외국을 돌아다니는 것은 평생 익숙한 것과 다른 상이한 세계 속으로 공간이동 할 기회를 준다. 시간과 공간이동이 되는 머신을 타는 거다. 말하자면 평생 산속에만 있던 사람이 처음으로 바다로 가서 신체험을 한다고 하면 그는 전혀 다른 공간에 존재하는 거다.


자기가 몸담고 있는 분야의 책과 정보에만 계속 묻혀 있을 필요는 없다. 과감히 전혀 다른 주제를 찾아 마치 신선한 공기를 흡입하듯 새로운 호흡을 해보는 것도 특별한 시도가 될 것이다. 이제껏 못 보던 다른 정보에 접촉하면 전혀 다른 세계가 전개됨을 느낀다. 반드시 그곳에 오래 머물어야 그들의 문화를 폭넓게 이해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스쳐 지나가며 보는 국외자의 시선이 더 신선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안 해 보던 취미도 새로 시도하면 처음에는 어색하나 이내 새 맛이 든다. 함께 하는 동호회에서 새로운 친구도 생긴다. 나는 해외에 출장 가면 시간을 내어 박물관이나 전시관등을 참관하는 것이 취미가 되었다. 그리고 연극도 뮤지컬도 잘 모르지만 때로 볼 기회를 갖게 된다. 그쪽은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라 더 신선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가끔 이런 주장을 할 때가 있다. 우리와 전혀 다른 성향의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의견을 낸다. 모든 것을 반대로 하면 어떨까. 남자는 여자와 만나고, 나이 많으면 반대로 젊은 사람들의 대화를 하고, 돈이 많은 사람들은 돈 없는 사람들과 만나야 한다. 그래서 서로 반대되는 사람과 환경을 이해하고 다른 세상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이다. 


지역도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평형감각 유지에 필요하다는 거다. 내가 산을 좋아하면 거꾸로 물을 좋아하는 사람과 자주 접촉해야 비행기 날개처럼 좌우 균형을 잘 유지한다는 의미이다. 나는 말은 그리 하면서도 쉽게 반대성향의 사람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는 못했다. 






개인적 이야기를 조금 추가한다. 나는 직장생활에 잘 순응했다. 진급도 그대로 되었고 잘 적응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어쩌면 남들이 부러워할 정점에서 회사를 그만두었다. 쭉 해오던 일보다 이제 한번 다른 일을 해보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모두 반대하는 회사 사직을 그렇게 하고 말았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인데 하는 생각에서 조직의 탈출을 시도했다. 내 인생을 거대조직의 한 톱니바퀴가 되어 정년까지 남기가 싫어서였다. 찰리 채플린이 회전 톱니바퀴의 틈새에 끼여 고통받는 상황극을 이번에는 내가 스스로 하고 있었다. 


물론 회사는 조직을 위해 사람들을 쉼 없이 부리지만 또한 성장할 기회를 준다. 가족을 부양할 경제력. 개인 공간. 사회적 위상. 사람과 교류할 회의실. 나를 나타내는 명함, 세상을 볼 수 있는 출장기회. 다양한 정보. 그 분야 전문가가 될 여건 등을 제공한다.


나와보니 기존에 다니던 회사와 다른 환경이 하나 있었다. 가다 보니 무지개가 뜰지 진창이 올지 전혀 모르는 불확실한 길을 가는 것이다. 우리를 벗어난 가축은 그날 사냥을 해서 무엇을 얻어야 생존이 되는 환경이다. 이후 과거처럼 대기업에 다닌다는 규모의 자긍심은 없어졌지만 마음은 한결 자유롭다. 줄곧 매던 넥타이를 풀어놓으니 더 풍부한 공기 흡입이 가능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 못내 아쉬운 것이 있다. 왜 그때 좀 더 빨리 탈출을 시도하지 않았는지 용감성이 부족함을 탓하고 있다. 선배들이 가축이 우리를 벗어나면 무서운 야생 짐승의 먹이가 된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그랬을까. 

(*여기서 혼란을 막는 의미에서 말씀드립니다. 지금 저는 속세의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첨언합니다.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람은 성취 개념이 다르니까요, 하하)


일이란 마치 물길이 흘러 흘러가다가 높이가 있는 턱에 받치면 거기서 정주하여 일정기간 그곳에 터를 잡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경험을 했을 것 같다. 어릴 적 상상했던 일을 찾을 확률보다 우연성이 더 많이 결부된 결과이다. 새로운 일이 쉬울 리 없지만 꾸준히 나아가면 그럭저럭 밥을 먹는 현상유지가 되는 것이다. 지금 서 있는 자리는 나도 전혀 모르는 위치에 엉뚱하게 와 있다. 어찌 되었던 도중에 물방울처럼 소멸되지 않고 살았으니 조물주에게 고맙습니다 하고 큰절을 해야겠다. 


철이 드니 남은 세월이 나를 잡아당기는구나 하며 서글픔을 알기 시작한다. 그러나 계속 한정된 인생 탓만 해서는 존재 의미가 없다. 이렇게 핀치히터를 활용하면 어떨까. 내가 잘 쓰는 공식이 있다. Q=IT이다. 시간(T) 이 부족하면 강도(I)를 더 세게 하면 양(Q)은 같다는 사진술의 노출보존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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