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독서 편향

물이 흐를 때 방향을 물어보고 흐르나

by evan s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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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을 또 봐도 되나


아마도 내가 제일 많이 본 책은 삼국지이다. 대학시절 방학 때에 의례 여러 권으로 된 전집을 독파해야 뭔가 하나를 완수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나의 방학용 필독서가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나오면 머릿속에 상상하는 서사와 영상을 일체화한다는 차원에서 꼭 보려고 했다. 그래서인지 가끔 블로그에 글을 쓸 때는 삼국지 서사를 인용하기도 했다. '제갈량 할아버지가 와도 안 되는 것이다' 나 '진짜 조조 같은 인물이네' 등의 언급을 인용한다.


또 러시아 고전은 거듭 읽어도 물리지 않는다. 특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다시 읽으면 언제나 새롭다. 처음에는 왜 그럴까 의문이 들었는데 이제 조금 이해가 된다. 시대에 따라 책 번역 수준도 많이 향상된다. 다른 번역자의 의해 새로운 해석이 되기도 하고 언어적 뉘앙스에 따라 마치 새로운 책처럼 느껴진다. 나는 과거에 취미로 러시아어를 공부를 해서인지 남들이 어렵다고 하는 등장인물의 러시아 인명들이 쉽게 기억되었다. 남성 명사가 쓰인 인명이 있으면 여성명사는 이렀게 변화하겠지 하는 상상도 한다. 예를 들어 고르바초프의 여성 명사는 고르바 초바가 되겠네 하는 쓸데없는 연상도 한다.


최근에 읽은 미국 작가의 장편소설이 있다. 에이모 토울스가 쓴 '모스크바의 신사'이다. 이 책도 소위 말하는 페이지 터너에 속하는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우연히 수년 전에 빌 게이츠가 추천한 책을 읽고서 재미를 붙였는데 그의 다른 소설을 계속 읽게 되었다. 장편인 '링컨 하이웨이' 도 읽어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나도 추천하고 싶다. 빌 게이츠는 어릴 적부터 독서 광이었는데 인생의 황혼에서도 계속 독서와 친구 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 내 책상에는 토울스가 쓴 '우아한 연인'이 있다. 이 책은 과거에 한번 보았는데 어떤 책에서 내용 언급을 해서 다시 한번 더 보는 중인데 전혀 후회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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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집중과 선택, 개인이 알아서 해면돼


내가 젊은 시절에 영문소설을 많이 보았다. 영문소설을 원어로 보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흥미성 여부이다. 흥미가 있어야 책을 다 볼 수 있다. 그래서 책을 구입하기 전에 책에 대한 전문가 평가서를 먼저 확인했다. 일단 재미가 붙으면 책의 볼륨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1,000 페이지 넘는 영문 윈서 소설도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다 보게 된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보니 1,000 페이지 넘는 영문소설이 많았다. 존 제이크스가 쓴 'Homeland' 도 있고 빅토르 유고의 '레미제러블', 제임스 미치너의 '텍사스', 그리고 더 두꺼운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등이다.


그런데 반대로 도중에 읽기를 포기한 책들도 있다.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이다. 우리가 의도적으로 참여하는 오페라, 연극, 공연,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책도 예술성도 중요하나 더 큰 참여 요인은 흥미 유발의 여부에 달려있다. 무엇을 보다가 도중에 포기한다면 그것을 만든 감독이나 저자는 반성을 해야 한다. 독자들을 실망시킨 기대 미 부응 벌이라도 받아야 할 것 같다.


나는 갈릴레이도 아인슈타인도 아니다. 따라서 특정의 전공 테마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그냥 발 가는 데로 책을 읽는다. 실상 책을 많이 보는 편이라 다음에 무엇을 볼까 내가 고민할 것 같은가. 천만의 말씀입니다. 책은 책을 추천합니다. 내가 근래에 본 많은 책들은 내가 임의로 선정한 도서보다 책의 저자들이 이런 책을 보세요 하면서 나에게 권유해서 본 책들이 대부분이다. 즉, 수준 높은 작가들이 스스로 먼저 보고 평가하여 추천한 책들이니 나는 수준 높은 그들의 추천과 권유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강의료 한 푼 들이지 않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수들의 개인교습을 받는 것이니 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내 스마트폰에는 이들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한 도서 약 50여 권의 리스트가 있다. 추천도서 리스트가 빈약해질 틈이 없다. 책을 보면 그들은 계속해서 볼 책 리스트를 던져 준다.


다른 한 가지 읽을 도서를 선정하는 방법은 사계 전문가들의 참고 문헌이나 인용 리스트에 있다. 그들은 친절하게도 그들이 도움을 받은 문헌 리스트를 우리에게 공개한다. 이것은 달리 말하면 조금 더 전문 수준이 되는 길을 알려주는 것이다.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니 믿고 그들을 따라가면 된다.



대학에서 전공을 하면 전공서적을 몇 권이나 볼 것 같은가. 여러분 다 경험하지 않았나. 불과 기십 권 정도의 전공서적 공부하고 에헴하며 그 분야의 전공을 했다고 하는 수준을 우리는 다 알고 있다. 나는 화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쥐뿔도 별로 화학의 지식을 잘 모른다. 오히려 지금은 다른 분야 책을 통해 경영, 경제, 무역, 항공 쪽에서 더 많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가끔 어떤 분야의 공부가 좋아서 독학으로 하신 분들을 많이 본다. 한평생 전공한 교수를 능가하는 수준이 된 경우도 봤다. 어떤 사람은 피라이드에 심취하여 그 분야 전문가가 되기도 하고 지역 역사에 몰두한 향토 전문 역사가가 된 경우를 보았다.


우리가 현재 활용 가능한 지식의 자료는 인류 역사상 가장 풍부 해졌다. 반드시 대학을 나와야 할 필요충분조건이 점차 약해졌다. 침팬지가 좋아서 혼자 독학으로 세계 제일의 침팬지 전문가가 된 제인 구달을 보면 누구나 이해가 된다. 환경 탓하지 마라. 동네 도서관만 충실히 이용해도 세계적으로 위대해질 수 있다. 빌 게이츠처럼. 최근에 동네 도서관은 내 어릴 적 대학 도서관만큼 많은 장서를 갖고 있다. 브라보.


특정 독서 테마를 정해 놓고 집중하여 독서해 보는 것도 좋은 습관이 된다. 최근 1년간 나는 칭기즈칸에 집중했다. 그의 자료는 나폴레옹에 비해선 너무 빈약했다. 여러 도서관을 진전하여 그곳에 있는 도서들을 다 보았다. 그래 봐야 수십 권 정도이다. 당분간은 더 집중해 보고 싶다.


첨언 : 독서는 가장 돈이 안 드는 취미이고 오락이다. 항상 나를 기다려주는 친구이다. 정신의 밥을 주는 무료 급식소이다. 더 많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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