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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an shim Mar 16. 2024

사막과 모래 이야기

(왜 사막이 생겼나)


사막, 조물주 벌을 받은 건가?


봄은 만물이 활동하는 좋은 계절인데 안 좋은 활동도 있다. 바로 황사가 온다. TV에서 이때는 사막을 다룬다.


사막에 대해 내려오는 서양 속담 이야기를 알아보자. 원래 조물주가 세상을 만들 때는 풀과 초목, 물 등의 우호환경을 조합하여 비옥한 땅을 주셨다. 당연히 사막은 없었다. 사람과 동물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그곳에서 공급받는 체계를 창조하셨다. 모두 효용가치가 있는 것 위주로 만드셨다. 그리고 세상을 관리하는 총괄 권한을 주시면서 인간에게 하나의 조건을 또한 붙였다. 죄를 짓지 말라는 의도에서 “너희가 죄를 하나 지을 때마다 하늘에서 모래를 하나씩 떨구어 주겠다” 고 하셨다.


이후 인간은 죄를 지었고 그때마다 한 톨씩 모래는 하늘에서 내려왔다. 인간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래 한 알갱이가 그다지 큰 벌인지 모르고서 계속 죄를 잉태하고 저질렀다. 그 후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는지 세상은 농사를 지을 땅이 아닌 점점 쓸모없는 사막이 늘어났다. 그게 지금 우리가 보는 늘어나는 사막이다. 사막을 너무 비하하는 것 같은 전래 이야기이다.


동양에도 사막에 대한 위그루어 속담이 있다. ‘낮에는 모래를 먹고 밤에는 모래를 덮고 잔다’. 모래는 사막 거주자 생활의 전부라는 말이다.


바람부는 사막 동영상, source Fixabay


나는 제법 많은 사막을 보아왔다. 처음에는 중동의 사막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프리카와 몽골사막 등을 봤고 미국 서부의 사막도 보았다. 사막을 본다는 것은 주로 2가지로 나눈다. 관광으로 알맹이 없는 껍질을 겨우 맛보는가 또는 정말로 사막의 중심에서 온전히 스스로를 던져 넣는가 이다. 전자는 그냥 아주 단기적 사막의 체취만을 보는 단계이다. 후자가 되어야 정말 사막을 보았다고 할 수 있다. 나의 경우도 전자에 준하는 경험이 많다. 그 지역을 차로 스쳐지나가며 보는 것이 많았다.


나는 사막에 들어가 그 중심에 도달한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한번 들어가면 고생길이란 걸 익히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상적으로 체험하는 사막투어로 대체 한 것이다. 실제로 사막이란 지형 자체가 인간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태생적으로 사막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그곳이 삶의 현장이지만 나는 우선 겁부터 난다. 사막은 들어가기도 쉽지 않고 또 빠져나오기는 더 쉽지 않다. 오죽했으면 사막 타크라마칸의 의미는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한다’는 위그루어 의미이다. 사람들이 사막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겁을 주기 위한 사전 경고가 아니고 오랜동안 경험칙에 의해 장구한 세월을 전래되어 온 실제의 이야기이다.


어디를 가던 일단 사막을 품은 지역은 우선 넓다. 그냥 모래만 쌓인 한정적 지역을 절대 사막으로 부르지 않는 전제이다. 통상 사람들이 사막을 연상하면 고운 사구의 언덕과 바람이 빗은 모래의 아름다운 결을 떠 올린다. 부드러운 곡선이 예술처럼 보이는 사막은 석양이 명암을 구분하여 횡으로 비추어주면 가히 환상적인 그림으로 비추어진다. 그래서 항공촬영으로 내려다본 사막 구릉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인다. 그냥 걸어가며 낙타 타며 보는 경치는 그 광활한 사막 중에서도 일부의 구간을 잠시 쇼트커트로 보는 것이다.


