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란 새로움을 찾는 과정이다)
지난 겨울서부터 준비해 온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2개국 트랙킹이 하루 앞으로 다가선다. 그리 오래 준비한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이상한 여행준비 고집이 있다. 현지에 대한 지역 정보와 그 나라 역사 등 먼저 책을 통해 알고 가자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여행 요소로 삼는다. 그 지역 정보를 알고 가면 더 많은 흥미가 생긴다. 그럴듯한 예를 하나 들어 보겠다.
레미제라블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어느 명소에 가서 사진을 찍고 SNS에 이를 올린다. 장발쟌을 끝없이 추적하는 비정한 자베르 경감이 강에 떨어져 투신한 곳이다. 영국 웨일스의 베스 지역에 있는 오래된 교량이다. 그곳을 나는 수십 년 전에 두 번 갔는데 그때 그 교량에는 별로 사람이 없었다. 지금은 그 영화 때문에 사람들이 모이는 명소가 되었다.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스토리텔링이 특정 장소와 합쳐져서 생긴 부수효과이다. 지역 정보를 미리 알고 가면 방문의 즐거움은 배가 된다.
자유여행으로 결정하니 모든 준비를 스스로 해야 했다. 모든 일정을 여행사가 준비해 주는 패캐지 여행이 아니어서 의외로 시간이 많이 소비되었다.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오히려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통과하는 코스에 있는 두 나라의 지역 정보를 많이 알게 된 것은 유익한 면이었다.
현지의 담당자를 미리 접촉하여 모르는 것을 하나하나씩 알아가는 것부터 여행의 즐거움은 시작되는 것이라 여겨진다. 세상은 small world이다. 현지 관광안내소 담당자들에게 여러 차례 궁금한 것을 묻곤 했다. 키르기스스탄 내 일부 지역에 있는 관광안내 담당자들은 매우 친절했다. 토요일은 그들이 쉬는 날인데도 내가 묻는 질문에 바로 답을 주었다. 그리고 안내소의 주소를 알려주고 현지에 오거든 도움이 되니 한번 방문하라고 말을 했다.
현지에서 차량투어를 제공하는 관광회사의 사장은 나와 SNS를 자주 했다. 마치 옆집 친구처럼 물으면 바로 답을 준다. 출발 이틀 전에는 여행 짐을 다 쌓느냐고 물어왔다. 차량 운전자 사진과 연락처도 알려왔다. 대화 중에 부수적인 도움도 주었다. 같이 가는 일행 중에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 골절을 입은 친구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그 근처에 유명한 온천이 있으니 꼭 가 보란다. 그곳 주소까지 알려 주었다. 뼈 골절 후유증에 아주 좋은 황금 온천이란다. 당연히 방문 일정에 기록을 해 두었다.
그 외에도 내가 다른 사람이 공유한 멋진 자연 속 유르트 사진을 보여주니 그가 즉각 그곳 정보를 주었다. 현장 사진까지 보내 주었다. 그는 집사람하고 지난해 하루 밤을 그곳에서 자고 왔단다. 환상적인 곳이라 했다. 그 업체 이름과 연락처를 보내왔다. 나는 바로 숙박업체에 연락하고 그곳에 숙소 예약을 했다. 나중에 보니 전 세계 사람들이 이곳을 멋진 자연 속 유르트라고 풍경 사진을 올리고 있었다.
중앙아시아 지역 그중에서도 키르기스스탄 지역은 고도 1000M가 넘는 지역이 전 국토의 약 90% 를 점하고 있다. 보통의 체력을 가진 대부분 사람들은 걸어서 트래킹을 한다, 다른 옵션도 있다. 말을 탈 수 있다. 험난한 현지 조건에서는 적당한 특수차량이 동원되기도 한다.
알틴 아라샨 패스를 통과하려면 러시아 군수용 특수차량인 UAZ 같은 차량이 필요하다. 이 차량은 험난한 지형에서 아주 긴요한 차량이다. 험난한 고지나 제법 깊은 강을 통과하는 코스에서도 많이 동원되는 차량이라고 한다. 이번 산악 지역을 갈 때 이 차량으로 왕복을 예약했다.
중앙아시아 트랙킹 회원들이 서로 정보를 소통하는 사이트가 있다. 여기에서 가끔 심한 고산병 통증을 호소하는 내용을 보았다. 이 통증은 고도변화에 따른 신체의 적응 과정이 있으면 크게 염려가 되지 않는다. 중간 숙박지에서 하루 정도를 견디면 신체가 거기에 맞게 적응이 된다고 한다. 지도에서 보니 목표지역의 최고 고도가 약 3900M 정도 되었다.
어떤 이는 그 고도에서 적응이 잘 안 되어 10분 가다 그보다 더 오래 쉬어가는 결정을 했다고 했다.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고산병 약을 처방받았다. 처방받은 약은 아마 비아그라와 유사한 약인 듯하였다. 약의 이름은 전혀 다른 명칭을 가지고 있었다. 혹시 긴요할 때 사용하려고 준비했다.
현지인을 만날 때 서로 부담되지 않는 작은 선물을 준비하는 습관은 내가 오래 써온 방식이다. 과거 사업상 파트너를 만날 때도 효용 가치가 있었다. 이 작은 선물은 서로를 친하게 하고 웃음 짓게 한다. 지난해 몽골을 갈 때는 인삼사탕을 샀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문득 팩소주가 생각났다. 가장 저렴하게 부담 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중앙아시아용 아이템이라 생각이 들어서이다. 남으면 먹기도 하지만 내 주장은 가능하면 현지의 술을 먹으라는 주장이다. 현지에서는 되도록이면 그들의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 여행의 첫 번째 기본이라 항상 생각해 왔다.
자유여행에서 현지 언어 능력이 된다면 유용하다. 중앙아시아는 도심에서는 영어가 통용되지만, 지방에 있는 관광지에 가면 영어가 별로 힘을 못쓴다. 대부분의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구 러시아에서 약 100년간 지배로 인해 제2의 통용어가 러시아어가 된다. 조금 나이 든 사람들은 모두 러시아어가 가능한 현실이다. 문자도 러시아 키릴문자와 거의 유사한 것을 사용한다.
나는 지난겨울부터 원어민을 통한 러시아어 교육을 받았다. 문자를 읽고 최소한의 언어를 배우는 기초과정을 계속해왔다. 전에 몽골을 갈 때도 몽골어의 기본을 익히고 갔다. 제법 도움이 되었다. 이번에도 소통하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이곳 여행을 위해 최근에 신형 스마트폰으로 교체했다. 현지에서 인터넷이 안 되어도 작동이 되는 AI 기반을 통한 통번역기와 현지 지도앱 등이 도움이 될 듯했다. 데이터를 미리 다운로드하는 방식이다. 현지에서 사용 가능한 다양한 앱을 깔면 좋다. 나는 버스앱, 택시앱, 지도앱, 숙소앱 등을 준비하고 테스트해 보았다. 인스타나 홧스앱 등으로 SNS 소통도 되도록 하였다.
이제 출발 준비는 다 마친 것 같으니, 부디 현지에서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하고 체험하며 돌아다니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