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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막 돌아왔어요

(총평 편)

by evan shim

생각나는 총평 general(1)


조선시대 금강산을 보고 온 시인이 그곳을 천하제일경(天下第一景)이라 했다. 중국에서는 시인 도연명도 중국 내 어떤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천하제일경이라 감탄사를 붙였다. 근래 스위스를 처음 보는 여행객들은 그림 같은 그곳을 천하제일경 이라고도 말한다. 모두 다 맞는 표현이다. 세상이 지금처럼 좁아지기 전에는 그들의 보는 세상은 한정되어 있었다. 어쩌면 반경 수백 키로가 그 한계였을지도 모른다. 당연히 그가 가본 곳에서 존재하는 천하제일경일 것이다. 가고 싶은 세상 모든 곳을 갈 수 있는 지금은 과거 선인들이 본 한계가 없어졌다.


이틀 전 중앙아시아를 다녀왔다. 가기 전에 여행정보를 많이 뒤져서인지 아름다운 그곳에 대한 기대가 제법 높았다. 4x4 같은 특수차량을 타야 갈 수 있는 제법 높은 고도에 들어선 순간 여기가 진짜 천하제일경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소싯적에 항공사에 근무했던 덕에 전 세계를 많이 볼 기회가 있었다. 자연 경치가 뛰어났다는 스위스, 캐나다, 유럽, 중국 등이다.


그러나 다른 곳과 많이 다르다. 쉽게 말해 경관에 압도되는 수준이다. 드높은 이 지역 산들에 산재된 천산 산악 가문비 나무(Tien Shan Spruce) 군락이 한없이 펼쳐진 광경이 사방에 나타난다. 특히 중앙아시아 이 지역만 집중적으로 자생하는 멋진 삼각형 나무들은 옆가지는 별로 많지 않고 성장 방향이 위로 솟구친다. 키는 엄청 높다. 40-50M 올라간다. 또한 함께 모여있는 군집성을 보여준다.


카자흐스탄 유명 관광지로 알려진 카인디 호수는 주위가 자작나무 숲으로 주로 이루어졌다. 나무의 줄기가 하얀색으로 보이는 카인디라는 명칭은 바로 자작나무를 의미한다. 자작나무는 또 다른 용도가 있다. 바로 숯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자작나무가 많은 지역에서는 코냑이나 보드카가 유명하다. 누런 주정 원액이 자작나무 숯을 통과하면 무색, 무미, 무취의 고급 알코올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산속에서 흘러나오는 많은 물이 흐른다. 만년설이 있는 곳에서 흐르는 물은 산을 오르며 너무나 많이 도처에서 흐르고 있다. 거의 모든 골짜기마다 많은 물이 흐른다. 작은 개천이 아니고 주로 작은 강 줄기 같다고 말할 수 있다. 그뿐이 아니다 유속이 전혀 다르다. 마치 장마철에 쏟아져 흐르는 급류와 같이 큰 굉음을 내며 흐른다. 거의 모두가 천천히 흐르는 물줄기 아니고 아주 빠른 수준이다. 음계로 말하면 알레그로 급이다.


섣불리 얕은 물이라도 그냥 건너기가 무서울 정도이다. 이 물의 색깔은 원류에 따라 조금 색갈이 다르다. 어떤 지역은 맑은 물이 흐르고 또 다른 지류에서는 회색의 물줄기이다. 산맥의 통과 지역에 따라 석회색이 포함되어 그렇단다.

그리고 이 모든 물이 커다란 강을 이루고 호수에서 모아진다. 그리고 낮은 마을까지 이 물은 흘러내린다.


두나라의 호수 개수를 알아보았다. 키르기스스탄에는 약 2,000 개의 호수가 있는데, 이중 상당수가 주로 고산지역에 위치한 빙하호이다. 큰 호수로는 제주도의 약 4배가 되는 바다 같은 이식쿨호가 있다. 그곳을 찾아갔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부터 수영을 하고 있었다. 별로 덥지도 않은 날씨에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아 물의 온도를 체크했다. 물이 미지근하게 느껴진다. 지하에서 온천이 많이 분출되어 겨울에도 얼지 않는 호수란다.


온천 이야기를 듣고 그냥 지나치기가 싫어 근처에 온천욕장을 찾았다. 오전인데도 엄청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물속에 들어가니 물의 색이 누렇고 맛은 소금기가 느껴졌다.