다른 형질의 사막도 많다. 고운 모래대신 황폐한 지형으로 덮인 사막도 있다. 주로 미국의 서부극에서 보는 황무지 사막 지역이다. 사실 미국 서부에서 보는 사막의 형태는 서부극 영화에서 봄직한 그대로 황무지가 대부분이다. 물론 아름다운 일부 지역은 고운 모래언덕도 있고 선인장과 조수아 나무가 있다. 중동이나 사하라사막 그리고 고비사막에 가야 다양한 고운 모래사막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나는 아직 사하라 사막은 가보지 못했다. 비행기를 타고 수단을 가며 사하라 지역을 내려다본 것뿐이다. 그것은 가도 가도 끝없는 사막의 크기만 알고 있다.  





근래에 몽골의 고비사막 지역을 며칠간 차로 종횡하며 광활한 땅을 느끼는 기회가 있었다. 황사의 발원지로 알고 있다. 고비지역에 있던 때에 사막의 모래언덕을 기어오르는 노동을 해 보았다. 모래도 지형에 따라 단단한 모래 지역이 있으나 언덕을 오르는 모래는 바람에 의해 수시로 언덕의 형태가 바뀐다. 이런 곳의 모래는 발이 푹푹 빠지는 지형이다. 모래언덕을 기어오르는데 발이 모래밭으로 빠져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오르기가 무척 어렵다. 보기에 그리 높지 않은 언덕을 다 못 오르며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혹은 도중에 쉬었다가 오르기도 한다.


바람을 받는 쪽은 모래가 쌓이는데 고개의 반대쪽에는 모래가 언덕을 타고 내려간다. 사막의 모래 언덕은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없던 언덕이 생기기도 하고 언덕의 모양이 이내 바뀐다. 흔하지는 않지만 사막에는 유사라는 무서운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마치 늪처럼 모래에 빠져 인마가 그 속으로 파묻혀 버리는 환경이다.


모래 사구는 바람의 친구이다. 불어오는 바람에 의해 계속 모양을 달리한다. 어제 찍은 사진이 완전히 달라져 있다. 완전히 당황할 일이다. 고비사막의 ‘노래하는 언덕’이라는 홍고링 엘스는 날아온 모래가 꼭짓점을 타고 내려오면서 나는 소리이다. 어떤 곳에서는 노랫소리보다도 조금 무서운 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기이한 소리를 낸다. 영어로 표현하면 ‘barking sand’ 마치 낮게 으르렁 거리는 소리와 같다.


한 번은 갑자기 세차게 바람이 불었다. 여름철이라 반바지 차림이었는데 다리를 때리는 모래의 채찍질이 제법 아프게 느껴질 정도였다. 때로 광풍이 몰아치면 그쪽을 향해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센 바람이 온몸을 때린다. 나중에 보니 온 머리에도 모래가 파편처럼 박혀있었다. 이 정도면 음식을 꺼내 놓고 먹는 것이 불가한 것 같다.


모래는 작용하는 주체에 의해 바다 모래와 사막의 모래로 나눈다. 얼핏 보기에 똑같은 모래처럼 보이나 모양도 다르고 또한 용도도 극히 다르다. 사막의 모래는 시멘트와 혼합하여 건축의 골재로 사용이 안된다. 형태가 윈형이고 고와서 바다 모래와는 생김이 다르다. 모서리가 닳아서 없다. 강 모래처럼 조금 형태가 거칠고 들쑥 날쑥 하게 날이 서 있어야 건축을 할 때 시멘트와 결합하여 안전도가 생기는 이유이다.

사막의 모래는 바람이 만들고 강의 모래는 물이 만드는데 그토록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모래시계로 시간을 잰다



모래 모양과 관련해서 뜬금없는 생각을 한다. 모래시계 속에 넣는 모래는 그럼 어느 쪽 모래를 담아야 할까. 조건은 시간이 잘 맞아야 한다. 바다 모래는 4각이 살아있어서 흐르는 시간의 속도에 차이가 생긴다. 시간이 늦다. 이를 사막의 모래로 대체하면 시간의 흐름이 일정해진다. 정답이다. 바로 사막 모래는 각이 사라진 둥근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모래시계의 좁아진 터널을 통과하는 차례와 순서가 군대 제식훈련 병사처럼 질서 정연하게 진행된다


PS.  전혀 새로운 경이를 찾는 이들이 사막으로 간다. 난생 처음 보는 환경에 빠져든다. 그것은 환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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