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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지도자가 그립다

(합리적 정신을 가진 정치 지도자가 돼야)

by evan shim


앞으로 5일 후에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결정된다고 한다. 아마도 세상에서 주어지는 상중에 가장 큰 의미를 갖는 상일 것이다. 일반 사람들은 여기에 그리 큰 관심이 없다. 누가 받으면 “아, 그렇구나” 하고 그를 알아본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는 자기에게 꼭 상을 수여하라고 공개적으로 말한다. 참 희한한 수상 후보라 생각된다.


수상을 받을 자격을 스스로 말하는 것을 넘어서, 전임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를 꼭 집어서 말을 한다. 왜. 그가 받았으니 나도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웃기는 것을 넘어 참 기가 막힌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세계 사람들이 금년도 노벨 평화상에 대한 관심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미국은 도덕적이고 올바른 지도자가 가뭄에 콩 나듯 탄생한다. 그중 한 사람인 오바마 대통령 생각이 문득 들어선다. 왜 그럴까. 근래 세계인들의 존경속 서거한 지미 카터 대통령 이후 가장 올곧은 미국 대통령이라 믿고 있다. 더구나 미국은 최근 자기 맘대로 국정을 하는 대통령까지 등장하니 더 크게 비교감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어찌 보면 미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공자님 풍의 대통령이다. 전혀 미국적 퍼스날리티를 가진 대통령의 상과는 많이 다른 지도자이다. 가장 먼저 떠 오르는 모습이 있다. 특히 누구에게나 겸손한 자세를 보여준다. 원래 미국은 이런 대통령이 뽑히는 풍토가 아니다. 어느 나라에서나 도덕적인 대통령은 별로 인기가 없다. 국민들이 편안하고 배부르게 해주는 대통령을 더 선호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개인적 신상에 대한 인터뷰 내용 중 하나이다. 베니티 페어 잡지와의 기사다. 할리우드 연예기사를 주로 다루는 잡지이다. 내용을 정리해 본다.


오바마는 아침에 일어나서 무슨 옷을 입을까 하는 고민을 피해서 회색이나 곤색중에서 아무거나 입는 것으로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같은 옷을 입었다. 그는 아침부터 잠잘 때까지 미국 대통령으로 공적으로 엄청난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데 이런 사소한 문제로 신경을 쓰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 하는 시시한 문제로 에너지를 쓰기 싫다는 이야기를 했다.


국가의 공적인 업무로도 일분일초가 급한데 그 외 사사로운 개인적인 취향으로 신경을 쓰기가 싫다는 것이다. 존경심이 드는 발언이다. 옳은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도 그의 훌륭한 결정 스타일을 따르고 싶었다.






source, 백악관


직업적으로 할리우드 연예인이라면 그의 의상과 행동이 관심이 집중되는 하나의 가십이 될 수 있다. 바로 영상과 잡지에서 그들이 입고 보여주는 의상은 큰 의미가 있을 거다. 그러나 일국의 대통령이라면 그가 입은 옷은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가 말한 국내외적 발언이나 정책이 더 큰 관심을 받는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主이고 무엇이 從인지를 판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조금 그의 페르소나에 대해 이야기를 바꾸어 본다.

그가 캠페인 과정에서 보여준 행동 중 내가 기억하는 모습이 있다. 언제나 연단에 오를 때가 다른 정치인과 달랐다. 그는 흰 와이셔츠를 입고 거의 달려오는 모습을 보여준다. 거기다 긴 셔츠 소매는 반을 접어서 입었다. 아주 캐주얼한 복장에서 그의 다이내믹 이미지가 오버럽 되었다. 그의 미소와 더불어 트레이드 마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뒤따르는 가장 훌륭한 스피치가 있었다. 그는 말도 잘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연설 문장이 더 뛰어난다.


그가 미국 정치계에 두각을 남긴 것은 키 큰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존 케리 후보가 그에게 찬조연설을 부탁해서이다. 거의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에 버금가는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연설문이라 한다.

그를 평가할 때 절대 빠지면 안 되는 그의 겸손 자세이다.


그는 아주 예의 바른 자세를 보여주는 모습도 몇 개가 떠오른다. 어린아이를 만나서 손을 잡을 때나 눈을 마주칠 때 그는 무릎을 바닥에 낮추어 어린아이와 높이 차이가 없는 자세를 보여준다. 일본을 방문하여 천황을 만날 때 아주 크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연장자에 대한 예의로 그리했다고 말했다. 넬슨 만데라를 만날 때도 아마 유사한 존경심을 표한 것이 기억난다. 고령의 만데라를 만날 때 그가 건강이 안 좋아 소파에 발을 길게 뻗고 비스듬히 누었는데 옆에서 오래 만델라가 말하는 시간 동안 계속 서 있었다.


유사한 모습 하나가 더 떠오른다. 백악관 지하벙커에서 오사마 빈라덴 제거작전을 지휘하던 모습이다. 세계 최고권위를 가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초등학생이나 앉는 간이 의자에 멀찍이 앉아 있었다. 상석의자는 작전을 통제하는 별 하나 육군 장군에게 넘겼다. 이 모습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그의 탈권위주의를 깊게 각인시켰다.

그를 연상할 때 쉽게 떠오르는 다른 슬로건이 있다. 그는 오랫동안 유지된 미국사회의 무기력과 불합리를 고쳐보려 들어 올린 깃발이다. Change이다.


이것이 미국의 시민 공동체 모습을 궁극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설득이었다. 이 주장은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기 시작했고 때마침 불어 닥친 인터넷 네트워크의 바람을 탔다. 캠페인 장에 나온 사람들은 모두 이 선전문구를 들고 있었다. 흑인이라는 유색인 콤플렉스는 미국 정치인에게 매우 큰 약점이었으나 더 큰 토네이도가 불어 닥쳤다. 그리고 결국 압도적으로 그는 대통령이 되었다. 지금의 시대보다 그때가 올바른 분별력을 가진 시대라 여겨진다.


끝으로 그가 성취한 가장 큰 업적 중에 하나인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려는 시도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이 제도로 미국 내에서 저소득층과 중산층 이하인 수천만 명이 건강보험의 혜택을 보고 있다. 세계 최부유국인 미국이 오히려 한국보다 의료보험 실상이 부실해 왔다. 이것을 다시 폐지하고 바꾼다는 것인데 보험 혜택을 받는 계층은 크게 우려를 하고 있다. 기다려 볼 일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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