카자흐스탄 호수는 더 많다. 작은 것까지 합치면 약 48,000 개가 되고 규모가 큰 것만 해도 약 4,600 개가 된다고 한다. 그중 가장 큰 바이칼 호가 있다. 그곳은 여러 나라가 민족 발상지로 인식하는 곳이기도 한다. 그들에게 이곳은 꼭 한번 가봐야 하는 성지로 인식된다.


이 지역 특산물을 소개하자면 견과류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카라콜에 머물 때 저녁 무렵에 근처 산방향으로 2시간 산책을 했다. 조금 가다 보니 도로는 비포장 지역이었다. 그런데 모든 집 근처에 여러 가지 과일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호두나무, 자두, 대추야자, 매실이 많았고 그 외에도 내가 잘 모르는 많은 과실수가 있었다. 마치 법으로 유실수 심으라고 정해진 것처럼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본 공통 현상이었다. 적절한 수분과 일조량이 뒷받침되어 높은 당도가 보장되어 창조된 신의 선물 같았다. 그 외에도 많은 과일의 천국이었다. 잘 말려 씹어먹기 좋은 견과류는 유일하게 거기서 구입한 선물 중 하나였다.



KakaoTalk_20250721_154147711.jpg 유속은 알레그로 급이다


자연 이야기는 그만하고 다른 이야기를 해야겠다. 사람들 이야기이다. 그들은 생김새가 완전 서양인과는 조금 다르고 절반은 동양인의 형상을 가졌다. 역사적으로 보면 한나라 무제 시절에 패배하여 서역으로 이주한 일단의 흉노집단이 서역 현지에서 2-3세기 동안 외신상담하며 힘을 기르고 현지화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후 그들은 유럽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아틸라의 훈족으로 등장하게 된다. 몽골계와 투르크계가 현지부족과 일체화된 아말감 혼합이라 역사학자들이 주장하고 있다.


택시를 타거나 사람들을 만나면 어디서 왔느냐고 많이 묻는다. 카레이라고 말하면 누구 아느냐고 묻는다. 나는 구세대라 잘 모르는데 한국 TV연속극에 나오는 누구라고 했다. 또한 한국 자동차가 좋다고 했다. 전반적인 친절도 느낌에서 나는 그들에게 좋은 점수를 주고자 한다. 일부 호객하는 운전사와 극히 일부 장사 속에 찌든 사람은 제외하지만. 몇 예를 들어본다. 카라콜 베이스캠프에서 유르트를 운영하는 여사장과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들 덕분에 하루를 잘 보냈다.


우리가 유르트 내에서 불을 못 피우자 와서 열심히 불을 살려 주었다. 어린 아들은 나중에 그들이 가진 일부 땔감을 엄마 몰래 우리에게 몇 개를 주었다. 물론 고마워서 팁을 주기도 했다. 차량을 제공하는 현지 사장은 내가 잘 모른 것을 문의하는 현지 상담원 같이 즉각적으로 답변을 주었다. 유르트도 내가 사진을 보여주며 이곳을 연락해 달라 하자 바로 전화를 하여 예약을 잡아 주었다. 지방에 있는 관광안내소 직원들은 휴일에도 SNS 연락을 주었다.


현지에서 운영되는 차량예약 얀덱스 앱을 이용하여 택시를 적어도 10 회 정도는 이용했다. 그들 모두가 매우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그들이 느끼는 한국이라는 국가 이미지가 제법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카자흐스탄에서 버스를 두 번 탔었는데 우리가 가려고 했던 아르바트 가는 길을 상세히 알려주었다. 11 정거장 째라고 했다. 심지어 우리가 막 내려서 가는데 운전자가 빵 하고 클랙슨을 누르고 가는 방향을 손짓으로 알려주기까지 했다. 다른 버스에서는 우리가 가진 잔돈이 부족하자 버스비를 받지 않기도 했다. 우리는 내릴 때 고맙다는 거수경례를 하기도 했다.


아르바트 거리는 모스크바에 있던 가장 번잡한 젊음의 거리와 같았다. 아예 거리 이름 자체도 차용을 한 것이다. 저녁이 가까워지자 멋진 젊은이들이 나와서 다양한 악기 연주와 버스킹을 하고 있었다. 어떤 책을 보니 유명호텔의 나이트클럽을 가 보라고 했다. 현지 젊은이들이 발산하는 아름다운 그들 몸의 역동성을 보라고 한 것이 기억났지만 차마 그곳은 가 보지 못했다. 나이 많다고 안 붙여 줄 것 같아 서이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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