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불편을 찾아가자

(익숙함과의 작별?)

by evan shim


동물들은 사냥을 할 때는 혼신의 힘을 쓴다. 그리고 배가 부르면 바닥에 누워 휴식을 하거나 잠을 즐긴다. 문제는 배를 채우는 활동에 비해 휴식 기간은 아주 길다는 데 있다. 같은 동물의 과에 속하는 사람은 어떠할까?

사람은 야생에 놓인 동물들과 상당히 차이가 난다.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은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 인간이 배만 채우려고 했다면 아마도 야생의 동물처럼 휴식 시간이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배는 채우지만 다른 것을 채우기 위한 노력도 더 열심히 하는 것이다.


저능한 차원의 본능적 활동보다 자아를 찾고 무리와 차별화를 하려는 노력이 더 가중되었다. 그래서 인간은 그의 지력에 의해 도구를 만들고 집단을 구성하며 사회성을 키워가는 노력을 더 열심히 하게 된다. 그런 노력의 결실이 현재 우리가 누리는 삶의 질로서 그 외의 동물과 다른 존재로 우뚝 섰다.


동물은 본능적으로 안전을 추구한다. 위협을 피하고, 익숙한 영역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본능이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달랐다. 호기심과 도전 정신은 우리의 DNA에 각인된 특성이다. 우리는 익숙한 세계에 그대로 머물기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


익숙함은 편안함을 주고, 불확실성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한다. 그러나 역사를 돌이켜보면, 인류의 발전은 늘 익숙함을 거부한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들은 안전한 영역을 벗어나 불안한 목표를 향해 나아갔고, 그 결과 오늘날의 세상이 탄생했다.


내가 생각하는 이 차이점이 동물과 우리를 완벽히 다른 존재로 자리매김한 것이라 본다. 익숙함은 그 자체로 편한 단계이다. 손에 익었고 몸에 익었고 그리고 머리에 잘 저장된 생활 패턴이다. 그대로 영원히 지속되어도 크게 불편함이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큰 이상을 꿈꾼다. 익숙함에서 벗어나려 한다. 편안하게 살던 익숙한 무대에서 벗어나면 무엇이 변할까.


모든 것이 불확실성의 세계로 진입한다. 이곳은 처음 가다 보니 아무런 생존 매뉴얼이 없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과정이다. 가는 길이 제대로 가는 것인지 죽는 길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그 길을 함께 따라가는 사람들이 서서히 불만을 제기한다. “그냥 과거로 돌아갑시다. 이 길이 아닌 것 같아요” 하며 이의를 제기한다. 안전지대로 다시 회귀하자는 것이다.


과거 길에서는 모든 것이 확실하고 그런대로 길이 잘 닦여져서 실수도 거의 없는 길이었다. 근데 왜 새로운 길을 가는지 알 수가 없다고 푸념을 한다. 가까운 가족이 반대하고 함께 그 길을 가자 하던 사람들도 드디어 등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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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에 황금을 찾아간다고 꿈에 부풀어 의기양양하게 출범했던 동료들이 도중에 반기를 들고 반란을 도모하기까지 하는 일도 있었다. 극지를 탐험하는 모험 탐험가들도 도중에 팀이 갈리고 비협조자가 되어 포기하는 사례도 있었다.


모험을 시작하는 자는 일단 용감한 사람들이다. 현상에 만족하지 않는 사람이다. 아니 더 큰 세계, 다른 세계를 꿈꾸는 사람들이다.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기억하는 모험가들이 있다.

인류의 첫 대항해 시대를 연 마젤란,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 우주를 향한 갈증을 품은 가가린은 모두 익숙한 땅을 뒤로한 모험가들이었다. 그들은 불편함을 감수했고, 실패의 두려움을 이겨냈으며, 결국 인류의 지평을 넓혔다.


안정과 편안함은 때로 우리를 가둔다. 익숙함은 점차 창의력을 마비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을 외면하게 만든다. 서서히 온도가 올라가는 열탕 속의 개구리같이 "지금은 괜찮다"는 생각에 안주하며 변화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진정한 성장은 불편함을 견디는 과정에서 온다.


오늘날에도 익숙함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있다.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하는 이들,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배우기 위해 해외로 떠나는 이들, 사회적 편견에 맞서 자신의 길을 가는 이들—그들은 편안함 대신 불편을 선택했다. 그들의 도전은 때로 비웃음을 사기도 하지만, 역사는 그런 용기 있는 선택이 세상을 바꾸었다는 것을 증명해 왔다.


지금 우리는 빠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익숙한 방식으로는 더 이상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낯선 분야에 도전하며, 고정관념을 깨는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인류의 역사는 익숙함을 거부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편안하지만 제한된 세상에 갇혀 있었을 것이다. 모험가 정신은 단지 먼 곳을 탐험하는 것만이 아니다. 일상에서 작은 변화를 만들고, 새로운 가능성을 믿는 태도다.


천만다행인 점은, 우리에게는 그런 DNA가 있다. 이제 익숙함의 경계를 넘어설 때다. 불안한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내딛는 순간, 우리는 또 다른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PS. 어찌 보면 아이들이 더욱 호기심, 동경, 틀을 깨는 모험심이 많다. 그들의 탄생 자체가 알을 깨는 도전에서 시작했다. 그러면 죽기 전에도 다시 알을 깨는 시도를 멈출 필요가 있을까. 마음껏 불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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