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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자립을 지키는 힘, 스쿼트와 하체 건강에 관하여

(휠체어를 멀리하려면)

by evan shim


나의 부모님은 요양원에 가본 일이 없었다. 여기까지 행복한 추억이다. 그런데 반해 장인께서는 몇 주간 요양원에 계시다가 돌아가셨다. 그곳에 가기 싫어하셨는데 어쩔 수 없이 가신 것이다. 집에서 모시지 못한 죄의식을 지금도 갖고 있다. 장모님은 집에서 낙상을 당하신 후에 보행이 어려웠다. 자활을 위해 요양병원에 거의 1년 정도 계셨다. 그 후에는 집에서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약 1년 정도 계시다가 또한 세상을 뜨셨다.


노년이 되어 건강을 잃는 첫 시점은 보행이 어려워지고 그때부터 어려움이 오는 것 같다. 즉 노년 건강의 바로미터는 아마도 스스로 보행이 가능한지가 기준이 될 것 같다. 현대는 가족 형태가 핵가족화되니 누가 부모님을 모시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력이 없다.


내가 아는 분의 모친께서도 “제발 요양원에 나를 넣지 말라”라고 애원을 하셨다고 들었다. 다른 방법이 없이 싫다는 노모를 요양원에 넣는 아들은 얼마나 슬펐을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를 통해 목격한 노년의 모습은 때로 무겁고 답답하기만 하다. 특히 ‘스스로 걸을 수 있는가’라는 문제는 단순한 이동의 문제를 넘어, 자신이 익숙한 집에서 마지막 순간을 보낼 수 있는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요양원이라는 집단 보호 체제로 들어가야 하는지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근래에 우연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일본의 스포츠 전문의사인 고바야시 히로유키가 쓴 ‘의식하지 않는 기술’에서 여러 가지 건강 유지법에 대한 전문가적 견해를 밝혔다. 다른 값진 내용도 있지만 그중 내 기억창고에 강하게 남은 그의 제안이 있었다. 평생 걷고 싶으면 스쿼트를 하라는 것이다. 그의 말처럼 하루 5분의 스쿼트는 ‘걷기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하체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여기에 더해 유산소 운동인 자전거 타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 이 2가지 운동은 나의 힘이 유지되는 한 계속하려 한다. 특히 우리의 육체는 내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권한 내에 있다고 본다. 그것은 스스로를 강하게 조이느냐 혹은 느슨하게 조이느냐의 차이이다. 잘하면 성공적인 몸관리가 되지만, 반대 경유는 실망의 수준에 머문다.


근래 들어서 나는 늘 '내 노년은 내가 책임지자'는 마음으로 건강 관리에 임하고 있다. 특히 '스스로 서서 걸을 수 있는 능력'은 노년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일 것이다. 그 중심은 바로 하체 근력 강화, 바로 스쿼트 운동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왜 하체 근력이 노년의 생명줄인가?

걷는 동작은 단순히 다리 근육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반신의 큰 근육군이 협력하고, 여기에 코어근육이 몸의 균형을 잡아주어야 비로소 복합적인 신체 활동이라 한다. 그럼 하체가 부실하면 어찌 될까?


먼저, 보행이 불안정해지고 보폭이 좁아지며 걷는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활동이 줄면 자연스레 전신 근력이 떨어지고, 우울감과 고립감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낙상 위험이 증가된다. 균형 감각이 떨어져 쉽게 넘어질 수 있다. 낙상은 고관절 골절 등으로 이어져 '침대 생활'의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히로유키의 '의식하지 않는 기술'이 추천하는 스쿼트를 쉽게 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안전하게 스쿼트 시작을 해야 한다. 무작정 많은 횟수를 하려다가 다치면 의미가 없다. 특히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더욱 안전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1. 가볍게 시작하자. 처음에는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는 '초보 스쿼트'로 시작해도 된다.

2. 목표는 습관 만들기다. 처음에는 5회만 해도 되고, 1주일 정도 익숙해지면 10회, 그다음은 1세트에서 2-3세트로 늘려가는 식으로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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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쿼트와 함께하면 시너지가 생기는 운동으로는 자전거 타기이다. 최고의 마리아주(궁합)가 된다. 자전거 타기는 하체 근력과 지구력을 동시에 기르는 최고의 유산소 운동이다. 의사들도 권유하는 운동인데, 관절에 부담이 적다. 체중이 안장에 실려 무릎과 발목에 가는 충격이 적다. 꾸준한 자전거 타기는 심장과 폐 기능을 건강하게 만들어 전반적인 체력과 활력을 높여준다.


스쿼트가 근력을 키운다면, 자전거 타기는 그 힘을 사용하는 '균형'과 '조정' 능력을 함께 키워준다고 한다.

누구나 늙어간다. 하지만 그 과정을 어떻게 보낼지는 우리의 선택과 실천에 달려 있다. 요양원에 가는 것이 잠시 경유지가 아닌, '최후의 필수'가 되지 않도록, 오늘부터 우리의 다리와 근육에 투자하자. 하루 5분의 스쿼트와 가벼운 자전거 타기, 이 작은 습관이 10년 후, 20년 후의 여러분의 모습을 멋지게 지켜줄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 의자에서 한 번 일어나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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